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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킹으로 재능 기부, 책 기증으로 사회 봉사

기사승인 2016.02.26  16: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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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울’ 대표 배준호 씨, “응원하는 사람 한명이라도 있으면 끝까지 노래할 것"

   
▲ 옛 송정역에서 지난 1월 23일 열린 ‘뜨뜨탄 콘서트’에서 노래 그룹 '보충역 소울' 대표 배준호 씨가 공연을 진행하며 웃고 있다(사진: 배준호 씨 제공)

“줄 수 있는 건 이 노래밖에 없다~ 가진 거라곤 이 목소리밖에 없다~”

기차가 다니지 않는 옛 송정역에서 노래를 부르며 정기적으로 공연하는 몇 몇 청년들이 있다. 그들의 노래가 옛 송정역에 울려퍼지면 추억을 남기러 놀러온 사람들은 발길을 멈추고 삼삼오오 철길에 앉아 공연을 관람한다. 옛 송정역에서 공연하는 이 청년들은 여느 길거리에서 공연하는 밴드들과 다를 바 없어보이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바로 구경꾼들에게 책을 기증받아 지역 아동센터에 기부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보충역 소울’이라는 청년 단체를 만들어 정기적인 공연을 통해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관람객이나 사람들에게 책을 기증 받아 지역 아동센터에 기부한다는 생각은 모두 한 사람의 머릿속으로부터 출발했다. 바로 노래하며 책을 기부하는 청년단체인 ‘보충역 소울’의 대표이자 사회 복무 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배준호(23) 씨다.

어렸을 때 가수를 꿈꿧던 그는 뚱뚱한 외모와 자신감없는 성격탓에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였다. 소심했던 그가 이처럼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성격이 바뀌게 된 것은 바로 축구 덕분이다. 그는 “6년 전 남아공 월드컵을 보며 희열을 느껴 축구에 빠지게 되었는데, 그 이후부터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에 공을 자주 차다보니, 자연스레 친구들도 생겼고, 성격도 활발해졌다. 현실적으로 축구선수가 되는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내가 집 밖으로 발을 내딛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축구 선수의 꿈을 키우던 그는 현실을 알고 난 후 방향을 조금 바꾸어 축구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호남대 축구학과에 입학하여 축구학을 배우기 시작했지만, 축구 지도자가 되는 일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이 길을 가는 것이 너무 힘들고 한계를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한계를 느끼던 그는 때 마침 축구 선수의 부상이나 재활을 돕는 축구의학 동아리가 눈에 들어왔다. 그는 “축구의학 분야는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던 나를 유일하게 공부하게 만든 분야였다. 이걸 배우면 사람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하니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1년의 준비 끝에 대학생 인턴 트레이너로서 다양한 축구 팀에 실습을 다니며 의무 트레이너의 꿈을 키워나가게 됐다. 그렇게 3학년이 된 그는 갑작스런 회의감에 빠졌다. 그는 “내가 과연 이 길을 가면 행복할까" 하는 고민을 했다. 축구의학 공부를 하면 할수록 진정 바라는 것이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그는 가장 했복했던 때를 떠올려봤다. 여름방학 때 부산의 개금종합 복지관의 아이들을 위해 축구 멘토링 봉사활동을 했던 시기가 떠올랐다. 그래서 고민 끝에 사회복지학과 복수전공을 지원했고 사람들을 도와주는 복지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사회복지학과 복수전공을 한 그는 방학 때마다 부산의 지역 아동센터들을 돌아다니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그는 길거리에서 소규모로 펼쳐지는 버스커(busker, 길거리 공연자)들의 공연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자신도 이들처럼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어릴 적 가수가 꿈이었던 것이 생각났고, 지금도 노래를 좋아하기에, 공연하고 박수를 받는 사람들이 부러웠다”고 말했다.

버스커에게서 영감을 받은 그는 노래 실력이 부족했기에 길거리 공연보다는 다른 방법을 찾았다. 바로 SNS를 통해 자신이 직접 부른 노래를 올리는 것이다. 그렇게 그는 ‘보충역 듀오(현 보충역 소울)’라는 페이지를 만들어 자신이 만든 자작곡을 부른 영상들을 올렸다. 그는 “페이지를 만들 당시에 현역 4급을 받아 보충역으로 근무하게 돼서 단순하게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는 노래를 부르는 영상만 올리기보다는 이 일을 통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 그는 “단순히 노래만 부르기보다는 내 목소리를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없을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많은 고민을 하던 그는 자신이 봉사하러 자주 가는 지역 아동센터의 책장들에 아이들의 책이 많이 없고 아이들의 책이 있어도 많이 훼손된 것이 생각났다. 그는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주며, 책을 기증 받고, 그 책들을 지역 아동센터에 기부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면 노래를 잘하든 못하든, 사람들의 주목을 끌 수 있을 것이고, 사람들에게 기부를 받아 지역 아동센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 배준호 씨는 공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받은 책들을 '보충역 소울'의 이름으로 부산에 있는 지역 아동센터에 기부했다(사진: 배준호 씨 제공).

그는 곧바로 생각을 실행에 옮겼고, 공연을 위해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을 모아 청년 단체 ‘보충역 소울’을 만들어 희망디딤돌 지역아동센터, 옛 송정역, 한일 우호 봉사 워크캠프 등 다양한 곳에서 공연하며 사람들에게 인지도를 넓여나갔다. 동시에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공연 영상을 올려 사람들에게 책기부를 받았다. 현재, 그는 '보충역 소울'이라는 이름으로 바라밀 지역 아동센터와 글누리 지역 아동센터에 약 900권에 달하는 책들을 기부했다. 책을 기부받은 글누리 지역 아동센터 관계자는 “보충역 소울이 기부한 책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축구 관련 잡지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덕분에 축구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이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배 씨는 대표를 맡고 있는 보충역 소울을 통해 복지관끼리 서로 필요한 책을 기부할 수 있도록하는 책 기부 네트워크를 만들 포부를 갖고 있다. 그는 “우리가 한 복지관에 책을 기부하면 남는 책들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을 다른 복지관에 기부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며 “우리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기부하고 노래하는 활동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취재기자 류효훈 reporter@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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