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곳곳 뒤집힌 사계...지구는 지금 '기후붕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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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곳곳 뒤집힌 사계...지구는 지금 '기후붕괴' 중
  • 취재기자 류효훈
  • 승인 2016.01.1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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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특집: 날씨가 미쳤다①]한겨울 북유럽에 때아닌 봄날씨...반팔차림 거리활보도
▲ 1900년부터 2010년까지 부산의 기후변화그래프다. 100년 전보다 온도가 1도가량 상승했다(그림: 기상청 제공).

최근 방학을 이용해 워싱턴 DC에서 일시귀국한 유학생 이지훈(22) 씨는 “요즘 미국 동부 지역엔 때아닌 봄날씨“라고 말했다. 작년 이 즈음만 해도 두터운 외투를 입고 다녔는데, 올해는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 반팔차림으로 돌았다녔다는 것이다. 그는 ”날씨가 좋아 생활하기 편하기는 하지만, 겨울이 겨울답지 않은게 왠지 찜찜했다“고 전했다.

미국 동부지역 뿐 아니다. 일본 도쿄도 작년 12월 낮기온이 영상 24도까지 치솟았다. 12월 평균 최고 기온이 영상 12도인 것에 비하면, 이는 두 배 정도 오른 기온이다. 또, 추운 곳으로 유명한 북유럽도 마찬가지. 같은 달 핀란드 헬싱키는 영상 10.3도를, 러시아는 영상 7도를 기록하며 평년보다 10도가량 높게 올랐다.

온 지구가 갑작스런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 붕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윤순진 교수는 “지구 온난화는 이제는 기후변화 정도가 아니라 기후붕괴로 불린다”며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기상 교란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지구온난화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한 기후변화의 원인을 학자들은 온실효과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학자들은 원래 지구의 온실효과 덕분에 오랜 세월 동안 지구의 기온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진화생물학자인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최재천 석좌교수는 저서 <기후변화교과서>에서 지구의 대기가 없다면 태양의 열이 지구로 들어왔다가 그대로 모두 방출되어서 지구의 온도는 영하 18도정도가 된다고 한다. 지구의 대기가 방출되는 에너지 일부를 흡수하면서 지금처럼 생명이 살 수 있는 온도로 지구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지구가 여름에 너무 덮지 않고 겨울에 너무 춥지 않은 것은 지구를 공기가 감싸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대기가 없으면 지구의 지표면이 태양의 열 에너지를 흡수해 여름에는 덥고, 지구 복사 에너지로 모두 우주에 방출해 겨울에는 엄청 추울 수 있다. 반면, 대기가 있으면 지구의 지표면이 태양의 열 에너지를 훕수해 지구 복사 에너지로 방출할 때 그 일부가 대기에 축적되면서 온실효과가 발생해 여름과 겨울에도 적절한 온도가 유지된다(그림: 취재기자 류효훈).

하지만, 지구의 기온을 일정하게 유지했던 온실효과가 최근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이 때문에 지구의 기온이 상승해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과도한 온실효과에 의해 지구온난화가 발생하고 있는 요인들을 종합하면, 자연적인 요인과 인위적인 요인으로 나뉜다.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의 산하 기관으로 기후변화 대책을 세우는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에 따르면, 자연적인 요인은 태양 에너지의 변화, 공전궤도의 변화, 화산 폭발 등이 있다. 인위적인 요인으로는 온실기체 배출, 산림 파괴 등이 있다.

최재천 교수에 따르면, 기후변화의 자연적인 요인 중 하나인 공전궤도의 변화는 지구가 태양을 공전할 때 태양과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다시 멀어지면서 지구로 오는 태양열 에너지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기후변화가 온다는 이론이다. 태양 활동에 의한 태양 에너지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에 따르면, 태양 흑점의 변화에 따라 방출되는 열 에너지의 양이 달라지는데, 지구로 오는 태양의 열에너지도 그만큼 차이가 나기 때문에 기후변화가 생긴다. 그외에도 화산활동으로 인해 화산재가 대기 중에 퍼져서 지구의 대지로 오는 태양열 에너지를 막으면서 기후변화가 생긴다는 이론도 있다. 경성대 환경공학과 정장표 교수는 기후변화의 자연적 요인들은 옛날부터 존재했던 자연현상이기 때문에 지구의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신, 정 교수는 원래 있었던 자연적인 요인에서 인위적인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지금같은 기후변화가 오게 됐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의 인위적인 요소로 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화석 연료를 태우면서 배출되는 온실기체와 산림파괴다. 많은 학자들은 온실기체와 산림파괴가 기후변화의 가장 큰 원인라고 지적했다. 산업혁명 전에는 280ppm(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이었던 온실기체가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나오는 온실기체 배출이 증가하면서 현재는 400ppm으로 약 1.5배 늘어났다. 경성대 환경공학과 김해창 교수는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기체, 산림파괴 등으로 인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의 양이 과거보다 늘어서 온실효과가 이전보다 강해졌고 이때문에 지구 전체가 점점 더 더워지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파괴도 학자들이 지목한 온실효과의 주요인이다. 온실기체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던 산림들은 사람들에 의해 경작지, 건물, 도로 건설 등으로 인해 많이 파괴되고 있다. 윤순진 교수는 화석연료로 인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나무의 수가 적어져서 온실기체의 양이증가했기 때문에 온실효과가 가속화되어 기온이 점점 더워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이같은 온실기체 배출과 산림파괴가 지속된다면 많은 학자들이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는 극단적인 기상현상을 자주 겪게 된다고 경고했다. 윤 교수는 “온실효과가 이전보다 강해지면서 지구가 덮고 있던 홑이불이 솜이불처럼 두꺼워졌다. 이 현상이 유지된다면 앞으로 홍수, 가뭄, 한파, 폭설 등 이같은 기상현상이 지구 전체적으로 지금보다 더 자주 발생해서 기후가 붕괴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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