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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레트로' 열풍...인구 변화로 주소비층 된 4050세대 겨냥한 향수 자극 마케팅

기사승인 2019.01.28  2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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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나나우유, 새우깡, 복고 패션 등 드라마 영화 타고 유행 물결...'보헤미안 랩소디'가 레트로의 결정판

“유행은 돌고 돈다.” 이 말을 증명하듯, 최근 대한민국에는 ‘레트로’ 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다. 레트로는 과거를 회상하거나 추억하기 위한 매개체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영어 ‘retrospect’의 줄임말이다. 패션에서부터 식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레트로는 큰 호응 얻고 있다.

한국일보 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레트로 열풍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성장했다. 경기가 악화되면서 서민들이 먹고살기 힘들어지자 과거의 행복하고 즐거웠던 추억들로부터 위로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후 2012년 미디어를 통해 레트로를 배경으로 한 콘텐츠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레트로 열풍은 더욱 가속화됐다. 큰 흥행을 거둔 2012년 작 영화 <건축학개론>은 가수 ‘전람회’의 1990년대의 인기곡인 <기억의 습작>과 함께 무선 호출기인 ‘삐삐’ 등 당시 인기를 끌었던 물건이나 음악들을 등장시켜 대중들이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촉발제가 됐다.

또 일각에선 레트로 현상이 인구문제의 결과라고 본다. 최근 레트로 콘텐츠는 1980~90년대 문화를 주요 배경으로 삼고 있다. 이는 현재 사회에서 주요 소비층인 3040세대가 청소년기를 보냈던 시절이다. 서울대 조영태 교수의 책 <정해진 미래>에 따르면, 전체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특히 1020세대의 인구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자, 기업에서는 주요 소비층인 4050세대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이들이 어린 시절 소비하던 상품이나 음악 등을 마케팅 전략의 일환인 레트로 풍으로 유행시켰다고 지적했다. 4050세대를 주축으로 다시 소비되는 8090년대의 레트로 사례는 새우깡, 바나나우유 등이다.

2015년부터 방영돼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전 연령층에게 사랑받았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는 대한민국을 레트로 열풍에 빠뜨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H.O.T’의 <캔디>와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 등 그 당시 인기 있었던 노래, 출연진들이 입었던 통이 넓은 연한 색 청바지, 니트 등을 드라마 속에서 다시 유행시켰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애청자인 이창숙(54, 경북 포항시) 씨는 “항상 딸과 함께 <응답하라> 드라마를 자주 시청했는데 그 시절의 음악이나 시대적 상황을 딸과 공유하면서 대화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패션분야에서 레트로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1990년대 유행했던 패션이 30~40대뿐만 아니라 1980년대에서 2000년 초반 사이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 또는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1020세대들은 명품 브랜드로 자신을 꾸미는 것을 오히려 촌스럽게 여긴다. 레트로가 비록 진부하고 촌스럽지만, 그 속에 독특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1020세대들은 오히려 1980~90년대 감성이 주는 촌스러움을 즐긴다.

평소 레트로 패션을 즐겨 입는 대학생 정모(21, 부산시 남구) 씨는 “현대는 다양하고 감각 있는 문화로 가득하지만, 현세대들은 그것들을 빠르게 질려하고 색다른 것을 쫓아간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시대이기 때문에 더욱 호기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요즘 길거리에서 흔히 레트로 패션을 볼 수 있다. 브랜드 이름이 옷 가운데에 크게 새겨진 이른바 ‘빅로고 패션’, 원색에 가까운 비비드한 옷감컬러, 넓은 바지 밑단 등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외에도 소셜커머스업체 티몬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올해 ‘서태지와 아이들’이 착용해 90년대를 풍미했던 벙거지모자의 매출이 32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레트로 패션이 인기를 끌면서 구제 옷을 판매하는 빈티지 가게 또한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평소 빈티지 가게에 자주 방문하는 대학생 안나영(21, 부산시 남구) 씨는 “빈티지 가게가 일반 옷 매장들보다 레트로 풍의 옷 종류도 많고 저렴해서 자주 가게 되는 것 같다”며 “주로 빈티지 가게에서 청재킷이나 베레모를 사는데 이 옷들이 나만의 느낌을 연출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대학 중심가를 거닐다보면 대학생들이 레르로 풍의 밑단이 넓은 청바지를 입고 있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사진: 취재기자 김지은).

식품업계에도 레트로 열풍이 심상치 않다. 2016년 방영했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그 촉발제가 됐다. 80년대를 연상케 하는 음료와 초콜릿, 과자 등이 나와 시청자들의 옛 추억을 자극했다. 그 기세를 몰아 기업들은 하나같이 옛 제품을 리메이크한 제품들을 내놓았다. 대표적인 예로 1974년 첫 출시돼 여전히 국민 우유로 사랑을 받는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다.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추억의 빙그레 로고와 서체를 제품에 부착시켜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전업주부 김모(51, 경남 진주시) 씨는 “어렸을 때 바나나맛 우유를 굉장히 좋아했다. 어렸을 때 먹었던 그 바나나맛 우유를 다시 먹는 것 같아서 새롭고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1974년 출시이후 국민적 우유로 가장 사랑받고 있는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는 작년 연말 크리스마스 에디션으로 꾸며진 포장으로 시중에서 인기를 끌었다(사진: 취재기자 김지은).

“We will, we will rock you.” 작년 말 극장가에서 가장 화제였던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70~90년대 퀸의 헤어스타일과 의상, 심지어 무대까지 똑같이 재현해 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화의 흥행으로 쟁쟁한 가수들의 음원을 제치고 퀸의 노래가 음원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대중음악에도 레트로 열풍이 더해지고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실재 인물 프레디 머큐리 동상(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대학생 이지은(21, 경남 진주시) 씨는 “원래 퀸의 음악을 좋아했지만, 영화를 보고 더욱더 퀸의 음악을 찾아서 듣고 있다. 퀸의 음악뿐만 아니라 옛날의 유행했던 음악들을 찾아서 듣고 있다. 매번 비슷한 멜로디의 가요만 듣다가 옛날의 어쿠스틱한 감성의 노래를 들으니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방송계에서도 레트로는 뜨거운 화젯거리다. 2014년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특별 기획인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를 통해 80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이 오랜만에 프로그램에 나와 무대를 꾸몄다. 이후 그때의 음악들이 다시 한 번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각종 음원차트를 섭렵했다. 토토가 이후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드라마 <고백 부부>,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등이 대중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며 레트로 콘텐츠 흥행을 이어갔다.

레트로 열풍 앞에 장밋빛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선 레트로 열풍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낸다. 레트로 열풍 현상은 과거 존재했던 콘텐츠를 재소비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한다. 1980~9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냈던 이모(47, 부산시 진구) 씨는 “그때를 추억하는 것은 좋지만 과거의 촌스러운 문화가 다시 유행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문화는 발전해야지 다시 돌아가면 안된다”고 말했다.

경성대학교 심리학과 박천식 교수는 “갈수록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주요 소비층인 4050세대가 자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리면서 옛날을 그리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한국에 불고 있는 레트로 열풍은 이 열기가 빨리 식지 않고 앞으로도 우리 주류문화를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취재기자 김지은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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