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 곤충요리 전문 식당 '이더블 카페' 부산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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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곤충요리 전문 식당 '이더블 카페' 부산 상륙
  • 취재기자 유혜민
  • 승인 2015.10.15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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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말 사용해서 혐오감은 줄어...식품법상 제한적으로만 판매 가능

지난 6월 14일, K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육아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출연자 엄태웅 씨는 자신의 딸 엄지온 양과 함께 동물·곤충 체험장을 방문해 밀웜을 먹었다. 밀웜은 식용 곤충 중 하나로,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단백질 함량이 뛰어나다. 국내 최초로 이런 식용 곤충을 식품으로 만들어서 가공·판매하는 곳이 생겼다. 바로 ‘이더블 버그(Edible Bug)’ 카페다.

▲ 2015년 6월 14일 <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 화면 캡쳐

 

▲ 부산시 동래구 안락동에 위치한 ‘이더블 버그’ 부산경남지사(사진: 취재기자 유혜민)

이더블버그(Edible Bug)는 ‘Edible(먹을 수 있는)’과 ‘Bug(벌레)’를 합친 말로, 말 그대로 먹을 수 있는 벌레를 식품으로 가공해 판매하고 있는 곳이다. 이더블버그에서는 쿠키, 에너지바, 한방차 등 카페에서 판매하는 일반적인 식품을 밀웜과 누에, 메뚜기, 귀뚜라미 등의 식용 곤충을 이용해 만들고 있다.

이 회사는 식용 곤충을 이용해 만든 식품은 일반 가공식품보다 열량이 낮으며, 단백질 함량이 높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더블버그 측은 식용 곤충이 육고기 못지 않게 아미노산과 높은 단백질 함량을 지니고 있으며, 가축보다 키우기 쉽고, 키울 때 메탄과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어 지구온난화를 막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하고 있다. 이더블버그 부산경남지사 대표 이선규(36) 씨는 “식용 곤충은 미래 식량으로써의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용 곤충의 뛰어난 장점에도 불구하고, 선입견이나 그 겉모습 때문에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학생 박민혜(22, 부산시 진구) 씨는 “식용 곤충이 진짜 미래에 식량으로 각광받게 될지는 몰라도 나는 절대 못 먹는다. 벌레를 먹을 바엔 굶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이더블버그에서는 쿠키 두 종을 제외한 모든 음식에 곤충의 모습을 남기지 않기 위해 가공해서 얻은 곤충 분말을 사용하고 있다. 식용 곤충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의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서다. 이더블버그를 처음 방문한 김수지(24, 서울시 서초구) 씨는 “식용 곤충을 처음 접하는데, 곤충이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거부감이 덜해 먹기에 훨씬 수월했다”고 말했다.

▲ 곤충 분말과 건조 상태의 밀웜을 함께 사용한 ‘스마일 초코 쿠키’(사진: 취재기자 유혜민)

 

▲ 좌측: 귀뚜라미 분말, 중간: 말린 밀웜, 우측: 메뚜기 분말. 어떤 메뉴는 곤충 모습이 안 보이고 어떤 메뉴는 곤충 모양을 유지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유혜민).

이더블버그 부산경남지사 이지연(39) 씨는 사업을 통해 미래식량으로써 식용 곤충이 지닌 가치를 일반에게 알리고, 식용 곤충을 대중화시키는 것이 현재 회사의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이 씨는 회사는 곤충을 이용해서 의료 목적의 식품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곤충 식품화 사업은 아직 장애가 남아 있다. 귀뚜라미, 장수풍뎅이 유충 등의 식품화가 현재 ‘한시적 허가’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이들 곤충 유충이 식품 원료로 한시적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현재는 승인받은 형태나 제품으로만 판매가 가능하다. 현재 상품화되고 있는 쿠키나 분말, 밀웜 등의 식품들은 승인받은 형태들로 제한되어 있다. 이들 곤충 식품 원료가 모든 식품의 원료가 되려면 일정 기간이 경과한 후 식품 원료로써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어야 한다. 이지연 씨는 “지금은 2차 가공 상품 개발이 거의 끝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1년 간의 검증 기간이 지난 후 판매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며 “조금은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식용 곤충의 단가가 비싼 것도 문제다. 밀웜의 가격은 한 통에 5만 5000원에 달했고, 쿠키는 개당 1800-2500원, 롤쿠키는 개당 5000원, 에너지 바 4500원이었는데, 이들도 양에 비하면 비싼 편이었다. 단가가 비싸니 소비자 판매가격도 비싸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싸고 맛있는 음식이 널린 이 시대에 굳이 비싼 돈을 주고 곤충을 사먹어야 할 이유가 없다. 이선규 씨는 “걸림돌이 되는 것들이 많지만, 나라에서도 예전보다 더 많은 지원과 홍보를 하고 있어 미래 식량에 대한 중요성이 알려지는 중이다.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을 통해 식용 곤충을 대중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매일경제> 2015년 10월 2일자 보도에 따르면, 2009년 1570억 원에 달하던 국내 곤충시장 규모는 올해 2980억 원에 달했으며, 2020년에는 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는 것이다. 기사에서는 전국에 600여 곳의 곤충 사업 관련 업체가 있으며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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