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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의 옛 번화가 창동, 도심속 예술촌으로 거듭나다

기사승인 2015.12.24  23: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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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에 통합된 뒤 쇄락의 길...예술 흔적 골목 등 조성, 가고파의 추억 되살려

“내 고향 남쪽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이 노래는 이은상 작사 김동진 작곡의 <가고파>다. <가고파>에 나오는 “내 고향 남쪽 바다”가 바로 옛 마산시의 마산항이다.

옛 마산시를 대표하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은 넘쳐난다.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를 가저온 4.19의거의 기폭제가 된 마산 3.15의거, 박정희 정부의 종말을 재촉한 부마항쟁도 옛 마산시에서 일어났고, 씨름선수 이만기, 예술가 문신이 이곳 출신이다. 젊은 층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했던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주인공 나정이의 고향도 옛 마산시다.

1980년대 소위 ‘잘나가는 지방 도시’로 2위가라면 서러웠던 마산은 90년대 들어서 쇠퇴의 길을 걸었고, 이후 마산시가 창원시, 진해시와 통합되면서 창원시가 통합시 명칭이 됐고, 마산시의 각 구는 창원시 마산00구로 명칭이 바뀌었다. 창원시는 옛 마산시의 심장이었던 구 마산시 합포구 창동, 지금의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을 살려 ‘그 때’를 그리워하는 이들을 다시 창동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은 1980년대 당시 마산, 창원, 진해 지역의 ‘핫 플레이스’였다. 서울의 명동이나 부산의 남포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화려했다. 낮에는 영화를 보려는 가족들과 미팅하는 학생들로 북적였고, 밤이면 술을 마시는 청춘들과 삶이 고달픈 직장인들로 창동의 불은 꺼질 새가 없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2차 굴뚝산업의 쇠퇴로 마산에 있던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던 섬유회사 ‘한일합섬’이 불경기에 접어들고, 마산 수출자유지역의 2차 산업 관련 회사들이 문을 닫으면서, 마산의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었다. 비슷한 시기에 80년대부터 시작된 창원 개발이 안정화에 들어서고, 창원 공단의 제조업이 발전하면서, 창원은 성장에 성장을 가속화했다. 결국, 2010년 마산은 ‘창원 통합시’로 합쳐지면서, 마산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급격하게 상권이 쇠퇴한 옛 마산의 상권을 재생시키기 위해서 창원 통합시는 도심지 내 비어있는 빈 점포를 활용하여 도심밀착형 예술촌을 조성하고 관람객을 유도해 도심 활성화 사업을 시작했다. 창원시는 이곳에 ‘창동 예술촌’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는 전국 최초로 시도된 도시재생 사업이었으며, 2012년 5월 25일에 개장했다.

창동 예술촌에는 3가지 골목 테마가 있다. 50년대부터 80년대 골목 모습을 복원한 ‘마산 예술 흔적 골목’과, 조각가 문신 선생의 예술 활동과 관련된 체험 예술 공간인 ‘문신 예술 골목,’ 그리고 테마 예술 상업 골목인 ‘에꼴 드 창동골목’이 그것이다.

   
▲ 창동 예술촌 지도 (사진: 창동 예술촌 홈페이지).

마산 흔적 예술 골목

세 골목 중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은 창동 아트센터와 아고라 광장이 자리하고 있는 ‘마산 흔적 예술 골목’이다. 창동 아트센터에는 조형, 그림 등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장과 관련 아트 가게가 위치하고, 아고라 광장은 주말이면 각종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되어 찾는 이들에게 체험의 즐거움을 준다.

아고라 광장을 마주 보는 벽에는 갈색 액자들이 벽에 나란히 걸려있다. 이들은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 선생, 시 <꽃>의 작가 김춘추 시인, 그리고 마산 중학교 국어교사로 재직 중이던 김춘추 시인의 영향을 받아 시인이 된, 시 <귀천>의 천상병 시인 등과 같이 마산을 빛낸 분들의 초상과 그들에 대한 설명이 적힌 액자들이다. 이 골목에서는 ‘이 분이 마산 출신이었구나’ 하는 괜한 동질감과 뿌듯함이 담긴 학생들의 외침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 마산을 빛낸 예술가, 시인들의 초상과 그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담긴 액자가 골목을 따라 자리 잡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마산 흔적 예술 골목’과 ‘에꼴드 창동 골목’이 만나는 두 갈래 길에는 어울림 센터와 MBC 경남 창동 스튜디오가 있다. 창동 스튜디오에서는 매일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정오의 희망곡>을 진행하고 현장에서 신청곡도 받아 예술촌을 찾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끈다. 그리고 어울림 센터 앞에는 느린 우체통인 파란색의 ‘달이’ 우체통과 노란색의 ‘연이’ 우체통이 구수한 노래로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편지를 부치면 ‘달이’ 우체통은 한 달 뒤에, ‘연이’ 우체통은 1년 뒤에 편지를 전한다.

