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닥타닥' 해운대 백사장에서 달집 태우며 한 해의 행운 빌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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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타닥' 해운대 백사장에서 달집 태우며 한 해의 행운 빌어봐요"
  • 취재기자 류효훈
  • 승인 2019.02.1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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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씨 속에 지어지고 있는 건물 사이로 보름달이 나타나자 많은 사람들 탄성 쏟아내 / 류효훈 기자
해운대 백사장에서 달집 태우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어지고 있는 엘시티 건물 사이로 보름달이 뜨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종재).

“타닥타닥!”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일대에 세워진 달집이 태워지고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불이 붙은 달집을 둘러싸며 새해 소망을 기원했다.

정월대보름인 19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일대에서 ‘제37회 해운대 달맞이∙온천축제’가 열렸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소원성취문을 쓰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았다. 이들은 자녀의 학업, 취업, 가족의 행복을 기원하는 소원성취문을 쓴 다음 달집에 묶었다. 많은 사람이 모여 준비된 종이가 떨어지자, 일부 사람들은 전단지 뒤에 글을 적어 태울 물건과 함께 달집에 던졌다.

본격적인 달집태우기 전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월영기원제가 진행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종재).

이들이 소원성취문을 달집에 묶는 이유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약 2000년 전 삼국시대부터 음력 정월대보름날이 되면, 높고 달이 잘 모이는 마을 근처의 산위에 원뿔형으로 달집을 지었다. 달집 안으로 들어갔다 나왔다 할 수 있는 출입구를 달이 뜨는 방향을 향해 만든 뒤, 가족 중의 환자나 어린이의 속옷에 이름을 새겨 달집 속에 달아 놨다. 사람들이 목욕재개 후에 달집을 태우면서 절을 하고 소원을 빌면 부정이 없어지고 평온이 찾아온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관광객들이 소원성취문을 달집에 묶어 태우려고 몰려 들었다. 

달집 말고도 해운대 해수욕장 한 켠에는 일부 사람들이 줄지어서 양초를 피우며 소소하게 달맞이를 보냈다. 정해옥(49) 씨는 첫째 아이가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가기에 공부 잘하라는 소원을 빌기 위해 이번 축제에 처음 참여했다. 그는 “(아들이) 고등학교에 처음 입학하는데 학업도 수능도 잘 봤으면 하는 마음에 찾게 됐다”고 말했다.

송강 김대현 행위예술가가 쓴 휘호 뒤에서 해운대지구발전협의회 박상유(가운데) 대회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이종재).

제37회 해운대 달맞이∙온천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달집태우기가 시작되기 전, 기념식과 함께 새해 휘호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송강 김대현 행위예술가가 준비된 무대에서 “부자되세요”, “2019 기해년” 등을 휘호로 그렸다. 그가 붓을 들고 춤을 추듯 휘호를 쓰자, 많은 사람들이 감탄하고 바라봤다. 새해 휘호 퍼포먼스가 끝난 뒤에는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월영기원제가 진행됐다.

오후 5시 41분 월출에 맞춰 본격적인 달집태우기가 시작됐다.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고 있는 가운데, 달집은 오랜 시간 동안 불타올랐다. 이후 불타는 달집을 중심으로 강강수월래, 대동놀이 등의 행사가 진행돼 관광객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이날 날씨가 많이 흐렸지만, 약 오후 6시 10분경에 건축 중인 엘시티 건물 사이로 잠시나마 보름달이 보이자, 사람들이 탄성을 자아냈다. 그 순간 너도나도 불타는 달집과 함께 달을 보며 지난해의 묵은 액을 씻고 올해 풍년을 빌었다.

한편, 송정해수욕장 일대에서 진행된 ‘제22회 송정정월대보름축제’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현장에 있던 남성 2명이 안면 화상을 입고 1명은 실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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