해외 민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 이용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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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민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 이용 주의보
  • 취재기자 황예원
  • 승인 2016.03.2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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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가보면 사진과 다르기 일쑤... 까다로운 환불절차 불편, 보증금 사기도

해외여행 때 현지의 일반 가정집을 빌려 묵을 수 있게 주선하는 숙박 공유 사이트 ‘에어비앤비(airbnb)’에 대한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가보면  안내 사진과는 다른 실내 구조의 가정집을 만나기 일쑤이며, 보증금 사기, 까다로운 환불 절차 등으로 인한 피해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 2월 대학생 이모(25, 부산 해운대구 우동) 씨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예약하고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전 호스트(집주인)가 올린 깨끗하고 넓은 실내 사진을 본 이 씨는 부푼 마음을 안고 숙소에 도착했다.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숙소는 이 씨의 기대와는 크게 달랐다. 사진에선 넓고 쾌적해 보였지만 실제 숙소는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만큼 좁은 공간이었다. 이 씨는 “예약 전 숙소는 사진으로만 확인이 가능한데, 종종 이렇게 실제와 다른 사진을 올려놓는 경우가 있어서 정말 속상하다”며 “이럴 땐 차라리 돈을 조금 더 주고 호텔에 가서 자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 한모(32, 부산 수영구 남천동) 씨는 얼마 전 프랑스로 여행을 다녀왔다. 파리에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예약해 둔 숙소에 들었던 한 씨는 깜짝 놀랐다. 온수가 전혀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한 씨는 “추운 날씨인데도 온수가 나오질 않아 찬물로 샤워할 수밖에 없었다”며 “호스트가 숙소를 소개할 때 그런 점은 적어놓지도 않으니 직접 겪지 않고선 알아낼 방법이 없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최근엔 보증금 규정을 악용한 사기도 늘고 있다. 게스트(여행객)는 카드로 숙소 비용을 결제하는데, 퇴실 후 숙소의 집기 파손 등 손해가 발생하면 호스트는 에어비앤비 측을 통해 게스트에게 손해에 대한 보상금을 카드로 지불해 달라고 요청한다. 게스트의 카드 정보를 에어비앤비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호스트들은 이 점을 악용해 사기를 치기도 한다. 체크 인 전 자신의  집안에 교묘하게 흠집을 남겨 놓거나 미리 시설 일부를 파손해 놓는 것. 이럴 경우 게스트는 퇴실 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용자들은 흠집이나 부서진 곳을 발견하면 미리 사진으로 남겨 증거를 확보해야 보상금 사기를 피할 수 있다.

 

게스트만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결제할 때 에어비앤비에게 내야 하는 수수료를 아끼려고 호스트에게 직거래를 요구하는 게스트들도 생기고 있다. 한국에서 외국 손님을 받는 호스트로 등록한 이모(27, 부산 해운대구 좌동) 씨는 요즘 중국인 관광객들의 무리한 요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은 에어비앤비를 통해 이 씨의 연락처를 확인한 다음, 체크인 후 현금으로 결제하겠다며 직거래를 요구했다. 이 씨는 "만약 그들의 요구에 응했다가 숙박 약속을 펑크 내거나 체크인 후 막무가내로 깎아달라고 한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숙박 공유 서비스.  일반적인 숙소 예약 사이트와 달리 집 주인이 직접 사진과 집 정보를 등록해 여행객들에게 일정 기간 돈을 받고 집을 빌려주게 하는 인터넷 대행사다. 호스트는 안 쓰는 집을 빌려줘 수익을 올리고 게스트는 호텔보다  싼 가격에 취사까지 가능한 숙소를 빌릴 수 있다. 게스트가 여행 전부터 집주인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이것 저것 사전에 준비하고 체크할 수 있는 것 역시 다른 예약 사이트와 차별화된 에어비앤비만의 이점이다. 현재 세계 190개국, 3만 4,000개 도시 현지인들의 숙소를 제공하고 있는 이 사이트는 누적 이용자가 6,000만 명을 넘어설 만큼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누적 이용자가 6,0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에어비앤비의 이용자 집계(사진: 에어비앤비홈페이지).

 

▲ 2014년 이후 급격하게 상승세를 타고 있는 에어비앤비 이용현황(사진: Linked in).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려면 먼저 가입 절차가 필요하다. 게스트는 별도의 가입비 없이 인적 사항 등을 기입해 가입한 다음 본인이 원하는 여행지와 숙박날짜 등 필요한 조건을 맞춰 검색하면, 해당 날짜에 이용 가능한 숙소들이 사진과 함께 뜬다. 이용자들은 숙소마다 올라와 있는 사진과 소개 글을 비교해 보고 묵을 곳을 결정한다. 정보는 대개 집 위치, 화장실 개수, 와이파이 개통 여부, 취사 가능 여부 등이다. 호스트가 직접 찍어 올린 집안 내부 사진도 주요 정보가 된다.

숙소를 결정한 게스트는 예약을 위해 사이트에 카드 정보를 입력한다. 예약하는 방법은 호스트에 따라 2가지로 나뉘는데, 호스트의 수락 없이도 바로 예약이 가능한 '즉시 예약'과 호스트의 수락이 있어야만 예약 확정이 가능한 '예약 요청'이다. 즉시 예약의 경우 카드 정보를 입력하면, 곧바로 예약이 확정된다.

예약 요청을 해야 하는 경우엔 카드 정보 입력 후 호스트에게 자기 소개를 겸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이러한 절차를 거친 후 호스트가 예약을 수락하면 에어비앤비의 수수료를 포함한 숙박비가 빠져나가고, '예약 확정'상태가 된다.  게스트는 숙박비의 10~12%를, 호스트는 숙박비의 3%을 수수료로 에어비앤비 측에 지불한다. 주의해야 할 대목은 숙박을 취소해 숙박비를 환불받더라도 에어비앤비에게 주는 수수료는 환불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에어비앤비의 환불 정책(사진: 에어비앤비 홈페이지)

이용자들이 가장 큰 불편을 호소하는 문제는 환불이다. 숙소를 이용하면서 불편을 겪은 이용자들이 환불받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려  쉽사리 환불 요청을 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에어비앤비에는 '환불 정책'이란 이름의 규정이 있다.  그러나 이 규정에 나와 있는 ‘실질적으로’나 ‘일반적인’이란 기준은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게스트 본인 기준에 따라 혹시 환불 대상이 아닐 경우엔 불이익을 당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환불을 신청하는 게스트는 실제 피해를 본 사람 수보다 적다. 게다가 환불을 받으려면 체크인 후 24시간 이내에 사진이나 기타 증거물을 확보해 에어비앤비 측에 제출해야 한다. 증거물을 제출했더라도 100% 환불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게스트와 호스트 간 환불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에어비앤비가 중재에 나선다. 최종적으로 환불이 결정된다고 해도, 호스트가 예약 전에 미리 사이트에 게시한 환불률에 따라 실제로 돌려받는 돈의 액수가 차이 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에어비앤비 측은 “여행기간 동안 문제가 있었다면 분쟁 해결센터에 문의를 바란다. 사진과 같은 증거가 있으면 더욱 좋다”고 안내했다. 또 “상황에 따라 ‘부분 환불’이 되고 상황이 심각하다면 다른 숙소로 옮길 수 있게 지원해 주고 있는만큼 이용자들은 문제가 있다면 언제든지 연락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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