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이날 '무슨무슨 Day' 억수로 많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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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 "이날 '무슨무슨 Day' 억수로 많데이"
  • 취재기자 이하림
  • 승인 2015.11.05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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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 데이, 가래떡 데이, 책 선물 데이...벼 모양 닮았다고 '농업인의 날'
▲ 빼빼로(사진: 픽사베이)

3월 3일은 숫자 3이 겹쳤으니 삼겹살 데이, 9월 9일은 닭이 "구구" 하고 모이를 먹는 날이라고 해서 치킨 데이다. 이처럼 날짜에 있는 숫자에 의미를 입혀 특별한 날로 정하는 게 유행이다. 1년 365일 중, 다가오는 11월 11일은 가장 특별한 날이다. 11월 11일은 그 숫자에서 유래된 뜻 깊은 날이 여럿 있다.

빼빼로 데이
숫자 1이 네 개가 겹치는 11월 11일이 되면, 기다란 막대과자 빼빼로가 생각나기 마련이다. 빼빼로 데이는 젊은 층과 연인들 사이에서 빼빼로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서, 1이라는 숫자 네 개가 빼빼로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자사 제품을 팔기 위한 특정 회사의 상술이라는 비판이 있기도 하지만, 빼빼로 데이는 대한민국만의 독특한 기념일로 자리매김했다.

빼빼로 데이의 역사는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5년 11월 11일은 수능 11일 전날이었다. 이 때 빼빼로를 먹으면 수능을 잘 본다는 속설이 떠돌면서 후배들이 선배들에게 빼빼로를 선물했다고 한다. 또 “빼빼로처럼 날씬해 져라”는 뜻으로 여고생들 사이에서 번져나갔다는 일설도 있다.

▲ '농업인의 날' 포스터(사진: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인의 날
11월 11일은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법정기념일이다. 농민은 흙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농업인의 날을 흙(土)자가 겹친 ‘토월토일(土月土日)’로 상정했고, 이를 아라비아 숫자로 풀어쓰면, 11월 11일이 되기 때문에, 이날이 농업인의 날이 됐다. 11월은 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즐길 수 있는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이날은 이뿐만 아니라 2006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가 쌀 소비 촉진을 유도하고 농업인의 날을 알리기 위해 ‘가래떡 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가래떡이 역시 11이라는 숫자와 유사하기 때문이었다.

▲ '빠삐로 데이' 포스터(사진: 온북TV)

빠삐로 데이
빠삐로 데이는 책 방송 ‘온북TV’가 개국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빼빼 말라가는 출판계와 골목서점을 살리고자 제정한 책 선물의 날이다. 빠삐로는 빼빼로 데이를 패러디해 만든 이름이며, 빠삐로(papiro)는 스페인어 ‘파피루스’에서 파생된 말로 ‘책의 기원’을 뜻한다. 책장에서 꺼낸 책 4권으로 ‘1’을 형상화해 1년에 단 하루라도 책을 선물로 주고받자는 취지로 2013년 11월 11일부터 시작됐다.

눈의 날
안과학회가 국민의 눈 건강을 위해 제정한 ‘눈의 날’도 11월 11일이다. 11이 웃는 눈의 모양을 상징한다. 1956년에 처음 만들어졌지만, 1973년 보건의 날(4월 7일)로 통합되면서 사라졌다가, 1989년 숫자로 데이를 만드는 유행을 타고 다시 부활했다.

눈의 날은 사람들에게 평소 소홀했던 눈 건강상태에 관해 한 번 더 관심을 갖고, 여러 합병증들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눈 건강검진을 하도록 권유하는 날이다. 대한안과학회는 매년 녹내장·눈과 관련된 다채로운 행사와 강의를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황반변성이나 당뇨망막병증 조기발견, 올바른 콘택트렌즈 사용법 등 생활 속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안과질환 정보를 이날을 통해 제공해 왔다.

▲ '지체장애인의 날' 포스터(사진: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지체장애인의 날
지체장애인들은 전체 장애인의 80~90% 차지한다. 이들의 새로운 시작과 출발을 의미하는 숫자 1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날인 11월 11일은 ‘지체장애인의 날’이기도 하다. 11처럼 두발로 꼿꼿이 서서 힘차게 일어나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더불어 스스로 첫 번째로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뜻도 있다.

지체장애인의 날은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2001년부터 지정해 올해로 15회째를 맞이한다. 특히 매년 전국지체장애인대회가 이날 개최되기도 한다.

1차 세계대전 종전일
제1차 세계대전은 1914년 7월 28일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대한 선전포고를 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4년간 계속된 전쟁은 1918년 11월 3일 독일의 항복으로 끝났고, 11월 11일 11시에 휴전 조약이 성사됐다. 때문에 이날은 미국 재향군인의 날로 기념되고 있다. 또 영국에서는 한국의 현충일과 같은 ‘영령 기념일(Rememberance day)’로 지정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은 독일 180만 명, 러시아 170만 명, 프랑스 140만 명, 오스트리아-헝가리 130만 명, 영국 74만 명, 이탈리아 61만 명 등 약 1,000만 명의 사망자를 냈다. 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인한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다 사망한 사람도 1,000만 명에 이르렀다.

광군절
중국에서 11월 11일은 광군절이다. 광군이란 홀아비, 독신, 애인이 없는 솔로를 의미한다. 솔로를 뜻하는 1이 4번 겹쳐져 이 날을 광군절이라고 부르게 됐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들과 초콜릿을 주고받는 서양의 ‘발렌타인 데이’에 대항하여 1993년 난징대에서 처음 만들어 졌으며, 싱글들이 스스로 자신을 위안하며 쇼핑하는 날이다. 이후 유통업체들이 광군절에 대대적인 세일을 하면서 이날은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까지 발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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