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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마수' 사이버폭력, 연간 1만 3000여 건...네티즌 4명 중 1명, "사이버 폭력 가해 또는 피해 경험"

기사승인 2019.01.30  14: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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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플⋅신상털이로 김포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자살...전문가, "성숙한 시민의식이 진정한 해결책" / 박대한 기자

국제연합(UN) 산하 국제 전기통신연합(ITU)은 2018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39억 명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정보의 바다 인터넷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세계 사람들과 분리될 수 없다. 그 중 대한민국은 단연 인터넷 강국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 전체 가구 중 집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가구를 집계한 ‘가구 인터넷 보급률’이 2017년 기준으로 87.6%다. 대학생 곽희지(22, 경남 양산시) 씨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얻는다. 인터넷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인터넷 없는 집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통계청에서 밝힌 ‘가구 인터넷 보급률’ 및 ‘가구 컴퓨터 보유율’(그림: 통계청 제공).

인터넷은 수없이 다양한 장점이 존재한다. 시간 맞춰 날씨예보를 보지 않아도 인터넷에 날씨를 치면 기상청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마트를 직접가지 않아도 장을 볼 수 있게 해줘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을 도와준다. 게임, 유튜브, SNS는 무료한 일상에 즐거움을 선사한다. 대학생 정성엽(21, 대구시 달서구) 씨는 “심심할 때 인스타그램을 자주 본다. SNS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할 때마다 재밌다. 그러다 보니 틈만 나면 스마트폰으로 온라인에 뜨는 무언가를 들여다보는 게 습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즐거움과 편리함을 얻을 수 있지만, 사용자가 늘수록 악플 등 문제점도 늘고 있다(사진: piaxabay 무료 이미지).

인터넷이 가져다주는 장점들은 무한히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장점과 단점이 함께 늘어나다는 것이다. 그 중 사이버 폭력은 날이 갈수록 심각하다. 사이버 폭력은 사이버공간에서 다양한 형태로 타인에게 가하는 괴롭힘이다. 그 피해범위는 방대하다. 대상에 대한 직접인 욕설·비하뿐만 아니라 ‘신상털이’라고 부르는 개인 신상 정보를 인터넷에 퍼트리는 일도 벌어진다.

사이버 폭력은 자판의 무게를 인식하지 못할 때부터 시작된다. 한 번 악플에 맛을 들이면 반복하는 측면도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대한).

지난해 9월 발생한 ‘240번 버스 사건’은 사이버 폭력 피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4세 아이만 버스에서 하차한 상태에서 아이 엄마의 내려달라는 요청을 무시하고 그 엄마에게 욕설을 한 것으로 알려진 240번 버스 기사에 대한 최초 보도가 나온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는 버스기사에 대한 악플로 뒤덮였다. 그러나 당시 현장을 담은 CCTV가 공개되고 240번 버스 기사의 딸이라 밝힌 네티즌의 글이 올라오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당초 알려진 아이의 나이가 4세가 아닌 7세였으며, 버스 기사는 욕설을 한 적이 없고, “아이 어머니가 울부짖었다”는 표현도 과장된 것임이 밝혀졌다.

240번 버스 사건의 진실은 밝혀졌지만, 이미 피해자 버스기사의 가슴에 박힌 악플은 쉽게 지울 수 없었다. 2018년 3월 19일 중앙일보에서 취재한 240번 버스기사 김모(61) 씨는 “몸이 벌벌 떨릴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에 억울함을 토로하는 글을 올렸던 딸에게도 “진짜 딸이 맞느냐?”, “글이 의심스럽다” 등의 악플이 달렸다. 김 씨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요즘도 가끔 15층 아파트집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다. 이 일을 겪고 보니 악플 때문에 자살하는 유명인들의 심정이 너무나 이해가 간다, 세상 풍파를 헤쳐 온 예순이 넘은 나도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포 어린이집 교사 자살사건의 고인 지인은 지난 10월에 적었던 국민청원 투표수가 20만이 넘지 않아 다시 글을 작성했다(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240번 버스 사건 이후에도 사이버 폭력은 끊이지 않았다. 작년 10월 사이버 폭력에 의해 김포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자살을 택한 사건도 있었다. 사건은 지나가던 시민의 신고로 시작됐다. 시민의 신고는 보육교사 A 씨가 원생 B 군을 학대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사건의 문제는 경찰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온라인을 통해 A 씨는 아동학대범이 됐다는 점이었다. A 씨는 경찰 조사를 통해 학대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원생 B 군의 어머니에게 물의를 빚어 미안하다고 사과했고, B 군 어머니는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일방적인 비난 및 신상털이가 끊임없이 이뤄졌다. 결국 A 씨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A 씨의 지인은 지금도 청와대 청원을 쓰고 있다. “왜 폭행, 폭언, 정신적 스트레스, 악플, 신상공개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갔을까요? 고인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고 이러한 일로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랍니다.”

심한 욕설은 담은 악플은 피해자들에게 비수가 되어 꽂힌다(그림: 취재기자 박대한 제작).

많은 사람들이 악플을 쓰고 그 악플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한다. 그러나 막상 자신이 악플을 썼다고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악플은 익명 뒤에 숨어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대학생 정모(20) 씨는 “연예인에게 악플을 달아본 적이 있다. 욕먹을 짓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내 악플에 공감하니까 더 악플을 쓰는 데 재미를 붙였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모(22) 씨는 “학창시절에 나를 빼고 친구들이 따로 단톡방을 만든 적이 있었다. 앞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지냈는데 알고 보니 그 단톡방에서 친구들이 집단응로 나를 욕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나중에 다른 친구에게 듣고 충격을 받았다. 지금 나는 그 친구들과 만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 주변에는 사이버 폭력을 당한 사람들이 꽤 많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인터넷 이용자 4명 중 1명은 조사 당시 최근 6개월 이내에 사이버폭력 가해 또는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성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신병률 교수는 ‘침묵의 나선 이론’으로 악플 다는 사람들의 심리를 설명했다. 신 교수는 “여론형성 과정에서 다수의 의견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은 고립되는 것이 두려워 침묵한다. 소수의 사람들이 악플을 달기 시작하지만, 그 악플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다수가 되면, 비록 그 악플에 반대하더라도 자신이 소수라는 생각이 침묵하고 악플에 반박하지 않는다. 이게 한 번 악플이 터지면 걷잡을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통계자료에 따르면, 사이버명예훼손·모욕 사건은 2015년 1만 5043건 이후, 2016년 1만 4908건, 2017년 1만 3348건으로 점차 줄고 있다. 그렇다고 악플의 피해 정도가 줄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사이버안전국 관계자는 “전체 건수는 줄었지만, 악플 피해의 정도와 한 번 악플을 당해서 그후 일상생활에 피해를 입는 2차 피해 정도를 수량적 통계로 표현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악플은 모두에게 폭력이 된다는 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 그러나 ‘240번 버스 사건’부터 ‘김포 어린이집 사건’까지 악플로 인해 일어나는 사건·사고는 멈출 줄 모른다. 악플의 문제에 대해 신병률 교수는 “사이버 폭력은 유명인들부터 일반인 남녀노소, 그리고 어린학생들까지, 심지어는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사이버 세상에서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사이버 폭력은 사회적 구조와 시민의 의식이 함께 성장했을 때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취재기자 박대한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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