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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김광석길'에서 비운의 가수 김광석을 기리다

기사승인 2015.10.10  21: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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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상 · 버스커 · 추모방송...시장통이 김광석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재탄생

   
▲ ‘김광석다시그리기’ 길에 있는 고 김광석의 동상이다. 그의 노래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가수와 대중에게 불리며 그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었는지 보여준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부모님께 큰절하고 대문 밖을 나설 때~”

이 노래는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노래이다. 바로 고(故) 김광석이 불렀던 <이등병의 편지>다. 군대 갔다 온 남자나 이제 곧 입대할 남자들은 특히 <이등병의 편지>를 부르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밖에도 <서른 즈음에>, <사랑했지만>, <먼지가 되어>,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등 수많은 노래가 아직도 대중의 감성을 자극한다.

최근 한 통신사에서 ‘연결의 힘’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캠페인은 고 김광석의 미완성곡에 후배 음악가들이 작곡하고, 대중들이 작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주 만에 작사를 위한 노랫말 공모에 약 8000건의 신청이 들어와 이 캠페인은 화제가 됐다. 대중들은 아직도 김광석의 노래와 그를 추억하고 있다. 노래하는 시인이라는 이름이 어울렸던 몇 안 되는 가수인 고 김광석. 그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고 김광석은 1987년 학창시절 친구들과 ‘동물원’이라는 이름의 밴드로 활동을 시작했고, 1989년에 솔로로 데뷔하여 수많은 명곡을 남겼으며, 1996년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한참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시절이고, 33세라는 젊은 나이에 자살해 수많은 사람이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그의 죽음은 타살 의혹이 제시되기도 했다. 그의 가족과 지인들은 그의 죽음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수많은 사람이 그의 죽음을 아쉬워했다. 김광석이 죽은 이후, 후배 음악인들은 그의 노래를 리메이크하고, 추모 음반을 내고, 추모 콘서트를 한다. 지금도 수많은 가수가 그를 존경하고 그리워한다. 김광석은 유재하, 김현식 등과 함께 '조금만 더 오래 살아서 노래해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남긴 비운의 천재로 평가받는 가수 중 하나이다. 

   
▲ 입구 옆에 김광석다시그리기길임을 알려주는 그림이 건물에 그려져 있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이런 그를 영원히 기억하는 길이 있다. 대구시 중구 달구벌대로 450길의 이름은 ‘김광석다시그리기길,’ 혹은 줄여서 김광석길이다. 길 이름은 김광석이 중구 대봉동에서 태어난 사실을 기초했다. 또한, 김광석이 1993년, 1995년 각각 발표한 음반 ‘다시부르기’에서 착안하였다.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의 그리기는 ‘그리워하면서(miss) 그린다(draw)’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김광석길은 2010년에 만들어졌고, 현재 350m의 구간으로 되어있다. 대중음악인의 이름을 딴 국내 최초의 길이기도 하다. 김광석길은 평일에는 수백 명씩, 주말에는 약 1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대구의 명소가 됐다.

   
▲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은 방천시장 바로 옆에 있다(출처: 네이버지도).

김광석길로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어디서든지 대구 지하철 2호선을 타고 경대병원역 3번 출구로 나와 약 5분 정도를 걷는 방법이다. 이밖에도 버스를 타는 방법도 있다. 대표적으로 840, 990, 991번 버스 노선이 닿는 곳에서 이들 버스를 타고 방천시장 정류장에 내린다. 방천시장 정류장에서 내리면, 방천시장 바로 옆에 김광석길이 있다. 김광석길을 가는 곳곳에 표지판들이 잘 설치되어 있어 근처만 간다면 찾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또 대구 중구청에서 운영하는 골목투어를 신청하면 관광코스를 통해 김광석길에 갈 수 있다.

   
▲ 김광석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길 곳곳에 설치되어있다. 가는 길 중간에는 방천시장[김광석길]이라는 버스정류장도 있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대구 중구청은 ‘방천시장 문전성시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그 일환으로 김광석길을 만들었다. 원래 이는 죽어가는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였는데, 대구 중구청은 김광석 씨가 대봉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것을 떠올렸다. 그리고 방천시장 옆 으슥한 골목길에 김광석을 추억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 골목길은 신천이라는 하천과 방천시장 사이의 골목길로 밤이 되면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무법지대로 변해 사람들이 통행을 꺼리던 곳이다. 중구청에서는 이 골목길의 벽에 벽화를 그리고 예술가들에게 예술 창작 공간을 제공하면서 길을 꾸몄다. 김광석과 관련된 벽화와 창작물이 길에 가득하고, 김광석의 노래도 흘러나오게 했다.

