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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간 ‘태움’이 원인?…서울의료원 간호사 극단적 선택

기사승인 2019.01.11  21: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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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연대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법안이 통과돼도 현장에서는 체감하기 힘들어” / 이종재 기자

지난 5일 서울의료원의 한 간호사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10일 오후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의료연대는 지난 5일 서울의료원에서 일하던 간호사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원인은 간호사 간의 ‘태움’으로 알려졌다.

태움은 병원 내 간호사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은어다. 사람을 재가 될 때까지 태울 정도로 괴롭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로 간호사들을 교육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신입이나 자신보다 연차가 낮은 간호사의 군기를 잡는 데 악용되고 있다.

의료연대 서울지부에 따르면, 2013년에 입사해 병동에서 5년간 일하던 A 씨는 지난달 18일 행정부서로 발령받았다. 이후 출근 12일만에 본인에게 압박을 주는 부서원들의 행동 때문에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했고 이달 5일 목숨을 끊은 것으로 밝혀졌다.

고인이 남긴 유서에는 "병원 사람들은 조문을 오지 말라"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또한 고인이 옮겨간 행정부서 동료들과 관계 때문에 힘들어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 원인이 태움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태움이 논란이 된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2월에도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한 간호사가 "태움 때문에 일하기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경찰 조사 결과 태움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A 씨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의료연대 서울지부는 “지난 달 27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며 “그럼에도 또다시 9일만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연대는 “노동자를 위한 법이 통과돼도 현장에서는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사건이 해결되는지 여부가 향후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실제로 현장 노동자들을 위한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반 시민들도 이번 사건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페이스북 ‘간호사, 간호학과 대나무숲’에서 한 네티즌은 “아산병원에서 태움으로 간호사가 목숨을 끊은 게 1년도 지나지 않았다”며 “그런데 이번엔 전국 1등 시립병원이라는 서울의료원에서 같은 사건이 일어났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간호학과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다른 네티즌은 “하루하루 간호사 국가고시 합격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슬픈 소식을 들으니 안타깝고 허무함이 밀려온다. 또 내가 간호사가 돼서도 같은 일을 당할까 무섭기도 하다”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는 “서울의료원 간호사의 안타까운 죽음에 깊은 애도와 유가족께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간호사로서 병원 현장에서 환자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한 고인의 명예가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의 사망소식에 대해 공식적이고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이 없어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며 “하루 빨리 서울의료원과 서울시의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지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취재기자 이종재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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