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의 경성만필(慶星漫筆)]4-우리 시대의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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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경성만필(慶星漫筆)]4-우리 시대의 영웅
  • 칼럼니스트 이현우
  • 승인 2020.01.01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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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칼럼니스트
이현우 칼럼니스트

흔히 영웅이라고 하면 칭기즈칸이나 나폴레옹, 알렉산더를 떠올리지만, 우리 시대엔 그런 인물이 없다. 설혹 있다 하더라도, 영웅을 평가하는 눈이 바뀌어 이미 침략자라는 이름으로 개명되었다. 히틀러를 보라. 만일 그가 고대나 중세에 태어났다면 그 또한 영웅 소릴 들었을 것이다.

그럼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은 누구일까. 핍박받는 이웃과 함께하면서 희망의 횃불이 된 우리 시대의 영웅은 많다. 예를 들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를 연설한 비폭력 평화주의자 마틴 루터 킹이나 ‘우리는 승리하리라(we shall overcome)’를 부르며 ‘워싱턴 대행진’에 앞장섰던 인권운동가이자 포크 뮤직의 여왕 존 바에즈, 중국의 톈안먼 혁명을 이끈 류샤오보 등도 그중의 한 명이라 할 수 있다.

영웅이란 무엇인가(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영웅이란 무엇인가(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이들을 일별하면 공통점이 있으니, 자유‧평등‧민주로 대변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 실현을 위해 바친 불꽃 같은 삶이다.

그들은 가치 실현을 위해 증오를 심지 않았으며, 불의에는 냉정했으나 사람에겐 오히려 너그럽고 따뜻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포장하지 않았다. 세력을 키워 입지를 넓히는 데 이용하지 않았고, 순수한 열정으로 불의와 싸웠으며, 밤에만이 아니라 대낮에도 홀로 촛불을 들었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희생의 열매를 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만이 아니다. 영웅을 키워낸 깨어있는 의식을 가진 사람들 또한 영웅이다. 결국, 이 시대의 영웅이란 ‘옳은 의식을 가진 보이지 않는 사람들’ 모두이리라.

이웃의 상처와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동고동락해 온 의인들은 늘 우리 곁에 가까이 있었다. 어쩌면 바로 오늘 내가 만난 평범하게만 느껴지던 그 친구, 장삼이사일지 모른다. 그들이 있어 정치는 썩었어도 대한민국은 안 망하는 것일까.

그가 누구지? 혹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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