‘마산 흔적 예술 골목’에서는 가게들의 간판을 구경하며 지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대부분 가게들이 그들의 컨셉에 맞게 그림이나 특징적인 로고로 가게를 소개한다. 덕분에 한국어를 전혀 못 하는 외국인도 어렵지 않게 원하는 가게에 방문할 수 있다. 하나 주의할 것은 한글도 떼지 못한 자녀가 가게의 그림만 보고 “아빠, 저기서 국수 먹을래요”라며 보채면 안으로 들어가 국수를 먹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 그림 간판을 건 마트와 국수가게(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에꼴 드 창동 골목

에꼴 드 창동 골목은 다른 골목보다 유난히 더 구불구불하고 옛 ‘골목’ 스럽다. 골목이 어느 지점에 따라 넓어졌다가 좁아졌다하는데, 좁은 부분은 어찌나 좁은지 다정하게 붙어가던 커플도 일렬로 걷게 한다. 에꼴 드 창동 골목에 자리를 잡은 크고 작은 공방들은 유리공예, 초상화 그리기, 손수건 아트 제작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대부분 공방의 프로그램들은 유료로 진행되며, 일요일에는 공방들이 문을 닫으니, 체험을 원하면 전화로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 왼쪽은 공방들이 자리 잡은 옛 골목길이며, 오른쪽은 초상화를 그려주는 디자인 가게 앞에 관광객들을 위해 설치된 셀카존(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문신 예술 골목

세계적인 조각가이자 마산의 자랑 문신 선생은 1923년 일제강점기 시대에 마산에서 태어났다. 그는 16세에 일본으로 밀항하여 도쿄 일본미술학교에 입학하고 졸업 후 프랑스 파리에서 조각가로 전환하고 활동한다. 그리고 1980년대에 다시 마산으로 돌아와 남은 삶을 보냈다. 그는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헝가리와 유고에서 초대전을 가졌고, 1991년에는 프랑스로부터 예술문학기사 훈장을 받기도 했다. 문신 선생은 이곳 창동 예술촌의 총 기획자인 문장철 씨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문신 예술 골목은 창동 메인 거리를 사이에 두고 에꼴 드 창동 골목, 마산 흔적 예술 골목과 떨어져 있다. 문신 예술 골목 벽 곳곳에는 문신 선생의 작품이 걸려있다. 그리고 골목을 따라 천연염색 아트 샵, 서예당, 아트 갤러리 등이 있어 문신이 아닌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을 전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모든 입장료는 감사하게도 무료다. 문신의 다른 작품들은 문신 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으며, 문신 미술관의 위치는 창동이 아니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추산동으로 창동 예술촌에서 차를 타고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 문신 선생의 <자화상>. 일본에서 활동하던 21세 때 문신이 본인의 모습을 그린 자화상이다(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문신 예술 골목에는 문신 선생과 여러 작가의 작품 말고도 눈여겨볼 것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3·15 꽃 골목이다. 2015년 3월 15일, 마산 3·15 의거 제55주년을 맞아 경남도 약사회 회원과 ‘1시민 1화분’ 운동에 동참한 315명의 시민이 자발적으로 이 꽃골목을 조성했다. 마산 시민들은 이렇게 꽃으로 3·15 당시를 기리고 있었다.

   
▲ ‘1시민 1화분’ 운동에 참여한 시민의 이름이 붙여진 화분들이 벽을 장식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신예진).

2012년 문을 열어 올해로 3년째인 창동 예술촌은 점점 활기를 띠고 있다. 창원시는 창동 방문 인구를 2011년보다 38% 정도 늘어난 279만 명으로 보고 있으며, 유동인구는 약 150%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달부터 ‘마산 원도심 관광 활성화 특별 조사팀’을 꾸려 주제가 더욱 뚜렷한 골목과 문화광장 등을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관광객 불편사항에 대해 철저하게 현장을 개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꾸준히 문제로 지적된 주차 시설 부족 등과 같은 현장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고 관광객에게 더욱 다양한 예술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해 더 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겠다는 의도다.

가곡 <가고파>의 여운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아직도 창원시보다 마산시가 더 귀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창동 예술촌은 충분한 추억의 뒤안길 안내잡이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취재기자 신예진 reporter@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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