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보다는 유의미한’ 잡지를 읽을 수 있는 공간 ‘종이잡지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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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보다는 유의미한’ 잡지를 읽을 수 있는 공간 ‘종이잡지클럽’
  • 취재기자 류효훈
  • 승인 2019.01.2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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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대표 “잡지사와 기획하고자 하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플랫폼도 되고 싶다” / 류효훈 기자
종이잡지클럽에는 국내외 약 250편 가량의 잡지가 있다(사진: 취재기자 류효훈).

만화카페, 서점 등 세상에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읽을 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이 있다. 그 중에 잡지만을 제공하는 아주 특별한 곳이 있다. 바로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조그마하게 자리 잡은 ‘종이잡지클럽’이 그 주인공이다.

종이잡지클럽은 합정동의 한 건물 지하 1층에 자리 잡고 있다. 작년 10월에 오픈한 이곳은 여느 책방과 비슷하게 이용료를 내고 이용하면 된다. 이용료는 하루 3000원이며, 국내외 약 250편 잡지를 보유하고 있어 취향에 따라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

종이잡지클럽 한 벽면에는 큰 칠판을 통해 달마다 주제에 맞게 잡지를 추천해주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류효훈).

만약, 손님이 어떤 잡지를 고를지 모르겠다면 카운터에 있는 종이잡지클럽 김민성 대표에게 추천해달라고 하면 된다. 김 대표는 여유로울 때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쪽지'라는 매개체를 통해 어떤 잡지가 좋은지 추천해준다. 김 대표는 “처음 방문한 사람이 운영자랑 대화를 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혼자 보고 싶은 사람도 있다. 보다 친밀감 있게 대화 거는 방식을 찾다가 쪽지라는 매개체를 찾게 됐으며 올해 처음 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축구를 좋아하는 기자는 쪽지를 통해 축구 관련 잡지를 추천받았다. 손흥민의 인터뷰가 담긴 'GQ 코리아' 2018년 12월 호와 UEFA 챔피언스리그의 브랜드 가치를 다룬 '매거진B' 두 권이었다.

축구에 관심이 많은 기자는 'GQ 코리아' 2018년 12월호와 '매거진 B'를 추천받았다(사진: 취재기자 류효훈).

잡지를 추천해준 김 대표는 “요즘은 스포츠 관련 잡지들이 점점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대신, 리오넬 메시나 호날두, 레알 마드리드 등 선수나 구단이라는 하나의 특정 브랜드를 다루는 잡지들이 생겨났다. 'GQ 코리아는 손흥민이라는 브랜드를 인터뷰로 다뤘고, '매거진 B'는 챔피언스리그라는 브랜드를 다뤘기 때문에 이들을 추천해줬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읽어보니 잡지만의 매력이 있었다. GQ 코리아는 손흥민의 인터뷰와 함께 화보사진을 많이 다뤘으며, 매거진 B는 챔피언스리그의 역사, 기록 등 무수한 정보를 한 권에 다 정리했다. 김 대표가 말한 것처럼 이들 잡지는 현재를 다룬 흔적이 보였으며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무수한 정보를 이해하기 편하도록 깔끔하게 정리해 놓았다.

방문자들에게 쪽지로 잡지를 추천해주는 특별한 감성이 담긴 종이잡지클럽은 김 대표와 함께 3명의 친구가 모여 만들었다. 이들은 잡지가 여전히 만들어지고 판매되고 있는 상황에서 잡지를 만드는 사람들과 보는 이들을 이어주는 플랫폼 역할을 해보고자 종이잡지클럽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잡지 '볼드매거진 11호-머니' 편 위에 붙여져 있는 포스트잇. 책에 대한 설명이 담겨져 있다(사진: 취재기자 류효훈).

김 대표는 “지금 사람들은 잡지라는 콘텐츠를 잘 모르거나 광고가 많고 올드한 콘텐츠라고 많이들 생각한다. 다만, 인터넷에는 정보가 굉장히 많지만, 그 속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찾기가 힘들다. 그에 비해 잡지는 책보다는 해당 분야의 현재 상태를 다루고 있으며 인터넷보다는 유의미한 정보를 다루는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종이잡지클럽에는 외국의 이슈를 다룬 잡지들도 있다(사진: 취재기자 류효훈).

김 대표는 잡지를 정보의 가이드라고 정의했다. 그는 “요리를 배우고 싶으면 요리 잡지를 참고하면 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 잡지와 흡사하다. 이런 SNS에 사진을 찍고, 올리고, 글을 쓰는 일이 잡지랑 비슷하다. SNS 유저들이 잡지사와 협업해서 일을 한다면 재미 있는 일이 생길 거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 현재의 종이잡지클럽으로 탄생된 것”이라고 말했다.

종이잡지클럽에서는 하루 이용료 3000원을 내고 마음에 드는 잡지를 마음 껏 골라 읽으면 된다(사진: 취재기자 류효훈).

말대로 쉽게 되지는 않았다. 종이잡지클럽에는 하루에 평균 15명 정도 방문한다. 또, 콘텐츠를 잡지로 만드려는 사람들과 읽고 싶은 사람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라는 역할을 위해 여전히 여러 잡지사와 파트너쉽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힘들지만, 사람들이 추천해주는 잡지의 콘텐츠를 보고 좋아할 때 가장 기쁘고 이곳을 운영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 또한, 이 공간에는 세계의 다양한 잡지들이 들어온다. 해외패션 트렌드가 어떤지, 경제적 이슈가 어떤지 알 수 있고, 잡지식이 늘어나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잡지사들과 우리 서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고객한테는 잡지를 추천해주고, 잡지사와 협업하는 플랫폼이라는 우리 서점의 역할을 더욱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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