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활동으로 돈 버는 이색 재테크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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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활동으로 돈 버는 이색 재테크 성행
  • 취재기자 김지원
  • 승인 2016.02.0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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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16일,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에서는 장난감 레고 중독인 아들과 그런 아들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방영됐다. 그런데 방송 내용 중에는 다 큰 아들이 취미생활로 즐기는 레고가 마니아들에 의해 비싸게 거래되기도 한다는 사실이 언급됐다. 레고가 돈을 버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날 방송 출연자 중 한 사람인 개그맨 이상훈 씨는 “나도 역시 레고에 관심이 많다. 나도 그런 레고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에서 아들의 레고를 구매할 의사를 밝힌 개그맨 이상훈 씨가 레고에 들인 비용을 말하고 있다(사진: SBS 홈페이지 캡처).

레고를 되팔아 수익을 만드는 이른바 레고 재테크가 생겼다. 보통 재테크는 주식이나 펀드 등 돈으로 돈을 버는 활동을 일컫는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는 취미활동을 즐기며 돈을 버는 이색 재테크가 성행하고 있다. 이런 이색 재테크 대상은 레고를 포함해 다육식물, 화폐, 반려동물, 곤충, 와인, 만화책, 미술품 등  다양하다.

‘레테크’라고 불리는 레고 재테크는 레고 회사가 출고 당시에 희소성 높은 한정판으로 판매한 레고가 훗날 가격이 치솟아 수익을 얻는 방식의 재테크다. 레고사에서 한 번 출시된 레고 시리즈 제품은 출시 후 2~3년이 지나면 생산이 중단된다. 생산이 중단돼 시중에서 구입할 수 없는 인기 시리즈 제품의 경우, 이를 찾는 마니아층의 수요가 많아져 중고시장에서 거래가격이 대폭 상승되기 때문에 레테크가 가능한 것이다. 현재 최고가로 알려진 레고는 2007년 출시된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 호’로 출고가가 약 60만 원이었지만 현재는 약 480만 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The Telegraph>는 2015년 12월, 지난 15년 동안 저축, 금을 통한 재테크와 레테크를 비교하여 보도했다. 보도내용에 따르면, 2000년부터 15년 동안 저축은 약 2.8%, 금은 약 9.6%의 연 평균 수익률을 냈으나, 생산이 중단된 레고는 연 평균 12.0%의 높은 수익률을 냈다.

▲ 현재까지 최고가로 판매된 레고 ‘스타워즈 밀레니엄 팔콘 호’의 모습(사진: 영국 일간지 <The Telegraph> ).

레테크로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단연 희귀한 제품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레테크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레고사의 시리즈 중 하나인 '모듈러(modular) 시리즈'다. 모듈러 시리즈는 기계, 건물 등을 부품 조립을 통해 만들 수 있는 레고 시리즈의 이름으로, 일반적으로 각 건물의 층마다 개별적인 공간을 가지고 층들을 쌓아올려 하나의 건물을 이루는 형태다. 모듈러 시리즈가 레테크로 인기 있는 이유는 매년 한 제품씩만 출시되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출시된 모듈러 시리즈는 10종으로 해가 갈수록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 번째 모듈러 제품인 ‘마켓 스트리트’ 제품은 10만 원에 발매된 제품이지만 생산 중단 후 현재 가격은 380만 원선으로 치솟았다. 또한 조립된 제품보다 최상의 상태로 보관된 미개봉 제품이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레고 조립을 취미로 가지고 있는 안형준(37, 경남 김해시 삼계동) 씨는 얼마 전 2011년 출시된 모듈러 제품 ‘시청’을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려 70만 원에 판매했다. 안 씨는 인터넷 카페에서 레테크 관련 게시물을 보고 구매 당시 실수로 2개를 중복해서 구매한 것 중 여분 레고를 판매했다. 안 씨는 “이제 취미생활을 하며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 수도 있어서 주변 사람들 눈치 받는 일이 줄었다. 앞으로도 한정판 제품은 두 개씩 사두어 레테크를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 레테크로 인기있는 모듈러 제품 중 왼쪽은 두 번째 발매제품인 ‘마켓 스트리트,’ 오른쪽은 ‘시청’이다(사진: 레고 코리아 홈페이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이색 재테크는 다육식물을 이용한 재테크다. 다육식물은 건조한 지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줄기나 잎에 많은 양의 수분을 저장하고 있는 식물로, 대표적으로는 선인장과, 국화과, 돌나물과, 수선화과 등의 종류가 있다. 다육식물은 관상용 식물로써 중국인이나 일부 마니아층 사이에서 그 품종과 희소성, 모양과 색깔에 따라 가격이 적게는 1,000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까지 천차만별로 판매된다. 주로 같은 품종이라도 오랜 기간 정성들여 키운 다육식물이 높은 값에 판매된다.