   
▲ 수많은 인파가 김광석길을 걷고 있다. 김광석의 활동을 직접 보지 못한 수많은 젊은이도 그를 추억하는 길을 방문한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김광석길 입구에는 김광석의 동상이 기타를 들고 앉아있다. 이 길을 방문하는 관광객 대다수는 이곳에서 동상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다. 길에 들어서면 김광석의 생애부터 방천시장과 길을 꾸미는데 참여한 작가들의 명단까지 자세히 설명되어있다. 김광석이라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그의 노래는 알지만 그의 생애와 행적에 대해 알지 못하는 젊은 층은 그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한다.

   
▲ 기타 치고 있는 모습의 김광석 동상과 김광석의 생애에 대한 소개글. 여기를 찾는 관광객에게 이곳이 최고의 포토존이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김광석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작은 라디오 스튜디오가 눈에 띈다. 매주 토요일 12시부터 이 스튜디오에서는 대구MBC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이 현장에서 방송된다. 이 시간에 맞춰서 가면, 누구나 생방송 장면을 직접 볼 수 있다. 방송에 참여할 수도 있고, 직접 쓴 사연을 주면 진행자가 관광객 눈앞에서 직접 읽어주기도 한다.

   
▲ 김광석길에 있는 스튜디오와 김광석의 노래가사가 적혀있는 티셔츠. 다양한 행사 및 콘텐츠가 마련되어있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스튜디오 옆에는 다양한 행사도 진행된다.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면 김광석의 노래가사가 적힌 티셔츠를 주는 이벤트가 대표적인 행사다. 행사에 참여한 김정섭(23, 경북 경산) 씨는 “이런 길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는데 직접 와보니 더 좋은 것 같다. 그냥 길에 벽화만 그려진 곳인 줄 알았는데 이것저것 즐길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스튜디오를 지나 길을 따라 걷다보면, 예술가들이 활동하는 모습도 보인다. 길 한편에 김광석의 노래를 버스킹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김광석과 관련된 모노드라마 콘서트도 눈에 띄었다. 김광석길에는 야외콘서트홀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이 콘서트 홀에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는데, 지난달 19일에는 중구 청소년 어울림마당이 진행됐다. 콘서트홀은 신청만 하면 누구든 사용할 수 있게 개방해놓아서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다.

   
▲ 다양한 문화행사가 진행된다. 콘서트홀은 대구 중구청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누구나 사용 할 수 있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김광석길은 길지도 짧지도 않다. 350m의 직선 통로에는 수많은 예술작품이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끝없이 이어진 벽화는 모두 천차만별이어서 보는 이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4컷 만화 형식의 그림이 있는가 하면, 김광석 노래 가사와 김광석의 그림이 그려져 있기도 하다. 다양한 벽화를 보다 보면 어느새 길의 끝에 다다르게 된다.

   
▲ 다양한 모습의 작품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뺏는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대구 중구에 있는 김광석길은 단순한 길이 아닌 특정한 공간을 예술작품으로 만든 곳이다. 수많은 예술가가 만든 김광석의 혼이 깃든 공간이다. 길을 걷다 들려오는 김광석 노래에 감성적이게 되고, 벽화를 보면서 감동을 하는 공간이다. 이곳은 후대 사람들의 김광석을 사랑하는 마음이 만든 명소이다. 김광석이 계속해서 회자되고,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이야기되는 한, 김광석길의 인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영화감독 박찬욱은 공동경비구역 JSA라는 영화의 인터뷰 도중 “김광석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우리는 그가 있어서 80년대를 버텨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을 했다. 그 밖에도 수많은 연예인과 작가들은 김광석을 추억한다. 노래하는 시인 김광석, 누구나 인정하는 전설적인 가수인 김광석을 추억하기 위해 김광석길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취재기자 송순민 reporter@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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