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해외봉사서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겸양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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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 해외봉사서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겸양 배웠다"
  • 취재기자 최경민
  • 승인 2018.12.0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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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선교활동 참여한 대학생 현유경 씨, 아이들에게 한국 문화 소개..."아이들 순수한 눈망울 아직도 생생" / 최경민 기자

최근 대학생들의 해외 봉사활동이 늘고 있다. ‘대학 내일’ 20대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10명 중 7명이 대외활동에 지원한 경험이 있고, 대학생 2명 중 1명은 실제로 연간 1회 이상 대외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대외활동 중 최근 들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해외봉사다.

부산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2학년 현유경(21, 부산 동래구) 씨는 올해 아프리카 우간다로 선교 목적의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봉사활동은 올해 7월 2일부터 14일까지 12박 13일 동안 진행됐다. 현 씨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 1명과 대학생 18명이 일행이었다.

올 여름, 우간다로 해외봉사를 다녀온 현유경 씨. 부산 가톨릭 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이다(사진: 취재기자 최경민).

현 씨가 다니는 교회는 매년 여름 대학부를 대상으로 신청자를 받아 해외로 선교활동을 하러 간다. 현 씨는 올해 교회에서 우간다로 선교활동을 간다는 소식을 접했다. 평소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던 현 씨는 해외 선교활동을 신청하기로 마음먹고 참여하게 됐다. 현 씨는 “내가 사회복지학과이기도 하고 평소에 국내뿐 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봉사를 해보고 싶었는데, 운 좋게 기회가 생겨서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해외봉사는 마음만 먹는다고 갈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가장 부담이 됐던 것은 180만 원이라는 참가 비용이었다. 대학생인 현유경 씨에게는 큰돈. 현 씨는 돈을 모으기 위해 출발 몇 달 전부터 빵집 아르바이트를 했다. 현 씨는 “아르바이트로만 비용을 모으는 게 쉽지 않았다. 사고 싶은 옷도 안 사고 하고 싶은 것도 참아가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고 말했다.

해외봉사를 가기 전 현 씨가 했던 준비는 비용 마련만이 아니었다. 현 씨는 매일같이 동료들과 교회에 모여서 그곳 주민들에게 선보일 한국문화 중 하나인 부채춤을 연습했다. 세 개 조로 나뉘어 각 조가 맡은 재능기부에 대해 회의하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재능기부 항목에는 수학, 음악, 미술이 있었는데, 현 씨는 수학을 가르치는 조에 속했다. 현유경 씨는 “그 곳의 아이들은 수학을 배울 기회가 마땅치 않아서 덧셈, 뺄셈이나 구구단 같은 기본적인 내용으로 준비해 갔다”고 말했다.

현 씨 일행이 주로 활동했던 우간다 소로티의 위치(사진: 구글 지도 캡처).

7월 3일, 현 씨와 동료들은 우간다에 도착했다. 우간다는 아프리카 중앙 동부에 있는 나라로, 면적은 남한의 2.4배인 24만 1038㎢이며 약 440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현 씨와 동료들이 주로 활동한 곳은 우간다 중동부에 위치한 소로티 구였다. 소로티 구는 2662㎢의 면적에 37만 1986 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시골마을이다. 소로티는 제대로 된 산업시설을 갖추지 못해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한 곳이었다. 

현 씨와 동료들은 사전에 준비한 내용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봉사활동은 주로 두 군데의 학교와 조금 떨어진 마을에서 이루어졌다. 현 씨와 동료들은 5세 정도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청소년들이 다니는 학교, 그리고 경제적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교육을 받지 못하는 지역을 번갈아가며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학, 음악, 미술 등을 가르쳤다. 수업은 영어로 진행됐다. 현유경 씨는 “내가 영어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서 처음엔 걱정했지만 기본적인 영어로도 아이들과 의사소통이 가능했다”며 “수업이나 아이들과 친해지는 데 언어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 씨와 동료들이 수업을 진행했던 학교에서 학생들과 한데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 현유경 제공).
현 씨 일행이 아이들을 가르쳤던 교실(사진: 현유경 제공).

