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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만의 '따뜻한 겨울'..."진달래가 피었다"

기사승인 2016.03.08  19: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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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특집: 날씨가 미쳤다②]홍천군 '꽁꽁축제' 등 겨울축제 잇달아 취소

등산 마니아 권오국(56) 씨는 지난 주말 울산 염포산에 올랐다. 이른 아침 등산 후, 점심을 먹기 위해 내려오던 권 씨는 나뭇가지 사이에 핀 꽃을 보고 놀랐다. 그 꽃은 바로 4~5월에 피는 대표적인 봄꽃 진달래였기 때문이다. 권 씨는 “봄에 피는 진달래를 한겨울에 보니까 신기했다. 확실히 겨울이지만 날씨가 따뜻해서 가능한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 보통 4월에 피는 봄꽃으로 알려진 진달래가 한겨울인 1월에 울산 지역의 산에 폈다(사진: 시민 권오국 씨 제공).

기상청이 지난 4일 발표한 ‘2015년 12월 기상특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평균기온은 3.5℃로 평년보다 2.0℃ 높아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42년 만에 따뜻한 겨울이 찾아 온 것이다.

   
▲ 2015년 12월 평균기온과 평년편차(℃) 분포도.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 날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그림 출처: 기상청).

이상 기온의 영향으로 주요 겨울 축제는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해 12월, 온화한 날씨 탓에 부산 해운대 구청이 처음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겨울철 해수욕장 아이스링크 제빙작업이 차질을 빚어 공식 개장이 일주일 연기된 바 있다. 1월에는 강원도 홍천군 꽁꽁축제, 전북 무주군 남대천 얼음축제, 경기 가평군 자라섬 씽씽 겨울축제 등이 잇따라 취소됐다. 경북 안동 암산 얼음 축제와 강원도 인제군 빙어축제는 계속된 겨울 이상 기후로 인해 2년 연속 취소됐다. 강원도 인제군청 관계자는 “올 겨울 기온이 높아 얼음이 얼지 않아 축제를 취소했고, 이는 작년과 같은 이유다”라고 말했다.

   
▲ 강원도 인제 빙어축제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취소됐다(사진: 강원도 인제구청 홈페이지).

겨울 스포츠의 상징인 스키장 역시 이상 기후의 영향을 받고 있다. 전북 무주 덕유산 리조트 홍보담당 관계자는 “따뜻한 날씨 탓에 인공눈을 만드는 온도가 되지 않아 눈을 채우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 만들어 놓은 눈이 계속 녹아 이를 치우고 다시 만들기를 반복해, 운영·제설 비용에 부담을 느기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반면, 따뜻한 겨울을 즐기기 위해 놀이공원 등 야외로 나오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 자전거 타기에 푹 빠진 대학생 김진영(23, 울산시 남구 옥동) 씨는 주말마다 집 근처 울산 대공원을 찾아 자전거를 탄다. 김 씨는 “작년 같았으면 추워서 밖에 나오기 싫었을 것 같은데 올해는 야외에서 자전거를 타도 시원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따뜻하다”고 말했다. 놀이공원도 연중 비수기인 1월에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대구 이월드 홍보팀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12월부터 1월 중순까지 입장객 약 18만 5,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입장객 12만 명보다 6만 5,000명이나 많은 수치다.

따뜻해진 날씨로 인해 두꺼운 겨울옷을 벗어던지면서 사람들의 겨울 용품 소비에도 변화가 생겼다. 대학가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지은(28, 울산시 남구 달동) 씨는 최근 따뜻한 겨울 날씨 때문에 한창 팔려야 하는 겨울 상품들이 잘 팔리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씨는 “두꺼운 파카나 코트보다 얇은 가디건이나 니트와 같은 가을 상품을 찾는 손님들이 더 많다. 조금 추워졌다 해도 예전만큼 춥지가 않아서 두껍지 않은 활동성 좋은 상품이 잘 팔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화점 의류잡화 매장에서 근무하는 한모(49, 울산시 남구 신정동) 씨는 “겨울이지만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두꺼운 니트 목도리보다는 가벼운 스카프들이 계속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생겨나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바로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이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은 누적된 해수면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반도 해역의 평균 해수면이 최근 40년간 약 10cm 상승했다고 밝혔다.

국립해양조사원이 발표한 해수면 변동률에 따르면, 올해 산정한 해수면 상승률은 평균 2.48mm/yr다. 즉, 매년 평균적으로 해수면이 2.48㎜씩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는 뜻이다. 이 수치는 IPCC (Intergover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세계기상기구)가 2013년 발표한 전 세계 평균값보다 높다.

   
▲ 2015년 우리나라 지역별 조위관측소의 해수면 상승률(출처:국립해양조사원)

국립해양조사원 연구실장 이은일 박사는 해수면 상승의 주된 원인을 산업혁명 이후 급격하게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강화된 온실효과로 인한 지구 온난화라고 설명했다. 이은일 박사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지구의 평균 온도가 높아지면서 바닷물이 열을 받아 팽창해서 부피가 증가한다. 또, 고산 지대와 남·북극 등 대륙 빙하가 녹아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이 때문에 해수면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고 그 진행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해수면이 상승할 경우 우려되는 피해로는 해안가와 근접한 농경지 파괴와 태풍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을 들 수 있다. 이은일 박사에 따르면, 해안가와 육지가 가까운 지역에 해안선 뒤에 농토가 있는 경우 바닷물이 육지 쪽으로 스며들면서 바닷물의 염분 때문에 농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태풍이 오면 육지는 비와 바람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 때, 해수면이 낮을 때보다 높을 때 바다의 면적이 넓기 때문에 태풍 피해가 더 커지게 된다. 이 박사는 ”지금까지의 자료를 토대로 예측해본다면 앞으로도 해수면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다. 향후에도 미래 해수면 상승 예측을 위한 연구를 계속해서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를 연구해온 경성대 건축디자인학부 최강림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한 여러 현상들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최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를 자신들과 상관없다고 생각하지 말고, 당장 죽고 사느냐의 문제로 인식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취재기자 이주영 reporter@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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