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현대인물을 찾아서, 백점기 편①] 조선해양공학계 양대 노벨상 수상, 선박안전 혁신기술 높이 평가 받아
상태바
[부산의 현대인물을 찾아서, 백점기 편①] 조선해양공학계 양대 노벨상 수상, 선박안전 혁신기술 높이 평가 받아
  • 차용범
  • 승인 2019.01.07 16: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해양공학계 양대 ‘노벨상’ 수상 백점기에게 해양∙재난 안전의 길을 묻다 / 차용범
이 글은 인터뷰 시점이 5년 전 2014년인 까닭에 일부 내용은 현 시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백점기(白点基, 62) 교수. 조선해양공학계의 양대 ‘노벨상’, 미국조선해양공학회의 데이비드 W. 테일러 메달과 영국왕립조선학회의 윌리엄 프루드 메달을 잇달아 수상했다. 양대 상을 모두 수상한 예는 세계 역대 3번째. 선박⋅해양 플랜트 안전설계 분야의 원천기술을 연구하고 산업화를 이룬 공로가 크다. 그의 연구는 SCI 논문 피인용실적 905회를 기록하고 있다. 영문저서 4권은 영국 케임브리지, 미국 MIT 등의 주요 교재다. 250여 편의 SCI/SCIE급 국제저널 논문을 포함한 500여 편의 논문과 40여 건의 국내외 특허출원으로 다수의 세계적 논문상, 학술상을 수상했다. 연구와 실용, 양면에 두루 탁월한 세계적 석학이다.

‘세계를 이끄는 한국의 창조적 공학자’, 그는 ‘세계최고 조선해양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는 선구자다. 한국을 먹여 살릴 6대 미래 선도산업 중의 하나인 해양플랜트 산업의 정부단위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다. 교육⋅연구를 넘어, 사회⋅국가에 봉사하는데도 열심이다. 정부 산하 사단법인 화재폭발안전포럼의 이사장을 맡아, 안전대책과 대응체계 구축을 주도하고 있다. 선박 안전설계의 권위자로서, 최근 세월호 참사 이후 사고원인과 구조환경에 대한 소신 있고 정확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부산사람 백점기, 그가 부산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며 세계적 공학자로 우뚝한 그 바탕과 저력은 무엇인가? 그는 ‘조선해양강국’ 한국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며 어떤 대응전략을 구상하고 있나. 조선⋅해양 및 화재폭발 부문에선 ‘위험사회’ 한국을 극복할 어떤 실용적 처방을 내어놓을 것인가. 과학기술계 전문가, 그가 꿈꾸는 사회기여의 궁극적 목표는 과연 무엇인가?

[주요약력]

1957년 경남 사천 출생. 부산대 조선공학과 학사. 오사카대 대학원 조선공학 석사 박사. 벨기에 리에주대 명예박사. 1989년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2004년 영국왕립조선학회 석학회원, 상임이사, 한국지회장. 2008년 부산대 로이드선급재단 우수연구센터장. 2011년 부산대 선박해양플랜트기술연구원 원장. 2011년 미국조선해양공학회 석학회원. 2012년 이탈리아선급 한국조선자문위원회 위원장. 2013년 미국조선해양공학회 부회장, 일본선급 한국기술위원회 위원장. 2013년 경암학술상, 미국조선해양공학회 데이비드 W. 테일러 메달, 영국왕립조선학외 최우수 논문상, 미국기계공학회 OMAE 최우수 논문상. 2014년 과학기술훈장 웅비장. 2015년 영국왕립조선학회 윌리엄 프루드 메달 수상자 선정.

 

부산사람, 조선해양공학계 양대 노벨상 수상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백점기(白点基, 62) 교수가 조선해양공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윌리엄 프루드 메달(William Froude Medal)의 2015년도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메달은 영국 왕립조선학회가 1955년 제정, 수여하는 상이다. 백 교수는 영국인이 아닌 최초의 이 상 수상자다. 백 교수는 2013년 미국과 유럽지역 이외의 인사로는 최초로 미국조선해양공학회의 데이비드 W. 테일러(David W. Taylor Medal) 메달을 수상한 바 있다. 부산 과학기술계가 백 교수 같은 세계적 석학을 배출했다. 정말 자랑스럽지 않은가?

조선해양공학계의 양대 세계 최고상을 모두 수상한 예는 역대 3번째. 백 교수는 선박 해양 플랜트 안전설계(Safety Design)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 이 분야 원천기술 개발과 산업적 실용화에 탁월한 업적을 인정받고 있다. 윌리엄 프루드 메달 수상은 영국왕립조선학회 2015년 런던에서 개최되는 총회 석상에서. 영국왕립조선학회와 미국조선해양공학회는 세계 최고 권위의 조선해양공학 학술단체다.

부산사람 백점기 교수가 조선해양공학계의 양대 세계 최고상을 모두 수상한 것은 백 교수 개인을 넘어, 조선해양강국 한국의 위상을 우??nbsp;세운 역사적 쾌거다. 백 교수가 2013년 데이비드 테일러 메달 시상식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사진: 차용범 제공).

