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대포장으로 폭리 노리는 수능 응원 선물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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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대포장으로 폭리 노리는 수능 응원 선물 극성
  • 취재기자 서소희
  • 승인 2015.11.11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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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지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구입...핸드 메이드 선물하는 지극정성파도

대학생 이주령(21, 부산 동래구 명륜동) 씨는 사촌동생의 수능을 응원하기 위해 선물을 사려다 깜짝 놀랐다. 그럴싸한 포장에 수능 선물을 팔고 있어 구매했는데, 막상 열어보니, 내용물은 가격보다 부실했기 때문이다. 그는 “구매하기 전에 뜯어볼 수 없어 겉 포장지만 보고 구매했는데 가격에 비해 내용물이 많이 없고 질도 떨어져 보여 실망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도현(24, 부산 동래구 온천동) 씨도 직장인이라 손수 포장하기가 어려워 수능을 앞둔 동생을 위해 선물을 사러 갔지만 대부분의 상품이 비싸 놀랐다. 1만 원을 훌쩍 넘는 수능 응원 초콜릿과 선물상자들 때문이다. 그는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선물을 사러 갔는데 너무 비쌌다. 다른 기념일은 몰라도 수능인데 기업이 학생들을 생각해서라도 과도한 상술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얼마 전, 과자류에 대한 과대포장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런 현상 때문에 ‘질소를 사면 과자를 드립니다’나 ‘창렬스럽다’라는 문구가 과대포장을 조롱하기 위해 유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대포장이 수능을 앞두고 수능 응원 선물에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 각 편의점과 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능응원 선물(사진: 취재기자 서소희)

12일 수능 대목을 맞아 대형마트와 편의점들이 잇따라 기획 상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내놓은 상품 대부분이 상품 가격에 비해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수능이 1년에 한 번 치러지다 보니, 각 기업에서는 이벤트성 상품을 판매한다. 이 때문에 각 기업은 타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또는 1년에 한번 있는 행사니 평소보다 큰 수익을 얻기 위해 가격을 올리고 있다.

실제 판매되고 있는 수능 선물을 보면, 보통 1만원 대에 판매되고 있지만, 가격에 비해 내용물은 부실하다. C사의 수능선물 상품은 엿과 젤리를 그럴듯한 포장을 해 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한 P초콜릿이 4개 들어간 꽃다발도 1만 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C사 뿐만 아니라 A사에서도 1만 3,000원이라는 가격에 타사와 비슷한 수능 선물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평상시 팔리는 수량에 비하면 가격이 몇 배 비싼 편이다.

일부 시민들은 비싼 가격이지만 수능을 위한 선물이니만큼 구매할 수밖에 없다. 김시유(21, 부산 북구 덕천동) 씨는 2년 전 자신이 수능을 치르던 때가 떠올랐다. 그는 “내가 수능 칠 때 받은 선물 중에 기억이 남는 것은 (가격은 생각하지도 않았고) 포장이 예쁜 선물이었다”며 “나도 내년에 수능을 치를 동생에게 가격이 비싸더라도 정성스러워 보이는 선물을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들 중에는 이런 비싼 물건을 구매하기보다는 ‘홈메이드’ 선물을 하려는 실속파도 있다. 1년에 한 번 치러지고, 'N수'를 하지 않는 한, 평생 한 번 치를 시험이다 보니, 지인에게 자신의 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손으로 직접 만든 선물을 선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건상 직접 선물을 만들거나 포장을 하지 못할 때는 비싸더라도 정성스러워 보이는 ‘포장이 잘 된’ 선물을 고를 수밖에 없다.

김미수(29, 부산 금정구 남산동) 씨는“아무리 비싼 가격이라도 포장지를 보면 구매하게 된다. 비싼 만큼 포장지도 예쁘고, 직접 만든 것은 아니지만 정성스러워 보인다. 투박하게 엿만 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경성대 경영학과 이상식 교수는 소비자의 현명한 소비 의식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 교수는 과대포장이라는 문제가 사라지기 위해서는 “기업에서 윤리적 의식을 가지고 상품을 제조하고 판매해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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