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이 무서워요"... 데이트 폭력, 남자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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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이 무서워요"... 데이트 폭력, 남자도 당한다
  • 취재기자 최위지
  • 승인 2015.12.0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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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성희롱, 언어폭력에 때때로 손찌검까지...우울증 호소하기도
▲ 여성이 남성에게 데이트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다(사진: 픽사베이)

최근 데이트 폭력 사례가 언론을 통해 사람들에게 연이어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데이트 폭력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남몰래 호소하는 남성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에게 알려진 데이트 폭력 사례는 남성이 가해자이고 여성이 피해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남성들이 겪는 데이트 폭력에 대해서는 사회적 관심이 부족한 상태다.

데이트 폭력은 교제 중인 연인사이에서 상대 연인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말한다. 데이트 폭력에는 때리거나 밀치는 등의 물리적 폭력 뿐 아니라, 성폭행, 성희롱, 협박, 언어 폭력, 정신적 폭력, 사회적 매장, 스토킹 등 다양한 가해 행위가 포함된다. 또 상대 연인의 일상생활을 통제하거나 감시하는 행동 역시 데이트 폭력의 범위에 해당한다.

여자 친구와 1년 가량 교제를 이어온 대학생 A(26, 남) 씨는 평소 여자 친구로부터 습관적인 폭력을 당하고 있다. 보통 여성들과는 달리 털털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이 마음에 들어 여자 친구와 교제를 시작한 A 씨는 연애를 막 시작했던 시기에도 여자 친구에게 장난스러운 손찌검을 당했다. 그는 “처음 한 두 번 뺨을 치거나 뒷통수를 때릴 때는 장난이라고 생각하고 넘겼는데, 친구들 앞에서 나를 때리거나 술에 취해 좀 더 심한 손찌검을 할 때부터 데이트 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A 씨도 처음에는 여자 친구가 자신을 때리는 행위를 폭행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주변 친구들로부터 여자 친구의 행동이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듣은 후, 그는 여자 친구의 행동이 데이트 폭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 씨는 “술에 취한 여자 친구에게 주먹으로 눈 쪽을 맞아 멍이 든 적도 있지만, 아직은 여자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커서 헤어지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A 씨처럼 여자 친구에게 물리적 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남성 피해자들이 겪는 데이트 폭력의 유형은 대부분 정신적 폭력이다. 경미한 조울증을 앓고 있는 여자 친구와 교제 중인 B(28, 남) 씨는 항상 여자 친구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자 친구가 우울함을 느낄 때면 B 씨에게 전화를 걸어 "죽고싶다," "나도 죽고, 너도 죽자"는 식의 협박을 상습적으로 행하는 통에 B 씨는 자신도 우울증에 걸릴 지경이다. B 씨는 “너무 힘들어서 여자 친구와 헤어질 생각도 해 봤지만, 헤어지자고 하면 여자 친구가 자살하기라도 할까봐 말도 꺼내지 못한다”고 밝혔다.

연인들 사이에서 다른 이성과의 만남을 제한하거나 귀가시간을 보고하라고 하는 등의 행위는 흔히 나타나지만, 그 정도는 대부분 경미하다. 그러나 이러한 집착이나 구속이 심해져 데이트 폭력으로 발전해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도 있다. 대학생 C(25, 남) 씨는 전 여자 친구로부터 당했던 갖은 집착과 구속에 못이겨 교제한 지 두 달만에 이별을 통보했지만, 헤어진 후에도 계속해서 괴롭힘을 당했다. 그의 전 여자 친구는 해어진 후에도 불쑥 C 씨 집으로 찾아와 C 씨가 집에 있는지 확인한 적이 많았다. 또 그녀는 C 씨가 다니는 학교에 찾아가 C 씨와 친하게 지내는 것으로 보이는 여학생들에게 "내 남자 친구와 말도 섞지말고 눈도 마주치지 말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C 씨는 “전 여자 친구가 혹시나 해코지를 할까봐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는 것이 조금 두렵다”고 전했다.

2014년 12월에 발표된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주지현 씨의 석사학위 논문 <부모애착, 이성관계 집착 및 데이트 폭력 간의 관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는 남성이고 피해자는 여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데이트 폭력에 성차가 없거나 심지어 여성이 더 자주 데이트 폭력을 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논문은 심각한 수준의 폭력은 남성들이 더 많이 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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