Q. 조선해양공학계 양대 노벨상, 그 영광의 두 메달을 모두 수상한다. 감회가 어떠한가?

“개인의 영예와 영광을 뛰어넘어 부산과 한국, 나아가 아시아 전체 조선해양공학 기술의 수준과 연구성과를 인정받아 뿌듯하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조선해양산업을 ‘세계 최고’로 발전시키는데 더 기여할 각오다.” 반백의 머릿결에 부드러운 표정, 그러나 형형한 눈빛은 기술연구 외길의 결기를 그대로 드러낸다.

이쯤에서 두 ‘노벨상’을 훑어본다. 윌리엄 프루드 메달, 선박설계 분야에 큰 발자취를 남긴 윌리엄 프루드의 업적을 기리고자 1955년 영국왕립조선학회가 제정했다. 세계 조선해양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과학자에게 부정기적으로 수여한다. 지금까지 모두 24명의 과학자가 수상했다. 백 교수는 영국 외 지역의 과학자로는 최초다.

데이비드 W 테일러 메달, 세계 조선해양공학 발전에 획기적 공헌을 한 데이비드 테일러 미국 해군제독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35년 미국조선해양공학회가 제정했다. 매년 1명의 과학자에게 수여하며, 수상자가 없는 해도 있다. 제1회 수상자인 데이비드 테일러를 포함, 백 교수는 78년 역사에서 74번째 수상자다. 테일러 메달은 그동안 미국과 영국에서 독식했다. 비영미권 학자로서는 백 교수가 첫 수상자다. 많은 원천기술을 확보한 일본도 아직 테일러 메달과 프루드메달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조선해양안전 혁신기술∙영문논문∙국제학회 참여 높은 평가

Q. 하나도 받기 힘든 두 메달을 모두 수상했다. 그 이유가 어디 있다고 생각하나?

"그동안 영문 위주로 500여 편의 학술논문을 쓰고 조선해양 관련 국제학회에 빠짐없이 참가하며 토론해 온 결실인 듯하다. 특히, 파도, 바람, 조류, 심해저 초고압, 극한지 같은 극한환경과 침몰, 좌초, 충돌, 화재, 폭발 같은 사고환경에서의 선박 해양플랜트 안전설계를 짧은 시간 내에 정밀하게 분석하도록 한 혁신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국제 산업계에 상용화함으로써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실제 안전설계에 활용하도록 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대체에너지 생산, 비용 절감, 환경 보호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폐선박으로 전기 만드는’ 특허기술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백 교수의 연구는 SCI(과학기술논문 색인지수) 논문 피인용실적 905회를 기록하고 있다. 영국왕립조선학회와 미국조선해양공학회로부터, 최우수논문상을 각각 5회(영국왕립조선학회 설립 150여 년 역사상 최초) 및 2회 수상했다. 산업화 측면에서 최근 10여 년간 총 70개 과제(650여억 원)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영국왕립조선학회와 미국조선해양공학회 모두 석학회원으로 활동하고, 미국 유럽 이외 인사로는 최초로 미국조선해양공학회 부회장에 뽑히기도 했다.

그는 다수 국제단체에서 활동하며 15개 국제저널의 편집위원 및 논문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자랑스러운 부분, 그는 2012년 벨기에 리에주대학교(University of Liege) 명예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리에주대는 1817년 설립 이래 노벨 과학상, 노벨 평화상, 노벨 문학상 수상자에게만 수여해온 명예박사학위를 공학 분야로는 드물게 백 교수에게 수여했다.

벨기에 리에주대학교는 노벨 과학상, 평화상, 문학상 수상자에게만 수여해온 명예박사학위를 공학 분야로는 드물게 2013년 백 교수에게 수여했다. 사진은 명예 박사 학위 수여식 장면(사진: 차용범 재공).

Q. 특히 2013년에는 국내외에서 많은 상을 받았다. '데이비드 W 테일러 메달', 경암학술상, 영국왕립조선학외 최우수 논문상, 미국기계공학회 OMAE 최우수 논문상....

"그렇다, 지난해는 가족들이 놀랄 정도로 상복이 많았다. 외국에서 크고 귀한 상들을 받은 것도 기쁜 일이지만, 국내에서 경암학술상을 받은 것도 참 기분 좋은 일이었다.“ 경암학술상, 부산 향토기업 태양그룹의 송금조 회장이 재산 1000억 원을 희사해 만든 경암교육문화재단에서 수여하는 상. 개인상금 2억 원으로, 국내최고 수준이다. 그는 제9회 경암학술상 공학부문에 수상했다. 부울경 지역 학자로는 최초의 수상이다.

Q. 논문으로 받은 상이 정말 많다. 그 많은 고급논문 쓰기, 힘들지 않은가?

“논문을 쓰기 시작한 게 석박사 과정 때부터이니 30년 이상 써온 셈이다. 1년에 15편 정도 논문을 쓴다. 기자가 기사 쓰는 게 일이듯, 교수는 논문 쓰는 게 일이다. 연구하는 게 재밌다. 주제를 잡고 나면 논문을 쓰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좋은 논문을 쓰는 작업은 요리사가 맛있고 품격있는 요리를 만들어 내는 작업과 비슷하다. 내 많은 논문, 내가 연구하는 분야에 그만큼 해결할 사안이 많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부산의 현대인물을 찾아서, 백점기 편②]로 이어집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