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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참전용사 '제임스 그룬디' 당시의 기억을 말하다

기사승인 2019.04.12  16:5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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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 정부 초청 이후 매년 부산 방문, ‘의무, 영광, 사랑’ 늘 간직했으면 / 송순민 기자

여러분의 내일을 위해, 우리의 오늘을 바쳤습니다.

(For your tomorrow, We gave our today)

한국전쟁 참전용사 제임스 그룬디 씨가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에게 명예 남구민패를 수여받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6∙25 전쟁 참전용사 영국인 제임스 그룬디(87) 씨가 다시 부산을 찾았다. 그는 10일 부산 남구청에서 열린 초청강연에서 박재범 남구청장으로부터 명예 남구민패를 받았다. 박재범 남구청장은 “늦었지만 제임스 그룬디 선생을 명예 남구 구민으로 모셨다”며 “참전용사들이 우리에게 남긴 숭고한 정신이 젊은 세대에게 좋은 교육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그룬디 씨는 전쟁 당시 19세의 나이로 참전, 시신수습팀에서 일했다. 그는 1951년 2월 한국 땅을 밟은 후 90명이 넘는 유엔군과 국군의 시신을 수습했다. 영국에서 하고 있던 장례 일이 그가 시신수습팀에 들어간 계기였다. 그는 전장에서 전사한 전우의 시신을 수습해 유엔공원에 안장하며 많은 일을 겪었다.

그룬디 씨는 처음으로 임무에 투입됐을 때의 일을 잊지 못한다. 그가 임무를 위해 부산에서 대구로 떠나던 길에서 만난 한 소녀가 그에게 사과를 줬다. 사과를 받고 가는 길에 그룬디 씨는 길가에서 동상에 걸려 죽어가고 있는 한 남자를 만났다. 그 남자에게 그룬디 씨와 동료들은 담요를 덮어주고 따뜻한 음료를 줬다.

그룬디 씨가 임무를 마치고 그들을 다시 만나고자 했지만, 다시는 볼 수 없었다. 그들을 만났던 장소가 폐허가 되어 있던 것. 그룬디 씨는 그날을 회상하며 “왜 그 소녀가 사과를 줬는지, 묻고 싶다”며 “그들에게 내가 좀 더 무엇인가를 해줬으면 좋았을걸...”이라고 말했다. 그룬디 씨는 아직도 그 소녀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룬디 씨가 한국전쟁 당시의 기억을 이야기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그는 안타까운 일화를 하나 더 이야기했다. 그룬디 씨가 시신 수습을 위해 대구로 향했다. 그곳에는 3명의 시신이 있었다. 그들의 신원을 확인하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누가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3명의 군번줄과 군인 수첩의 이름이 모두 달랐던 것. 결국 그들은 유엔공원에 무명용사로 안장됐다. 그룬디 씨는 “3명 모두 19세라는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며 “그들을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제임스 그룬디 씨의 강연을 듣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남구청을 찾았다. 시민뿐만 아니라 많은 국군 장병들도 현장을 찾았다(사진: 취재기자 송순민).

그룬디 씨는 여러 일화를 이야기한 후 강연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여러분의 내일을 위해 우리의 오늘을 바쳤다”고 말하며 오래된 일이지만 늘 기억해주길 바랐다. 또 그는 “어떤 위치에서 어떤 일을 하던 간에 의무, 영광, 사랑, 이 세 가지를 늘 마음속에 지녀달라”고 부탁했다.

그룬디 씨는 “많은 참전용사가 정신적∙육체적 고통 속에 살아간다”며 “우리가 지켜낸 가치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며 강연을 마쳤다.

제임스 그룬디 씨는 1988년 국가보훈처의 초청 이후 매년 부산을 방문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손녀와 가족들, 유엔공원에 묻힌 전우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한국전쟁 당시, 영국군은 5만 6700명이 참전했다. 영국군은 미군 다음으로 많은 1177명이 전사했다. 그 중 855명이 부산 남구에 위치한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어 있으며, 이중 90여 명의 시신은 그룬디 씨에 의해 수습됐다.

한편 제임스 그룬디 씨는 15일 오후 2시 부산 충렬사 교육회관 2층 대강당에서 열리는 강연회에 참석해 ‘한국전쟁에서 찾은 평화의 소중함’을 주제로 강연한다. 강연은 무료,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취재기자 송순민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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