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산간 지역’의 과도한 택배비에 섬사람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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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산간 지역’의 과도한 택배비에 섬사람들 뿔났다
  • 취재기자 이하림
  • 승인 2015.11.2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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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운임보다 비싼 추가 요금…배송지까지 배달도 안 돼
▲ 전라남도 완도군 금당도 지도(사진: 네이버 지도 캡처).

전남 완도군 금당도에 살고 있는 서영화(46) 씨는 인터넷이나 홈쇼핑으로 물건을 사고 결제할 때면 항상 불만이 커진다. 서 씨가 사는 곳이 도서지역이라 택배비가 추가되기 때문이다. 어쩔 때는 구매한 물건 가격보다 택배비가 비싸 배보다 배꼽이 커지기도 한다. 다른 지역보다 선지역의 비싼 택배비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서 씨를 더욱 화나게 하는 일은 택배를 받는 과정이다. 서 씨는 도서지역 추가요금을 지불했지만, 서 씨가 주문한 물건은 서 씨 집까지 배송되지 않는다. 택배회사는 육지에서 섬으로 들어오는 배에 물건을 실어 주기만하고, 서 씨에게 이 사실을 통보한다. 그러면 서 씨는 직접 섬 선착장까지 물건을 찾으러 가야하는 것이다.

국내의 모든 택배회사는 도서 산간 지역일 경우 기본 배송비에 추가 요금을 붙인다. 도서지역은 육지와 섬이 연결되어 있지 않아 배를 이용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을 말하고, 산간지역은 일반 도시(평야)보다 고립된 곳을 뜻한다. 이들 지역은 택배회사의 접근이 쉽지 않고, 유류비나 선박 운임 등이 더 들기 때문에 추가로 택배비를 받는 것이다. 도서 산간 지역의 추가 택배비는 택배업체와의 거래물량 수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하지만, 비싼 택배비를 냈음에도 물건이 집까지 배달이 안 되니 이용자들의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 씨와 같은 금당도에 살고 있는 이선홍(54) 씨도 택배비를 비싸게 냈는데도 집까지 물건이 배달이 안 되니까 어이가 없다. 이 씨는 선착장까지 물건을 찾으러 가려면 차를 타고 가야하는데 기름값도 들어 택배하나 시키면 돈이 많이 든다. 이 씨는 “내게 다른 급한 일이라도 있는 날이면, 선착장 주변에 사는 지인에게 택배를 찾아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한 두 번이지 불편하다”고 전했다.

현재 이 섬에는 우체국과 대한통운만이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두 업체를 통해 보내지는 택배는 추가요금을 내더라도 직원이 선착장에서 집까지 배송해준다. 하지만 인터넷 쇼핑몰이나 홈쇼핑 같은 경우는 각자 거래하고 있는 택배업체가 정해져 있고, 이들이 우체국과 대한통운이 아니면, 구매자가 추가 택배비를 내고 또 섬 선착장까지 짐을 찾으러 가야 한다. 한 택배회사 관계자는 “섬주민들이 불편함이 있을 것이라 짐작은 하지만, 작은 섬마다 지점을 두고 인력을 배치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섬주민들은 일부 택배회사가 과도한 추가 요금을 부가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예를들면, 전남 고흥군 도양읍에서 금당도까지 운행하는 선박의 성인 운임이 5,000원 가량인 반면, 택배의 도서지역 추가 요금은 4,000원에서 1만 원까지 받는다. 그런데 선박회사에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택배가 아니라 섬주민들이 육지에서 물건을 사고 배를 통해 물건을 옮길 때 지불하는 물건 운반비는 박스 정도의 크기에 1,000원밖에 되지 않았다. 금당도 이선홍 씨는 “택배회사들이 단체로 섬에 공동지점을 만들든지 대책을 마련해서 어떻게든 섬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택배회사 관계자는 “규정상 도서지역은 기본 운송비에 해운 운임 5,000원이 무조건 붙는다. 또 직원이 배를 타고 왔다 갔다 하면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에 직접 집까지 배달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지만, 아직 이 부분에 관한 개선 방향이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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