다육식물 판매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주로 이루어진다. 사이트에 가입 후 판매한다는 글을 올리면, 구매자가 나타나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육식물은 손이 많이 가지 않아 초보자들도 쉽게 키울 수 있으며, 초기 비용으로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또한 생장점이 흠집나지 않게 잎 한 쪽을 떼어내어 심으면 다시 뿌리를 내리기 때문에, 하나의 다육식물로 여러 개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다육식물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다육식물이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사진: 식물 판매 사이트 ‘엑스플랜트’ 홈페이지 캡처).

평소 취미로 집에서 관상용 식물을 기르던 주부 김모(43, 경남 창원시 중앙동) 씨는 최근 다육식물 재테크에 입문했다. 김 씨는 지인을 통해 다육식물이 재테크에 활용된다는 소식을 접한 후부터 다육식물을 키우는 재미에 푹 빠졌다. 김 씨는 집에 정원을 꾸미는 재미도 있고 잘 키워서 용돈 버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값어치 있는 화폐는 5만 원 권 지폐라고 생각하지만 화폐는 그 희귀성에 따라서 액면가보다 훨씬 높은 값에 호가된다. 대표적인 예로, 1997년 IMF위기 탓에 8,000개밖에 생산되지 않은 1998년도 500원짜리 주화는 동전 수집가들에 의해 최고가 약 100만원에 판매된 바 있다. 해당 사실이 인터넷으로 알려지면서 한 때 전국적으로 돼지저금통을 털어 동전의 발행연도를 확인하는 붐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이유로 값어치가 많이 나가는 화폐들을 판매하는 ‘화폐 재테크’ 역시 이색 재테크로 각광받고 있다.

▲ 값비싼 동전들을 알려주는 표가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고 있다(사진: 네이버 블로그).

20076, <SBS뉴스>에서는 화폐경매장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10원짜리 금화는 4,450만원, 우리나라 지폐 중 가장 오래된 제일은행권이 포함된 지폐 컬렉션은 감정가가 1억 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지폐의 값어치 역시 그 희귀성에 따라 높은 가격에 판매되며, 지폐의 일련번호가 특이하고 보관상태가 우수한 경우에는 더 높은 가격이 책정된다.

지난 119KBS 2TV <생생정보>에서 화폐 재테크 전문가로 출연한 김희성 씨는 취미로 화폐 수집을 시작했다가, 화폐의 값어치가 오르자, 화폐 재테크를 아예 직업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해당 방송에서 9년간 모은 5,000여 가지의 지폐, 동전, 세계 주화 등을 공개했다. , 김 씨는 화폐 재테크의 노하우로 매년 발행되는 세계 기념주화를 주목하라고 말했다. 김 씨는 해마다 처음 발행한 기념 금화나 은화는 발매 당시 가격이 골드바나 실버바와 가격차이가 별로 안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정 수량으로 발매된 것이기 때문에 프리미엄이 붙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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