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슬픔과 행복을 오가는 인류에게 바치는 드라마, '눈이 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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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슬픔과 행복을 오가는 인류에게 바치는 드라마, '눈이 부시게'
  • 부산시 동구 안시현
  • 승인 2019.04.0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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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문화올레길] 부산시 동구 안시현

인터넷의 실시간 검색어를 뜨겁게 달궜던 드라마가 있다. 바로 JTBC에서 방영하는 <눈이 부시게>라는 드라마다. 특이하게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단어는 드라마의 제목이 아닌, “눈이 부시게 몇 부작”이었다. 처음에 예고편을 봤을 때, 나는 그저 주인공이 시간 여행의 대가로 과하게 나이를 먹는다는 점을 빼면 진부한 시간 이동 로맨스일 거라 예상했다. 그렇게 생각하여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우리 가족의 관심과 내 예상을 깨는 이야기 전개로 마지막 회까지 보게 됐다.

시간 이동에 대한 이야기는 바닷가에서 특별한 시계를 주인공이 발견하면서 시작한다. 이 시계는 시간을 돌리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과도하게 시간을 돌릴 경우 그 대가로 사용자를 늙게 만든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나운서를 꿈꾸던 주인공 김혜자(한지민 분)는 한 이성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그 이성의 이름은 ‘이준하’(남주혁 분)로, 불운한 가정의 기자 지망생이다. 그러던 어느 날, 혜자의 아버지가 택시를 운전하던 중 사고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하자, 한동안 부작용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던 시계를 꺼내 시간을 돌려 사고를 막는다. 그러나 시간을 과하게 돌린 부작용으로 과하게 늙어버린 주인공과 그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드라마 초반부는 주인공 김혜자(왼쪽, 한지민 분)가 시간을 많이 돌려버린 부작용으로 노인(오른쪽)이 돼버린 줄거리였으나 결말에 다다를수록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든다(사진: JTBC 눈이 부시게 홈페이지).

나는 이 드라마를 가족에 대해 생각을 하면서 시청했다. 내가 만약 하루아침에 저렇게 늙는다면, 부모님이 알츠하이머에 걸린다면 하는 생각들이 들었다. 나는 이번 겨울에 조부의 죽음을 겪었다. 죽음은 슬픈 일이지만 죽음보다 더 가족들을 슬프게 한 것은 요양원에서 지내던 할아버지가 점점 아이가 되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던 것이었다. 이 드라마는 요양원에 맡긴 가족들의 이러한 복잡한 심정과 떠나간 사람에 대한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게 풀어냈다.

이 드라마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던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이 큰 공헌을 했다고 본다. 김혜자 배우의 연기는 보는 사람을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스토리는 상상도 못한 반전이 있었고, 그런 반전을 후반까지 잘 숨겨놓았다가 터뜨리는 연출도 큰 역할을 했다.

바로 어제 일도 기억이 안 나고 행복했던 기억,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 심지어는 불행하고 슬펐던 부정적인 기억마저도 잊는 사람의 심정이 상상이 안 간다. 삶에서 죽음과 병, 그리고 사고가 불시에 일어나듯이 행복과 기쁨, 행운도 뜻하지 않은 데서 일어난다. 이 드라마는 그런 뜻밖의 일들을 견뎌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금 본인이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히거나 미래의 걱정 때문에 현재를 낭비하고 있진 않은지, 그렇다고 해도 괜찮다. 앞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삶을 살면 그것이 바로 이 드라마가 말하는 ‘눈부신 삶‘일 테니까.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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