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타고 기사 가이드로 부산 명소 곳곳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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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타고 기사 가이드로 부산 명소 곳곳 구경
  • 취재기자 정혜리
  • 승인 2016.01.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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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관광택시, 작년 12월부터 시범 운영...하루 15만 원에 종일 서비스
▲ 부산관광택시 홍보물(사진: 부산시 제공)

주말을 맞아 부산 여행을 떠나기로 한 서울 주민 이석철(26) 씨와 이연옥(25) 씨 커플은 부산에서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할까 고민하다 ‘관광택시’를 선택했다. 오전 8시, 서울역에서 KTX를 타기 전 부산관광택시콜센터를 이용해 부산관광택시를 예약했다. 3시간 후 부산역에서 택시기사와 만나기로 약속하고, 기차로 편안하게 부산에 도착하니, 역 앞에 듬직한 중형 택시를 몰고 온 택시기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11시, 택시는 손님과 일정을 협의한 후 부산역을 출발해 태종대로 향했다. 태종대로 향하는 동안, 기사는 태종대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고 전망대에 꼭 가보라고 추천했다. 이들은 태종대 구경을 한 뒤, 해운대 달맞이고개를 찾았다. 이 씨는 원래 가려고 생각해뒀던 식당이 있었지만, 택시기사가 경치보기 좋은 식당을 추천해줘 그곳으로 향했다. 간단한 식사를 하고 문텐로드 산책을 한 이들은 청사포로 향해 조개구이에 소주 한 잔을 걸친 후 다시 관광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이날 이 씨 커플은 관광택시를 10시간 동안 타고 15만 원의 이용요금을 냈다. 이연옥 씨는 “중형차 렌트하고 기름값까지 더한 것보다 훨씬 싸고, 기사님이 친절하게 관광지에 대해 이것저것 다 알려줘서 좋았어요”라고 관광택시를 평했다.

경주나 제주도 등 전국 유명 관광지에서나 이용할 수 있던 관광택시 투어를 부산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한정된 시간에 관광지를 손수 알아보고 직접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 없이 택시기사의 친절한 가이드를 받으며 편하게 관광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관광택시’다.

부산시 조사에 따르면, 부산 여행객 대부분이 부산을 관광할 때 도시철도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그다음으로 많이 이용하는 것이 일반택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택시를 활용해서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부산관광택시라는 것. 부산 개인택시 조합은 부산관광공사와 손잡고 특별 교육을 받은 정예 기사들을 관광택시에 배치했다. 이들 관광택시 기사들은 외국인 응대를 위한 외국어교육을 30시간 이상 받았다. 기사들이 일본어와 중국어 등 기본적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도 불편함 없이 관광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관광택시는 최소 2시간 전에 예약해야 배차를 받아 탈 수 있다. 관광택시 요금은 중형택시 기준으로 1시간 2만 원, 5시간 8만 원, 10시간 15만 원이다. 일반 택시의 미터기 요금이 아니라 관광택시는 시간제 요금을 받는다. 행선지는 고객이 원하는 곳을 기본으로 하고, 관광택시 기사가 추천해줄 수도 있으며, 관광택시가 미리 홍보해 놓은 택시 투어코스를 관광지로 택할 수도 있다. 택시 투어코스는 부산 곳곳을 가는 6개 코스와 야경 투어를 하는 3개 코스가 있다. 코스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관광지를 골라 시범적으로 만들어놓은 것으로 본격적으로 관광택시가 운행되면 수정, 보완될 예정이다. 요즘 관광객들은 모바일을 통해서 관광지 정보를 잘 파악하고 오는 경우가 많아 손님들이 미리 코스를 짜 오는 경우도 있다고 기사들이 귀띔한다.

작년 12월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는 관광택시는 지난 한 달 간 17건의 이용이 있었다. 부산시청 대중교통과 임미란 씨는 이용객 중 20%는 외국인이라고 밝혔다. 임 씨는 이용객의 반응이 좋고 앞으로 수요가 더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부산에서 택시 기사 경력 15년차인 정창호(58, 부산시 동래구) 씨는 관광택시 이용을 적극 추천했다. 정 씨는 부산 여행을 하는 관광객 중 렌터카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운전자가 평소 운전하던 차량과 다른 차종을 운전하면서 익숙하지 못한 차량과 도로를 달리다 보면, 사고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씨는 "부산 여행 왔으면 팔팔한 회에 소주도 한 잔 하는 게 묘민데, 운전하면 술을 못 먹잖아요”라며 "식당에서 음주를 하거나 이동 시 잠을 자면서 차량을 타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도 관광택시의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 지역에 관한 정보를 기사로부터 여과 없이 들을 수 있는 것도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여행과 다른 점이다. 관광택시를 이용하면, 부산 토박이 택시기사들이 지역민들만 가는 진짜 맛집과 숨겨진 야경 포인트를 알려준다. 택시 운전 경력 11년 차인 박진화(50, 부산시 서구) 씨는 평소에 관광객이 택시를 이용하면 여러 가지 여행정보를 준다. 박 씨는 “대연동 모 국밥집보다 나은 집이 열 군데는 더 있는데, 외지 사람들은 맨날 대연동에 있는 그 국밥집만 가자고 해요. 그럼 내가 또 더 맛있는 집 알려주고 거기 데려다주고 그러지”라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부산시는 작년 12월부터 시 지정 브랜드택시 1호 콜택시인 등대콜 택시 위주로 400여 대를 관광택시로 시범 운영하고 있고, 사업 결과와 호응도를 분석해 올해에는 고급택시와 13인승 이하 대형 승합차로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관광택시 이용을 희망하는 관광객은 등대콜센터(☎051-600-1004)로 예약신청을 하면, 콜센터에서 관광택시를 배차해, 택시가 탑승 희망 장소에서 이용객을 기다린다. 그밖의 자세한 사항은 부산관광택시 홈페이지(http://ddcall.co.kr)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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