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한 침대에 누워 보는 '아주 특별한' 영화관 CGV 템퍼시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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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한 침대에 누워 보는 '아주 특별한' 영화관 CGV 템퍼시네마
  • 취재기자 김범준
  • 승인 2018.12.2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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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센텀시티 등 전국에 단 3 곳, 음식도 주문 가능...4만 원 대 비싼 관람료가 부담 / 김범준 기자

영화관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영화관은 의자에 앉아서 정적으로 감상하는 데에서 3D, 4D, IMAX 등 오감으로 함께 즐기며 역동적으로 영화를 보는 장소로 변화했다. 이러다 보니 영화관이 쉼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는 트랜드가 생겼다. 바로 좁은 의자가 아닌 넓은 침대에 누워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CGV 템퍼시네마다.

템퍼시네마는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인증 받은 침대 브랜드인 템퍼(Temper)와 극장이라는 뜻의 시네마(Cinema)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극장은 CGV와 템퍼씰리인터네셔널이 협력해 만들어졌다. 좌석은 모두 템퍼사의 제품이며 등받이 부분을 조절할 수 있는 리클라이닝 침대다.

CGV 템퍼시네마는 서울 압구정, 부산 센텀시티, 용산 아이파크 몰 등 전국에 딱 세 곳이 있다. 2015년 7월 서울 압구정점과 부산 센텀시티점에 개장된 것이 최초다. 그리고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2017년 7월 용산 아이파크몰에도 개장했다. 상영하는 영화는 일반 상영관과 차이가 없으며, 상영 횟수도 차이가 없다. 관람객은 일반 상영관처럼 주중보다는 주말에 많다. 가격은 센텀시티점과 압구정점은 1인당 1회 입장에 4만 원, 용산점은 1인당 1회 입장에 4만 5000원이다.

템퍼시네마의 입구. 관객들은 왼쪽의 데스크에서 영화 티켓을 구매하면 직원이 영화관으로 안내한다(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부산에 있는 CGV 템퍼시네마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있다. 백화점에 가기 위해서는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센텀시티역에 내려야 한다. 개찰구를 통과하고 나면 백화점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그리고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를 통해 5층으로 올라가면 템퍼시네마가 보인다.

전국의 템퍼시네마 세 곳은 ‘시네드쉐프’와 같이 운영되고 있다. 시네프쉐프는 200석 규모의 공간에 품격 있는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레스토랑이다. 음식은 주로 양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식사는 영화 관람료에 포함돼 있지 않으며, 영화를 관람하지 않고 음식만을 먹으러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물론 영화 관람 후 이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레스토랑만 이용할 시에는 전화 예약 후 이용 가능하다. 시네드쉐프는 영화관에 딸린 레스토랑이라고 보면 된다.

템퍼시네마 데스크에서 티켓을 구매하거나 예매한 표를 받고 영화시간이 되면 직원이 극장으로 안내해준다. 그리고 극장 앞에 도착하면 무료로 음료를 고를 수 있다. CGV 특별관을 이용하는 관객들에게 주는 혜택이다. 그러나 주류는 따로 구매해야 한다. 극장 관계자는 “보통 고객들은 인터넷으로 음료 무료제공에 대한 정보를 알고 오시지만 주류에 대해서는 따로 구매하는 걸 모르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템퍼시네마 고객들이 무료로 선택할 수 있는 음료들. 주류는 별도로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극장 안으로 들어가면 눈앞에 총 30개의 침대들이 펼쳐져 있다. 비행기의 비즈니스 석 풍경이 떠오르는 배열이다. 침대는 신체에 가하는 압력을 최소화하는 압력 분산 기능을 가진 매트리스로 소개된 만큼 편안한 느낌을 준다. 언니와 같이 온 중학생 이모(16, 부산시 해운대구) 양은 “침대가 너무 푹신해서 바닥 위에 떠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부산 센텀시티 템퍼시네마 내부 상영관. 좌석은 총 30석이다(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침대좌석 옆에는 극장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쿠키가 있다. 그리고 담요와 침대시트를 조절할 수 있는 리모컨이 있다. 침대 조작은 쉽다. 리모컨으로 기호에 따라 등받이와 발끝 매트리스 부분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침대를 조절할 때는 소리가 난다. 옆 사람이 영화를 관람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잦은 사용은 삼가는 게 좋다. 대학생 이모(22, 부산시 진구) 씨는 “보기에는 소리가 나지 않게 생겼는데 생각보다 소리가 나서 놀랐다”며 “침대를 조절할 때마다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템퍼시네마의 침대 좌석 모습. 집안 거실의 편안한 소파형 침대와 다를 바 없다(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템퍼시네마에서는 음식 주문이 가능하다. 좌석 옆에 있는 벨을 누른 다음 직원이 왔을 때 주문하면 된다. 음식은 시네드쉐프와 같이 양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음식이 영화 값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무조건 주문할 필요는 없다. 음식을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침대 위에서 음식을 먹다보니 흘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밑에 쿠션이 달린 탁자가 제공된다. 그래도 탁자 밑이 완전히 평평하지 않아 조심해야 한다. 회사원 강모(52, 부산시 연제구) 씨는 “극장 안에서 피자를 시켜 먹었는데 음식을 흘릴 걱정은 없었다”며 “만약에 햄버거나 가루가 나오는 빵 종류를 먹을 때는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템퍼시네마에서 주문할 수 있는 음식은 주로 양식이다. 사진은 음식을 시킬 수 있는 메뉴판(사진: 취재기자 김범준).

템퍼시네마는 장점이 많지만 눈에 띄는 단점이 하나 있다. 극장은 따뜻하고 담요가 있다. 그리고 침대의 매트리스는 푹신해서 영화 관람 중에 잠에 들기 쉽다. 잠들지 않기 위해서는 침대 등받이를 최대한 높게 올리는 게 좋다. 이모(33,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극장 안이 어둡고, 따뜻하면서 담요까지 덮으니 확실히 잠은 온다”며 “만약 역동적인 액션 영화를 본다면 잠이 안 오면서 편하게 볼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템퍼시네마는 호텔 서비스를 연상시킬 정도로 편했다. 그만큼 영화 값만 4만 원대로 가격대가 상당하다. 영화관 안에서 추가로 시키는 음식 값을 포함하면 자주 즐기기에는 부담스럽다. 그래서 10대보다는 상대적으로 경제적 능력이 되는 20~50대가 주로 이용한다. 회사원 정모(48,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와이프와 둘이서 영화 보는데 10만 원 가까이 쓰는 건 부담스러웠지만 오랜만에 놀러 나온 날에 특별하게 영화를 즐기게 되어 기뻤다”고 말했다. 정 씨의 말대로 템퍼시네마는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 하지만 생일이나 데이트 같은 특별한 날에 한 번 정도 큰맘 먹고 관람할 가치는 충분하다. 극장은 3D, 4DX IMAX처럼 특별관이 많이 나왔지만 템퍼시네마는 다르다. 지금까지의 좁은 관람석이 아닌 넓은 침대에서 영화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템퍼시네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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