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광안리 해수욕장 주변은 지금 '쓰레기 바다'
상태바
해운대, 광안리 해수욕장 주변은 지금 '쓰레기 바다'
  • 취재기자 박신지
  • 승인 2015.06.16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컵라면 용기, 김밥 포장지, 술병 등 함부로 투기...집중 단속에도 아랑곳 안해

낮 기온이 25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로 모이고, 그 곳에서 먹고 마시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더불어 바닷가 주변은 쓰레기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부산의 대학가, 골목, 원룸 촌 등 최근 쓰레기 문제가 여러 곳에서 나오자, 해당 지자체는 쓰레기통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부산의 바닷가도 마찬가지로 쓰레기통이 설치됐다. 군데군데 여분의 쓰레기 봉투까지 구비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래밭과 주변 도로에서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가 넘쳐난다.

▲ 부산 광안리 바닷가에 설치된 쓰레기통(사진: 취재기자 박신지).

지난 해 12월,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해수욕장의 안전관리 권한이 해경에서 각 지방자치 단체로 넘어갔다. 실제로 관리는 소방본부의 119시민수상구조대, 그리고 지자체에서 선발한 민간 안전인력이 하게 됐다.

최근 부산의 일부 해수욕장 관리가 민간 안전인력에게로 넘어가면서 해수욕장의 각종 제재가 심해졌다. 입욕 금지시간을 지키지 않는 경우, 허가받지 않은 불꽃놀이를 할 경우, 모래사장에서의 흡연, 그리고 쓰레기 무단투기를 할 경우, 모두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과태료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여전히 광안리와 해운대 해수욕장엔 삼각 김밥 포장지나 컵라면 용기, 술병 등이 버려져 있다. 폭죽놀이 잔해도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다. 불꽃놀이 폭죽은 법으로 금지됐음에도 불구하고 바닷가 주변 노점상, 혹은 가게에서 판매되고 있다.

대학생 이주리(20, 부산시 금정구) 씨는 “모래사장에 버려진 쓰레기들에 발을 찔린 적 있다. 맨발로 다니기 무섭다”고 했다. 또 해운대 바닷가로 피서 온 직장인 이소영(27, 경기도 김포시) 씨는 “바닷가도 더럽지만 주변 도로에도 쓰레기들이 너무 많아서 미관상 좋지 않다. 위험할 수도 있다”고 했다.

부산 지역 내 해운대, 송정, 송도 해수욕장은 6월 1일에 개장됐다. 나머지 광안리와 다대포 해수욕장은 7월 1일에 개장됐다. 이미 개장된 해운대에는 모래사장과 그 주변 도로를 조금만 걸어도 곳곳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가 쌓여있다.

▲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에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버리고 간 쓰레기가 쌓여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신지).

가장 최근 개장된 광안리 해수욕장과 해변가 길을 따라 연결된 민락 수변공원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해가 지고 작은 봉투를 들고 다니며 광안리 바닷가의 쓰레기들을 정리하던 김모 씨는 “사람들이 음식을 먹은 후 쓰레기들을 앉아 있던 자리에 그대로 두고 가는 경우가 많다. 정리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어서 눈에 보이는 큰 쓰레기들이라도 줍는 편이지만 조금만 지나면 다시 쌓인다”며 “쓰레기통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먹은 건 치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버리고 간 쓰레기로 가득한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의 민락 수변공원(사진: 취재기자 박신지).

인근 주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김상백(55, 부산시 수영구 광안동) 씨는 “집과 가까워서 새벽녘에 종종 산책 겸 광안리 바닷가에 들르는데 늘 쓰레기가 많다. 날이 더워지면서 더 많아졌다. 초저녁에 오는 나이 지긋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쓰레기를 잘 치우고 가는데 젊은 사람들이 밤새 놀고는 쓰레기를 다 그대로 두고 간다. 요즘 이 주변 쓰레기를 정리하면 모래를 채웠을 때 200kg이 넘는 포대자루가 10개 가까이 나온다고 들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도덕관념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하룻밤 사이에 광안리와 수변공원에서 나온 쓰레기(사진: 취재기자 박신지)

수영구 환경미화원 김모(57) 씨는 “날이 따뜻해지기 시작했던 5월 초부터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덩달아 쓰레기도 많아졌다. 해수욕장이 개장되고 학생들이 방학하면 사람과 쓰레기는 더 늘어난다. 지금도 새벽 2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종일 쓰레기를 정리하는데 감당이 안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