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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대행 오토바이 도심 곡예 질주 일쑤, 시민은 불안하다

기사승인 2019.04.15  1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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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익구조 열악해 보다 많은 주문 소화하느라 무리한 운행...제도적 보완 시급 / 이승주 기자

최근 소속 배달기사를 고용하기 어려운 소규모 업체들이 배달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배달 대행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그런데 이들 대행업체들은 빠듯한 이윤 구조 속에서 수익성을 보다 많이 확보하기 위해 오토바이 배달 기사들에게 무리한 속도를 강요해 도시 교통안전의 중대한 위협으로 등장하고 있다.

많은 음식점들이 배달 대행 회사를 통해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승주/사진은 기사와 관계없슴).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2013년 국내 배달 앱 이용자 수는 누적 87만 명에서 올해 2500만 명으로 29배 늘었다. 배달 대행업체도 늘어나 현재 부산에서만 바로고, 배달요, 배민라이더스, 리드콜 등 일반 소비자에게 이름이 알려진 배달 대행업체가 14곳 이상이다. 전국 지점을 포함하면 유관 업체는 약 1000여 곳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배달대행업체에 고용된 기사들의 수도 최소 1만여 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 업계 전문가는 지난 얼마 전 YTN과의 인터뷰에서 "대행업체에 간접 고용된 라이더(기사) 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지만, 어떤 대행업체는 자신들이 관리하는 라이더가 1만 명이 넘는다“고 밝혀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음식점 등 소규모 접객 업체들이 배달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직접 배달 직원을 고용했을 때 발생하는 제반 비용이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오토바이 구입비와 보험료,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싸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하지만 대행업체 역시 대부분 영세한데다 동종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한 건이라도 더 많이 대행 서비스를 음식점으로부터 수주하기 위해 무리한 운행을 하도록 압박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기사들은 일분일초라도 더 빨리 서비스를 끝내고 다른 주문을 받기 위해 도심 도로를 무법자처럼 질주하기 일쑤이며, 오토바이로 달리는 도중에도 핸드폰으로 회사로부터 다른 지시를 받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도 숱하게 연출된다.

실제 배달 대행업체 기사에 의한 사건 사고도 적지 않다. 경성대학교 재학생 이모(26) 씨는 지난해 7월 서면 롯데백화점 인근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으로 달리던 오토바이에 치여 입원했다. 일방 표지판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있는데 등 뒤에서 오토바이가 들이받았다는 것이다. 이 씨는 당시의 놀란 순간을 생각하며 “아직까지 골목길을 지나갈 때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면 흠칫 몸이 움츠러든다"고 말했다.

해운대에 거주하는 박모(24) 씨 역시 자신도 배달 기사의 오토바이에 칠 뻔한 적이 많았다고 말한다. 박 씨는 “음악을 좋아해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들으면서 길을 걷곤 하는데 뒤에서 오는 오토바이 소리를 잘 들을 수 없어 스치며 지나가는 순간 흠칫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오토바이 배달의 제도적 장치가 더 많이 마련돼 보행자들의 안전이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도 구분이 없는 골목길에서 배달 오토바이가 사람을 피해 돌아다닌다(사진: 취재기자 이승주).

도시교통 전문가들은 배달 대행업체에 관한 법적 규정이 아직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데다 업체 난립으로 인한 열악한 수익구조, 오토바이 기사의 낮은 임금 때문에 이런 곡예 운전이 횡행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배달 대행업체 소속 라이더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 현재 이들 업체에서 일하는 기사들은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 따라서 배달 과정에서 사고가 나도 산재 처리를 받기 힘들다.

대법원에서 배달기사들을 '택배원'으로 규정하고 산재가 적용 가능한 판례가 있지만, 법으로 규정되지 않는 한 현장에선 무용지물이다. 실제 한 배달 기사는 “대법원에서 산재 적용이 가능하다는 말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실제로 이뤄지는 경우는 하늘의 별 따기”라고 토로했다.

실제 배달 대행업체 '부릉'에서 일하고 있는 박모(27) 씨는 "배달기사들도 좁은 골목에서 역주행과 과속 때문에 사고가 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서도 "생계가 달린 일이다 보니 잘못된 일인 줄 알지만 일방통행 길에서도 규정을 위반하는 행위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2017년 한국노동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배달 대행 기사들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10.6 시간 정도이고 배달 건당 평균 수익은 3011원이라고 한다. 배달기사들은 고수익을 얻기 위해 시간 당 5건 이상의 배달을 하려고 한다.

B 배달 대행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이모(25) 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하는 중에도 배달 건이 들어오면 핸드폰을 쳐다보게 된다. 배달 한 건당 평균 2700원을 받는 이 씨가 최저임금 수준의 벌이를 하기 위해선 한 건 한 건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S 배달 대행업체에서 일하는 김모(32) 씨는 오늘도 좁은 골목길에서 과속으로 배달한다. 사람들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운전하는 게 자신은 물론 보행자들에게도 위험하다는 걸 알지만, 시간이 곧 돈인데다 늦기라도 하면 쓴소리를 듣기 일쑤라 사고 위험을 감수한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준비위원장은 YTN 열린라디오를 통해 “라이더들이 배달을 하다 보면, 사고의 위험, 갑질, 부당한 일들을 당하기도 하는데 이들은 늘 혼자 일한다”며 "게다가 이들은 근로자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인 장치도 없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노동자들의 권리보호를 위한 플랫폼노동연대 출범식(사진: 플랫폼노동연대).

한편 지난달 3월 19일 배달대행업체 및 배달 관련업 종사자들이 모여 플랫폼노동연대를 출범했다. 이들은 배달대행업체의 시스템적 문제와 배달문화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취재기자 이승주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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