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프라하에 가고 싶다...그런데 왜 이 꿈은 고등학교 때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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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에 가고 싶다...그런데 왜 이 꿈은 고등학교 때 안 되지?"
  • 부산시 연제구 이승주
  • 승인 2018.12.0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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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문화올레길] 부산 연제구 이승주

요즘 대학생들은 소소하더라도 해외여행 하나쯤은 위시리스트에 가지고 있다. 휴학계를 내고 유럽으로 한 달 정도 여정을 떠나기도 하고, 교환학생으로 한두 학기를 해외에 머물며 공부도 하고 여행을 만끽하고 오기도 한다. 1학년인 나에게 휴학이란 눈앞의 현실이 답답하고 힘들 때 꺼내고 싶은 히든카드이기 때문에 아직은 아껴두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나에게는 꼭 한 번 들려야 늙어 죽어서도 한이 되지 않겠다고 생각되는 곳이 있다. 그곳은 체코 프라하다. 그곳이 나의 한 맺힌 위시리스트가 된 이유가 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교내 학생을 대상으로 동유럽에 관한 강의를 들으러 간 적이 있었다. 나는 유럽 하면 그저 부유한 나라들이 모인 동네 정도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동유럽 지역은 많은 내전과 전쟁으로 역사적 분단과 아픔을 가지고 있으며 경제적으로 부유하지도 않았다. 그 강의를 계기로 나는 동유럽의 역사, 언어에 대해 더 많이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고등학생이었기에 마음만 먹는다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어서 어떻게든 현장을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동유럽 중에서도 체코에 관한 역사책도 읽고 여행 그림책도 찾아봤다. 흥미를 가지고 계속해서 공부하기 위해 대학 진학을 동유럽의 언어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곳으로 가려고도 했다. 하지만 체코어 같은 생소한 언어를 가르치는 대학이 많지 않았고 인원을 적게 뽑았기 때문에, 낙방의 위험을 감수하고 지원했으나, 끝내 합격 소식이 없었다.

체코 프라하의 성(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그런 이유로 오히려 대학생이 된 지금 체코를 가고 싶은 마음이 더 절실해졌다. 사람들이 상상하는 유럽여행 대상은 대부분 서부 유럽이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대개 한 달 안에 프랑스, 독일 등 많은 나라의 유명 관광지를 죽 둘러보고 만다. 나는 동유럽을 먼저 가고 싶고, 그곳에 가서 많은 지역을 보기보다는 한 지역을 오래 머물며 그곳의 정취와 역사를 오랫동안 느껴보고 싶다. 특히 체코 프라하는 중심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일 정도로 유서 깊은 도시다. 내가 상상 속에서 그린 모습과 직접 본 풍경이 같을지 궁금하고 또 격하게 체코 프라하에 가고 싶다.

이제 대학생이 되고 1년 반이라는 적응 기간을 가졌으니 21세의 나는 뭐든 해볼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지금부터 알바를 해서 소소하게 작은 돈이라도 꾸준히 모아서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내가 모은 돈으로 체코여행을 가는 것이 내가 대학생활 중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다. 이렇게 위시리스트를 만들고 하나하나 성취하면서 하루 열심히 살아가고 싶다. 그러면 무언가 되지 않을까?

우리 교육이 중학교나 고등학교 때부터 청소년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겨우 대학에 와서 내 꿈을 세우고 하나하나 실천하는 기쁨을 갖게 됐으니, 우리 교육은 왜 고등학교 때 학생들이 꿈꾸고 실천하는 일을 도와주지 않는지 답답하다. 수능 점수가 발표된 날에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교육 현실을 잠시 생각하고 걱정해 봤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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