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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처리특례법, 없애야 하나 고쳐야 하나

기사승인 2019.03.21  16: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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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행 솜방망이 처벌로 피해자만 괴롭고, 개정안도 벌금형 위주 / 류지수 기자

지난 2월 설날에 도로를 가득 채운 차들(사진: 더팩트 이선화 기자, 더팩트 제공).

교통사고 발생 시 피해자와 가해자를 위해 형사처벌을 간편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교통사고특례법을 폐지하자는 주장이 국회에서 나왔다.

자동차 교통사고가 나면, 운전자들은 대부분 경찰 대신 보험사에 연락한다. 경미한 사고일 경우, 경찰이 아닌 보험사 직원이 사고 현장을 파악하고 과실비율을 정하거나 사고 당사자끼리 연락처를 주고받고 추후에 보험 처리를 약속하고 떠난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이처럼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등 12대 중과실 조항을 위반하지 않으면 형사처벌 면제 등의 특례를 인정하는 법이다. 피해의 신속한 회복과 국민생활의 편익 증진을 위해 1982년에 도입, 지금까지 37년 동안 시행해 온 법이다. 12대 중과실 사고는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제한속도보다 20km 이상 과속, 앞지르기 방법 위반, 철길 건널목 통과방법 위반, 횡단보도 사고, 무면허, 음주, 보도침범, 승객 추락방지의무 위반,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운전 위반,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치를 하지 않고 운전 등으로 총 12가지다. 이를 어기면 보험가입 여부에 관계없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피해자 보호를 위해 만든 교특법이 가해자 보호 법안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중상해를 입혀도 보험에만 들어 있으면 처벌을 못하는 ‘보험처리 만능주의 법’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국회 의원회관에선 지난 19일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교특법) 폐지 및 대체입법 공청회’가 열렸다. 교특법의 광범위한 처벌 면제 규정 때문에 운전자들이 안전불감증이 늘어가고 교통사고가 줄지 않고 있어서, 교특법을 폐지하고 교통사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마련하고자 국회가 움직인 것이다.

이 자리에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윤해성 부패·경제범죄연구실장은 '교특법 폐지 및 대체 입법안'을 발표했다. 윤 실장은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형사처벌을 원칙으로 하고,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고의 경우 5년 이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을 강화하고, 물적 피해만 있을 경우에는 2년 이하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교통사고 중에서 차량만 손상된 경우를 제외하곤 반드시 경찰에 신고하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5년 이하 징역,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경찰과 교통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도기적으로 현재 12개로 되어 있는 교특법의 중과실 항목을 더 늘려 사각지대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네티즌들의 의견은 전반적으로 교특법 개정에 동의했다. “사람을 죽였어도 특례법 솜방망이 처벌 때문에 불행해진 사람들이 너무 많다”, “사고로 사람을 죽였는데도 죽은 사람 가족만 불행해지지 죽인 사람은 약하게 처벌하는 것 같다. 개정이 필요하다”며 개정엔 찬성했다.

하지만 공청회에서 나온 개정안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이 많았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전 국민들이 의도치 않아도 전과자 되는 건 시간 문제”, “간단한 사고에도 경찰 올 때까지 기다리면 그 교통체증은 누가 감당하냐” 등 전체적으로 무리한 개정이라는 말이 많았다. 또 “벌금으로 때려서 사고가 없어지게 하는 건 나라에 돈이 부족해서 시행하는 것 같다”며 벌금형, 구금형이 아닌 다른 대책을 원하는 입장이 대다수였다.

취재기사 류지수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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