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안성 농가서 구제역 발생...당국은 '주의 단계' 발령, 설물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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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앞두고 안성 농가서 구제역 발생...당국은 '주의 단계' 발령, 설물가 '비상'
  • 취재기자 이종재
  • 승인 2019.01.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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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사람 이동 많은 설 앞두고 확산 차단에 주력"...사람 감염 가능성 낮지만, 축산 경제에 악영향 우려 / 이종재 기자
구제역 방역조치로 전국 축산농가에 이동중지 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2017년 2월 7일 오후 경기 용인시의 한 축산농가에서 축사농협 관계차량이 방역을 하고 있다(사진: 더팩트 이덕인 기자, 더팩트 제공).

민족의 대명절인 설을 앞두고 각지에서 구제역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28일 오후에는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한 젖소 농가에서는 구제역이 발생했고, 29일 오후에는 최초 신고가 들어온 안성 젖소 농가에서 11.4km 떨어진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또 들어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안성의 구제역 의심 젖소를 정밀검사한 결과, O형 구제역 바이러스로 확진판정을 내렸다. 다만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은 국내에서 백신을 접종 중인 유형으로 위기경보 단계 4단계 중 2단계인 ‘주의’ 단계로 유지된다.

구제역(口蹄疫)은 발굽이 둘로 갈라지는 우제목 동물(소, 돼지, 말, 사슴 등)의 입과 발굽 주변에 물집이 생기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구제역이란 병명은 영문명인 'foot and mouth disease'를 한자로 직역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흔히 알려진 구제역 잠복기는 2일에서 7일 정도다. 하지만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따르면, 최대 14일까지 잠복기가 길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 잠복기 이후 증상으로는 동물들에서 열이 오르고, 침을 흘리며, 입속과 발굽 주변에 물집이 잡힌다. 다 자란 가축과 달리 어린 가축의 경우 폐사하기도 한다.

전염성이 강한 것도 구제역 바이러스의 큰 특징이다. 바이러스는 가축의 호흡, 소화, 생식행위를 통해 옮겨진다. 구제역에 감염된 소와 접촉한 사람이 바이러스를 다른 농장으로 옮길 수도 있다. 그래서 농장에 진출입하는 사람이나 차량을 단단히 검역해야 한다. 특히 구제역에 걸린 가축이 사망할 때는 바이러스를 그대로 배출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구제역의 초동 진압에 실패하면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된다. 

다만 구제역 바이러스 자체는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는 아니다. 공식적으로 구제역은 인수공통전염병(사람과 가축이 동시에 걸리는 전염병)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바이러스 자체가 열에 약하고 위산에 녹기 때문에 인간이 구제역에 걸릴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간이 구제역에 걸린 사례가 있었다. 1966년 영국에서 농장 근처에 살던 한 사람이 최소 5개월간 구제역을 앓았다. 하지만 이 사람은 구제역에 걸린 인근 농장의 젖소에서 나온 가공하지 않은 원유를 먹어서 걸린 것으로 정상적으로 가공 절차를 거친 식자재는 인간에게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구제역이 인간에게 주는 피해는 질병보다는 경제적인 부분에 있다. 백신이 있긴 하지만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거나 배출량을 줄여 확산을 막는 정도에 불과하다. 심지어 백신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감염된 가축은 살처분으로 처리해야 한다.

그 때문에 축산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농가가 키우던 가축이 구제역에 감염됐다면 무조건 살처분해야 해서 막대한 피해를 받게 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감염된 농가가 속한 지역의 다른 농장까지 ‘구제역이 걸렸던 지역’이라는 낙인이 붙어 축산물 유통이 정지되거나 위축돼 지역경제 전체가 침체되기도 한다.

경제적인 피해는 농가나 해당 지역 외에 소비자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구제역 발생으로 많은 수의 가축이 살처분되기 때문에 관련된 식료품의 공급이 줄어든다. 이는 해당 제품의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특히 설날을 앞둔 시점에 구제역이 발생했기 때문에 설물가에 영향을 주어 소비자 부담이 이번 설에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설날을 앞두고 구제역 소식이 들리자, 시민들이 걱정의 목소리를 내기 사작했다. 주부 오모 씨는 “차례상에 꼭 필요해서 무조건 소고기를 살 예정이다. 하지만 구제역 때문에 가격이 올라 설 임박해서 사면 비싸질까봐 미리 사둬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 김현수 차관은 “설 연휴를 며칠 앞둔 현시점에서 구제역이 더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체제를 유지하겠다”며 “구제역 확산을 초기에 차단하기 위해 사육 농가는 물론 관련 종사자 및 지자체의 적극적인 이해와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 지역에서는 조류 인플루엔자도 위협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충남 공주시 금강 인근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 중간검사에서 H7형 조류독감 항원이 검출됐다. 이에 조류독감 긴급행동지침에 의해 방역 조치가 진행 중이다. 다만 이번 검출된 조류독감 항원이 고병원성인지의 여부 판정은 1~2일 정도 더 소요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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