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에어비앤비'에 숨어 있는 검은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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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에어비앤비'에 숨어 있는 검은 그림자
  • 제주도 제주시 송선영
  • 승인 2018.12.2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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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시민발언대] 제주도 제주시 송선영

여행은 두 글자만으로도 모든 이를 설레게 만든다. 여행하면서 느낄 수 있는 설렘과 짜릿함을 맛 본 사람들은 무엇에 끌려가듯 또 여행을 찾는다. 여행자들의 여행 계획 첫 단계는 숙소와 일정이다. 그만큼 여행에서 숙소는 가장 먼저 거론되고 우선순위로 정해질 만큼 중요한 여행 일정 중 하나다.

하지만 사람들의 입맛을 완벽히 맞춰줄 숙소를 예약하기는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에어비앤비는 하나의 문구를 내밀었다. 바로 "You Belong Here.' 이는 어디에서나 본인의 집처럼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여행을 지향한다는 말이다. 그렇다. 에어비앤비는 WHO, WHEN, WHERE, 이 세 박자를 다 맞춰줄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의 여행 플랫폼인 것이다.

신뢰 속에 숙소를 공유하는 에어비앤비가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신뢰 없이는 공유 경제도 없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에어비엔비는 모르는 사람에게 자기 공간을 내어주는 서비스다. 여행자들에게는 비싼 숙박업소보다 훨씬 저렴한 숙소를 예약할 수 있어 좋고, 집을 사용하지 않는 동안 빌려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제공자에게도 좋은 원 플러스 원 효과가 있다. 심지어 그 나라, 그 도시 여행지에 사는 현지 주민의 숙소를 사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기에 여행자들에게는 더욱더 의미 있는 여행이 된다.

그런데 의미 있는 여행이 최악의 여행이 되는 순간은 한 끗 차이다. 작년 국내 언론들 기사에 ‘일본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몰카 찍힌 한국인’이라는 기사가 하나 올라왔다. 공유경제의 한 획을 그었던 에어비앤비가 범법자 한 사람으로 인해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 서로 믿고 이뤄졌던 만남이 어느새 목숨을 걸어야 하는 모험이 돼버렸다. 에어비앤비의 장점 속에 숨어있던 검은 그림자들이 하나 둘씩 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는 고등학교 때 우정여행을 서울로 가기 위해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적이 있다.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숙소를 예약했고 좋은 추억을 쌓고 왔다. 하지만 몰카 사건이 터지자마자, 우리도 그 피해자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방심한 사이 몰카가 찍혔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수치스럽고 걱정이 앞섰다. 190개국 전 세계 3억 명이 사용하는 숙박업소 사이트인 에어비앤비의 피해자들은 그 이상보다 더 할 것이며, 어느 정도의 범죄가 일어났는지 예측도 할 수 없다.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의 것을 나눠 이익을 얻었던 에어비앤비를 통해 공유경제도 이중성이 있다는 것을 대중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런 범죄를 통해서 공유경제가 좋은 점만 부각시켜 위험성을 배제했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사례였는지 우리는 알 수 있었다. 공유경제도 비극이 될 수 있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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