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소확행은 무엇인가요?" 2018년을 장식할 올해의 유행어는 '소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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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소확행은 무엇인가요?" 2018년을 장식할 올해의 유행어는 '소확행'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12.2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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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포털 인크루트 '2018년 유행어 설문조사' 실시...'갑분싸', '인싸' '영미~' 등 / 신예진 기자

“하루에 커피 한 잔은 나의 소확행”, “너 아싸인 줄 알았더니 인싸네.”

2018년 대한민국을 휩쓴 유행어가 선정됐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18년 유행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고의 유행어에 ‘소확행’이 뽑혔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설문조사플랫폼 두잇서베이와 공동으로 진행했고, 성인남녀 2917명이 참여했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1.81%p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준말인 소확행은 28.8%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소확행은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8년 대한민국 소비 트렌드’로도 선정된 바 있다. 이는 바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이라는 뜻이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6년 펴낸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처음 언급됐다.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말은 깨끗한 팬티가 잔뜩 쌓여 있다는 것은 인생에 있어서 작기는 하지만 확고한 행복의 하나 (소확행)가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데, 이건 어쩌면 나만의 특수한 사고 체계인지도 모르겠다”

소확행은 지난해 한국을 강타했던 ‘욜로’(YOLO)와 확실하게 대비된다. 욜로는 ‘한 번뿐인 인생 최대한 즐겁게 지내자’는 뜻이다. 소확행의 유행은 최근 출세나 과시를 버리고 자신의 만족을 위한 소박한 분위기를 추구하는 생활 양식이 각광받는 현실과 맥락을 같이한다.

2018년 최고의 유행어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이 차지했다(사진: 구글 무료 이미지).

‘갑분싸’는 18.5%로 2위에 올랐다. 갑분싸는 ‘갑자기 분위기 싸늘해짐’의 준말이다. 대화 중 누군가 분위기에 맞지 않는 뜬금없는 발언을 하거나, 정적이 흘렀을 때 사용된다. 인기 인터넷 방송 BJ인 보겸이 자주 언급해 유행어가 됐다. 올해 방송과 SNS에서 자주 언급되면서 전 연령을 아우르는 신조어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다른 단어와 결합한 갑분O으로 ‘갑분 시리즈’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3위는 ‘인싸’로 16.0%의 지지를 받았다. 인싸는 타인과 매우 잘 어울리는 사람을 지칭한다. 특히 조직 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항상 무리의 중심이 되는 주도적인 사람을 말한다. 조직에 섞이지 못하고 겉도는 사람을 뜻하는 영어 ‘outsider’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사용돼 영어 insider(인사이더, 내부자)의 줄임말이다.

4위에 오른 ‘영미~’(12.6%)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여자 컬링팀 소속 김영미 선수 이름이다. ‘안경 선배’라 불리는 김은정 주장이 경기 내내 “영미~”, “영미영미!”를 외치며 국민들의 마음에 각인됐다. 다른 국가와 달리 한국 여자 컬링 선수들의 경기 작전은 모두 ‘영미’로 통한다고 한다. 목소리나 강도, 뉘앙스에 따라 뜻이 전달되는 것이다. 평창 올림픽 이후 SNS에는 여자 컬링팀 분장을 하고 ‘영미’를 외치는 패러디 동영상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 외에도 과한 정보라는 뜻인 (Too Much Information)의 준말인 ‘TMI’(9.5%), 비속어인 존x 버틴다의 준말인 ‘존버’(6.1%)가 뒤따랐다. 또 현실 자각 타임인 ‘현타’(2.6%), ‘무엇?’(2.1%), ‘평양냉면‘(1.7%), ’엄근진‘(1.4%)’ 등이 유행어 반열에 올랐다. 엄근진은 엄격, 근엄, 진지의 줄임말이다.

한편 순위권을 차지한 대다수 유행어는 줄임말이다. 소확행, 갑분싸, 인싸, 존버 등이 이에 해당한다. SNS가 현대인의 필수 앱으로 자리하면서 인터넷 용어와 줄임말이 생활 깊이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 또 방송 예능프로그램이 단순히 재미를 위해 ‘갑분싸’ 등 신조어를 사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방송언어 관련 심의규정 위반 여부에 대한 중점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도 했다. 방통위는 “저속한 조어, 비표준어를 지속적으로 반복하여 사용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위반 여부를 검토하겠다”면서 “인터넷과 달리 전 연령이 시청하는 방송에서 부적절한 조어를 남용하는 것은 어린이·청소년의 정서 발달과 바른 언어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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