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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도 수능 백 번보다 단 한 번의 '하루브타'(이스라엘 식 토론 수업) 수업이 낫다

기사승인 2018.12.05  19: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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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투고/시민발언대] 경남 거제시 박진아

고등학교 2학년 때, 나는 사회문화 과목에서 딱 ‘한 등수’ 차이로 2등급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였다, 내가 1등급이라는 숫자에 미쳐버린 광신도가 된 것은. 3학년 때부턴 미친 듯이 앞만 보고 달렸다. 학교 급식소에서 줄 서거나 버스 탈 때도 항상 교과서나 영어단어장을 봤고, 시끄러운 쉬는 시간에는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스마트폰 공기계로 모의고사 해설 영상을 봤다. 수업 시간에 필기할 때도, 받아쓰기하듯 선생님의 말씀을 토씨 하나 빠트리지 않고 다 받아 적었다. 그랬더니 수업은 하나도 안 듣고 내 필기를 허락도 없이 베낀 애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1등급 받기 힘들어질 거라는 생각에 밤잠을 설치며 나는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난 더 이상 학교 친구들이 ‘친구’로 보이지 않고 ‘경쟁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치열하게 공부했고, 나 자신을 학대하듯 몰아붙였다. 그럴수록 내 심신도 지쳐만 갔고, 고등학교 시절 내내 우울증과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시달렸다.

그렇게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왔지만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대학교에서도 죽어라 ‘경쟁’만 했다. 도서관에 다음날 새벽 6시까지 남기도 했고, 매일 밤을 지새우면서 2000원짜리 햄버거를 먹다가 난생 처음 위염에 걸리기도 했고, 심한 목감기를 앓아서 밤새 기침을 토한 적도 있었다. 결국 종강한 뒤, 오랜만에 본가에 내려가서 어머니께 울면서 하소연하기도 했다. 난 여전히 경쟁만 하고 있고, 내가 아무리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해도 전혀 기쁘지도 행복하지도 않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난 이미 만신창이가 된 것 같았고, 너무 지치고 힘들기만 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몇몇이 모여 열띤 토론식으로 수업하는 하브루타 방식의 수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사진: pxhere 무료 이미지).

난 결국 해탈(解脫)의 경지에 올랐다. 그동안 많이 힘들기도 했고, 그와 동시에 새로운 깨달음도 얻었기 때문이다. 2학기부턴 더 이상 외롭고 치열한 독주를 하지 않았다. 이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친구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서로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하며 ‘함께’ 공부했다. 이처럼 대화하고 토론하는 식의 공부법을 ‘하브루타’라고 한다. 실제로 2014년 부산교대의 한 석사논문에 따르면, 3개월 동안 한 초등학교에서 하브루타 방식으로 과학 수업을 진행했더니 일반수업보다 탐구능력 향상도가 월등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국의 모든 학교 도서관에 ‘토론의 장’이 생겼으면 한다. 유대인의 도서관처럼 시끌벅적하게 토론하며 공부할 수 있는 공간과 혼자서 정독하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중학생 때 교실 책상들을 ‘ㄷ’자 모양으로 옮겨서 서로를 마주 보고 앉아 편하게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식의 윤리 수업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수업하기 전마다 책상을 옮기는 게 귀찮고 힘들었지만, 그 수업시간에는 졸거나 떠드는 아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 다들 귀를 쫑긋 세우고 선생님이 던져주는 질문과 주제에 다 같이 토론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처럼 세상 모든 학생들이 ‘토론할 수 있는 도서관’, ‘ㄷ자 교실’처럼 친구들과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진취적으로, 능동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경남 거제시 박진아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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