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737 맥스 연이은 추락에 항공사들 시름 깊어져
상태바
보잉 737 맥스 연이은 추락에 항공사들 시름 깊어져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9.03.11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서워서 비행기 타겠나"...중국, 맥스 시리즈 운항 잠정 중단 결정 / 신예진 기자

미국 보잉사의 최신형 여객기 ‘보잉 737 맥스’(B737 맥스) 시리즈 항공기가 잇달아 추락하면서 항공업계가 어수선하다. 일부 국가는 해당 기종 항공기에 대한 운항을 금지했다. 국토교통부도 항공기 정비에 나섰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오전 에티오피아 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157명 전원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항공기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케냐로 가던 중이었다. 앞서 지난해 10월 29일에도 인도네시아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의 동종 여객기가 추락해 189명이 사망한 바 있다.

아직 에티오피아 여객기가 추락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사고를 당한 라이언에어 여객기와 같은 이유로 추락했는지의 여부도 조사된 바는 없다. 다만 두 사고의 가장 큰 공통점이 있다. 사고 여객기가 B737 맥스8로 기종이 같다는 것이다. 특히 라이온에어와 에티오피아 여객기는 각각 2개월, 4개월밖에 안 된 새 비행기였다.

사고 과정 역시 이륙 직후 얼마 지나지 않아 추락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CNN은 “두 항공사는 모두 높은 안전 기록을 보유한 유명한 항공사들”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 항공은 이륙 6분 만에, 라이언에어는 이륙 13분 만에 여객기가 지상으로 곤두박질쳤다. 항공기 모두 이륙 직후 급상승과 급강하를 반복해 고도를 유지하는 데 조종사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에티오피아 사고 조종사는 8000시간 이상 비행한 베테랑이었다.

일각에서는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의 결함을 추측했다. 이는 보잉사가 737맥스8에 새로 도입한 시스템이다. 비행기의 날개가 양력을 잃어 항공기가 너무 천천히, 혹은 가파르게 비행해 속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을 때, 자동으로 기수를 낮춰 사고를 방지하는 장치다. 즉, 평온한 비행 중 MCAS가 실행됐다는 것은 기체 자세를 인식하는 센서에 문제가 발행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라이온에어 사고 당시 조종사가 수차례 MCAS 작동에 저항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가 공개한 비행 기록에 따르면, MCAS 오작동으로 조종사가 추락 전 11분 동안 30차례나 자동으로 기수를 낮췄다. 이후 보잉사는 B737 구매 고객들에게 이착륙 시 MCAS를 끄고 수동으로 조종하라고 권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에티오피아 항공사의 사고와 동일한 기종인 보잉사의 737맥스8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5개월 만에 두 번의 추락사고가 발생하자, B737맥스8 기종의 항공기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흘러나왔다. 이 가운데 중국 정부는 중국 항공사에 지난 10일 해당 기종 운영을 전면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에티오피아 항공 사고 사망자 중 중국인은 8명이었다.

CNN과 중앙일보 등 매체에 따르면, 중국 민용항공국은 11일 오전 웹사이트를 통해 "지난해 10월에 이어 B737맥스8 기종의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두 사고 모두 인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B737맥스8 기종인데다 이륙 단계에서 발생했다. 미국 연방항공국(FAA)과 보잉사의 비행 안전 보장 조치를 확인한 후 각 항공사에 737맥스8 기종의 운항 재개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항공기 시장으로 꼽힌다. 이날 중국 정부의 결정에 따라 중국항공,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등 중국 항공사가 보유한 B737맥스 60여 대가 운항을 정지했다. B737 맥스의 빈자리는 보잉 737-800이 메웠다.

국토교통부도 국내서 운항 중인 B737맥스8편에 대한 긴급 점검에 나섰다. 이스타 항공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해당 기종 2대를 운항하고 있다. 심지어 해당 기종을 올해 4대 더 도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이날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기종이 B737맥스로 확인돼 이스타항공에 감독관을 보내 정비 상황과 운항 실태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국내에서 도입한 B737맥스 여객기에 특이사항은 없었지만, 안전성이 중요한 만큼 철저히 점검할 계획이다. 추후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이 나오면 이 기종의 국내 도입이 안전한지를 다시 따져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타 항공이 아닌 국내 다른 항공사 역시 울상을 짓고 있다. 이들은 앞서 B737맥스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각 항공사 별로 ▲티웨이 항공은 올해 4대·2021년까지 10대 ▲대한항공은 올해 안에 50대 ▲제주항공은 오는 2020년부터 5년 동안 최대 5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해당 항공사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B737맥스 시리즈는 보잉사의 최신 기종이자 베스트셀러다. 에어버스 A320 기종에 대응하기 위해 제작됐다. 특히 추락사고로 문제가 된 B737맥스8은 보잉사의 737모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 항공사에 354대를 판매했고, 2912대가 계약을 마치고 출고일만 기다리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