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가르며 신나게 달린다”...‘전동 킥보드’ 이용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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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가르며 신나게 달린다”...‘전동 킥보드’ 이용자 급증
  • 취재기자 이성혁
  • 승인 2019.04.1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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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만 대, 2022년 20만 대에 이를듯...'공유 서비스'가 인기 한몫 / 이성혁 기자

부산 대연동 부경대 앞 간선도로변. 지난 주말 출근길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행인들 사이로 전동 킥보드를 타고 달리는 20대 청년들이 몇몇 눈에 띄었다. 이들은 봄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을 만끽하는 듯 환한 표정들이었다. 신호등 앞에 잠시 멈춰서 있는 동안 주위 행인들이 자신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자 어깨를 우쭐한 뒤 파란 신호등을 받자마자 앞으로 쌩하고 달려나가기도 했다.

최근 전동 킥보드 등 개인용 이동 수단 즉,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의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작고 가볍고 짧은 거리를 오가기에 편리하고 기름값 같은 부대비용이 들지 않을 뿐 아니라 배기가스가 없어 환경오염이 걱정이 없다는 점 등 때문에 시장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6만 대 정도였던 전동 킥보드를 비롯한 퍼스널 모빌리티 상품 시장 규모는 2022년에는 20만 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전망 도표(사진: 이브이샵 공식 블로그).

직장인 김지훈(25) 씨는 평소 퍼스널 모빌리티에 관심이 많았지만 출퇴근길에 써봐야 얼마나 큰 효과가 있겠나 싶어서 미루다가 이번에 구매를 했다. 김지훈 씨는 “왜 이걸 진작에 사지 않았나 생각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고 사람들이 가득 찬 만원 버스에서 끼어가고 차까지 막히니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전동 킥보드를 구매한 후에는 킥보드가 막힐 일도 없고 버스보다 10~15분 정도 더 빠르기까지 하니 아침에 더 잘 수 있는 점까지 정말 좋다. 제 아침을 바꿔놨다”고 말했다.

또한 경성대학교 신소재공학과에 재학 중인 이승훈(24) 씨는“공과대가 학교 꼭대기에 있으니 수업 간에 이동이 힘들었는데 전동 킥보드가 나오고 나선 아주 편하게 다닌다”고 말했다.

전동 킥보드의 인기가 날로 커지면서 공유 전동 킥보드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9월 말부터 시작된 전동 킥보드 공유 서비스는 현재까지 4만 명이 가입했다. 사용법은 전용 앱을 설치하고 자동차나 원동기 면허를 인증을 받고 결제한 후에 목적지까지 타고 내린 후 어디든 두면 된다. 요금은 대다수 업체가 분당 100원. 제주지역의 일부 서비스는 분당 180원을 받고 있다. 이런 앱은 킥고잉, 알파카, 윈드, 부스티 등이 있다.

검색 시에 나오는 전동 킥보드 앱들(사진: 앱스토어 캡처).

‘킥고잉’ 개발자인 최영우 대표는 “한국처럼 언덕이 많으면 힘들이지 않고 탈 수 있는 전동 킥보드와 같은 작은 이동 수단이 필요하다”며 “킥보드는 좁은 도로에서 자전거 2대를 세울 공간에 7대까지 주차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렇게 사용량이 급증한 이유는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 단순하게 편리해서 사람들이 이용이 급증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 학과 교수는 “개인 교통수단 유입은 이미 막을 수 없는 수준”이라며 “미국과 프랑스 등 해외에서는 이미 개인 교통수단으로 출퇴근하고 있는 만큼 한국형 개인 교통수단 공유 서비스를 빨리 자리 잡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사용자가 급증함에 따라 사고도 급증하고 있는데, 전동 킥보드 고장이나 부품 파손 등 제품 품질이나 구조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었고, 넘어지고 부딪히는 등 주행 중 충격으로 인한 피해가 뒤를 이었다. 서철모 행정안전부 예방안전정책관은 “최근 전동 킥보드 사용량이 증가함에 따라 사업자는 안전한 제품을 판매하고 이용자는 안전 수칙을 준수해 안전한 전동 킥보드 운행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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