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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살고 조용히 가겠다" 연명치료 사전 거부 신청 꾸준히 증가

기사승인 2019.03.20  17: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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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명의료결정법 시행령 곧 시행...까다로운 조건 허문다 / 신예진 기자

3만 9109명. 단순히 숨만 연장하는 ‘연명 의료’를 받지 않고 생을 마감한 이들의 수다. 흔히 존엄사 제도라고 불리는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인공호흡기에 의존한 무의미한 생명 연장을 거부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시행 중인 연명의료결정법(호스피스 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은 환자가 자기의 결정이나 가족의 동의를 얻어 연명 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법이다. 연명 치료는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환자에게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등의 시술로 단순히 임종과정만 연장하는 단계를 말한다. 쉽게 말해, 생을 자연스럽게 마감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영어로 ‘웰 다잉’이라고 한다.

연명 치료를 받지 않으려면 그런 의향을 문서로 밝혀야 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바로 그것.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자신이 향후 임종과정인 환자가 됐을 때를 대비해 연명의료 및 호스피스에 관한 의향을 문서화한 자료다. 19세 이상의 사람은 누구나 작성할 수 있다. 비용도 당연히 들지 않는다. 만약 관련 기관에서 비용을 요구한다면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등록기관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현재 부산에서는 총 21곳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받고 있다.

최근 존엄한 죽음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일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신청자 수는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의향서 신청자 수는 지난 1월 10만 1773명, 2월 11만 5259명, 3월 13만 4254명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 관계자는 “하루 평균 50건 이상의 상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최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신청한 간호사 이모 씨는 “나와 내 가족을 위해 미리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쓰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다. 평소 진료의사가 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정한 환자들이 마지막 연명 치료를 위해 의료비를 무지막지하게 사용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참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신청자가 병원의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 온종합병원 제공).

직접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쓰지 않아도 연명 의료를 중단할 방법은 있다. 의사 표현 능력이 있는 말기·임종기 환자는 미리 의사에게 연명의료 거부 의사를 밝히면 된다. 의사는 환자의 결정에 따라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다. 이때 환자의 서명이 필요하며, 자신의 생각이 바뀔 경우 언제라도 의사를 번복할 수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원하는 국민은 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현실적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연명의료를 원하는 사람이 의향서를 등록하면,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환자의 의료중단 결정 등을 심의한다.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역시 윤리위가 설치된 병원에서만 이뤄진다. 따라서 실제 연명의료를 받지 않으려면, 윤리위가 설치된 병원에서 사망이 임박했다는 판단을 받아야 한다. 전산을 구축하지 않은 병원에 입원하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해도 무용지물인 셈.

현재 부산에 윤리위가 설치된 병원은 총 10곳이다. 윤리위를 설치하지 못한 의료기관은 전국 8개 의료기관에 지정된 공용윤리위원회와 위탁 협약을 맺을 수 있다. 부산에서는 부산대병원이 공용윤리위를 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에 대해 국가생명윤리정책원 관계자는 “의향서도 일종의 개인정보라 제도권 밖의 병원에 환자의 관련 자료를 무조건 제공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대한 권리를 폭넓게 보장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8일부터 연명의료결정법 시행령 개정안을 시행한다. 따라서 중단 가능한 연명 의료 범위가 늘어난다. 현재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 투석 및 항암제 투여 등의 치료만 중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수혈, 혈압상승제 투여 등을 멈추는 것도 가능해진다.

환자의 연명 중단을 결정하는 가족 구성원의 조건도 완화했다. 현재 환자가 의사 표현 능력이 없고 환자의 의사를 확인할 수 없을 때, 치료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환자가족 전원의 합의와 의사 2명의 확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배우자와 1촌만 동의하면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

취재기자 신예진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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