현 씨와 동료들은 학교에서 수업만 한 것은 아니었다. 학생들의 가족들을 초대해서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체육대회를 열었다. 달리기, 공굴리기, 박 터뜨리기, 부모 릴레이 등을 했다. 현유경 씨는 동료들과 함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벽에 그림을 그려주는 벽화그리기 봉사활동도 했다.

벽화그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현유경 씨(사진: 현유경 제공).
현유경 씨 봉사팀이 힘을 합쳐 완성한 벽화가 학교를 화사하게 밝히고 있다(사진: 현유경 제공).

현 씨와 동료들은 학교와 여러 마을에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여자는 부채춤, 남자는 태권도 공연을 했다. 현유경 씨는 한국에서부터 열심히 준비했던 부채춤을 우간다 사람들 앞에서 선보였다. 현유경 씨는 “부채춤은 한 명이라도 빠지면 연습을 하지 못하므로 한국에 있을 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연습했다. 공연을 보고 우간다 사람들이 좋아해주셔서 연습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열심히 연습했던 부채춤 공연을 펼치고 있는 현유경 씨와 동료들(사진: 현유경 제공).

현유경 씨는 현지 교회의 한국인 선교사의 집에 머물면서 생활했다. 현 씨의 하루는 오전 6시에 일어나서 동료들과 함께 빵과 채소를 곁들여 아침을 먹는 것으로 시작됐다. 현 씨와 동료들은 주로 오전 8시부터 낮 12시까지 학교에 가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후 점심을 먹고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벽화그리기 같은 수업 이외의 봉사활동을 하거나 때로는 사파리 관광을 하기도 했다. 현 씨는 “한국에서 느낄 수 없는 대자연을 눈으로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선교사 집에서 지낸 덕분에 현 씨의 대체적인 생활은 편안했지만 힘든 점도 있었다. 우간다의 땅 덩어리가 넓다보니 이동할 때 시간이 많이 걸려서 지치는 일이 많았다. 좁은 버스에 여러 명이 타다보니 더욱 그랬다. 현유경 씨는 “우간다에 도착한 첫 날 공항에서 선교사님 댁까지 도착하기까지 차로 6시간이 걸렸다. 정말 우간다는 큰 나라여서 이동하는 데 힘들었다”고 말했다.

현 씨 일행은 우간다의 날씨로 인해 고생하기도 했다. 아침, 저녁으로는 16~17℃로 서늘했지만 주로 활동하는 낮시간에는 29~30℃로 햇빛이 매우 뜨거웠기 때문이다. 화장실도 열악해서 불편했다.

현유경 씨는 이번 해외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현 씨는 “우리는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그 곳의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것이었다. 내가 대단한 재능이 있는 게 아니더라도 그들에게 새로운 것을 알려줄 수 있다는 데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현 씨는 “우리는 물질적으로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욕심을 내곤 하는데 그 곳의 아이들은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고 행복해했다. 오히려 우리가 그들에게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태도를 배워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유경 씨는 해외봉사를 갈 예정이거나 할 생각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조언을 전했다.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분야 안에서 재능기부를 준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간호학과면 의료봉사를 할 수 있고, 의류학과면 옷을 만들어서 기부할 수 있다. 각자 전공을 살려서 준비한다면 해외봉사 활동은 더욱 보람찰 것 같다”고 말했다.

현유경 씨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다. 현 씨의 사회복지학과 진학은 고등학생 때 요양병원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내린 결정이었다. 요양병원에서는 청소부터 어르신들의 말동무가 돼드리는 것까지 다양한 활동을 했다. 현유경 씨는 “사소한 일이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더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어서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 씨는 “학기 중에는 과제와 시험에 집중을 할 생각이지만 방학 동안에 봉사활동도 여기저기 알아볼 생각이다. 기회가 된다면 해외봉사도 또 가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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