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기만 했던 ASMR, 이젠 일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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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기만 했던 ASMR, 이젠 일상 속으로
  • 부산시 북구 구다민
  • 승인 2019.04.08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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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시민발언대] 부산시 북구 구다민

“늦은 밤 집으로 돌아와 잘 준비를 마친 후 침대에 몸을 눕힌다. 핸드폰을 켜고 유튜브로 들어가 검색창에 ASMR을 검색한 후, 그 영상을 틀어놓은 채 잠이 든다.” 이제 이 이야기는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이야기일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ASMR’은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우리 일상에 자리 잡았고, 낯설기만 하던 이 단어는 이제 너무나 친숙한 단어가 되어버렸다.

우선 ASMR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주로 청각을 중심으로 하여 사람들의 뇌를 자극해 얻어지는 형언하기 어려운 심리적 안정감이나 쾌감을 말한다. 2010년 미국의 한 건강정보 사이트에 “너희들도 이러한 경험이 있지 않느냐”라는 내용의 ASMR 반응에 대한 글이 올라왔고, 그 글을 접한 ‘제니퍼 앨런’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반응을 ASMR이라고 언급하면서 처음 이 단어가 만들어졌다.

한 여성이 액체괴물을 활용한 ASMR을 제작하고 있다(사진: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어렸을 적 어머니께서 귀를 파주실 때의 간질거리면서도 포근한 느낌, 학창시절 뒷자리에 앉아 나의 머리를 땋아주던 친구의 손길 등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ASMR 반응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바쁘고 빠르기만 한 현대사회에서 그런 감각을 느끼기란 이제 쉽지 않아졌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도로의 자동차 소리, 공사장의 소리, 기계들이 작동하는 소리… 지금 사람들이 ASMR에 열광하는 이유는 잠시라도 이러한 정신없고 자극적인 감각들에서 벗어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영상물로라도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ASMR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예 ASMR 반응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그러한 간질거리고 소름 끼치는 반응에 대해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또 이것에 너무 의존하다 보면 ASMR 영상 없이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불안을 느끼는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ASMR은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감각이 되어버렸다. 굳이 잠을 자기 위함이 아니더라도, 일상에 지쳐 잠시라도 자신이 포근함과 편안함을 느꼈던 그 특정 상황을 경험하기 위해 ASMR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유튜브에 ASMR을 검색하면 수없이 다양한 내용의 영상들이 나오는 이유도, 사람마다 ASMR 반응을 느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ASMR은 너무나 광범위하고 틀을 정할 수 없는 감각이다.

ASMR의 유행이 단지 우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극적이고 정신없는 세상에서 탈피하고 싶은 현대인들의 욕구가 이러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ASMR은 이제 우리의 일상에 빼놓을 수 없는 안식처이자 탈출구로 자리 잡고 있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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