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다섯 차례" 확인, 전 과목 정답 메모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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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고 쌍둥이 문제유출 다섯 차례" 확인, 전 과목 정답 메모도 발견
  • 취재기자 류효훈
  • 승인 2018.11.1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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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 쌍동이 자매 취득점수 0점 매겨 퇴학조치...구속된 아버지 전 교무부장은 파면 / 류효훈 기자
유출된 시험지와 정답을 받은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는 자신의 암기장에 정답을 빽빽이 적어놓은 포스트잇을 붙이며 암기한 정황이 드러났다(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서울 숙명여고의 전직 교무부장 A 씨가 쌍둥이 자매에게 정기고사 시험지와 정답을 1년에 걸쳐 5차례나 유출한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12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12일 A 씨 부녀의 문제 유출 혐의 핵심증거로 ‘정답이 모두 적혀있는 휴대폰의 메모장’, ‘정답이 빼곡히 적힌 포스트잇’, ‘시험지에 적힌 정답표’ 등이 있다고 밝혔다.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은 쌍둥이 자매가 1학년 1학기 성적에서 각각 59등, 121등을 했지만, 이후 2학년에 들어서 1등을 차지한 것에서 의혹이 시작됐다. 당시 교무부장이었던 A 씨가 시험지와 답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아이가 공부하느라 하루에 자는 시간이 4시간을 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들이 시험 쳤던 화학시험 주관식 문제로 인해 의혹은 더욱 깊어졌다. 16일 방송된 MBC <PD수첩> 보도에 따르면, 2학년 1학기 화학시험 서술형 1번이었던 (가)와 (나)에 포함된 수소 원자수 비율을 구하는 문제에서 쌍둥이 자녀 중 이과인 동생만 ‘10:11’이라고 적었다. 최초 정답은 ‘10:11’이었지만 실제 답은 ‘15:11’이었다. 동생이 풀이 과정을 정확히 서술하고서도 답은 출제 과정에서 잘못 기재한 오답을 적은 것이다. 이는 전교생 중 유일한 한 명이었다.

이후 경찰은 조사를 통해 이들이 문, 이과 전교 1등을 석권한 2학년 1학기뿐만 아니라 지난해 6월 1학년 1학기 기말고사부터 1학년 2학기 중간, 기말고사까지 총 18과목에 걸쳐 문제를 유출했음이 밝혀졌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휴대전화 메모장에는 영어 시험문제 정답들이 적혀있었고, 자택에서는 미적분 과목시험지와 시험문제 정답이 적힌 쌍둥이의 암기장, 쌍둥이 자매가 시험지 두 번째 페이지에 나열해 적은 정답, 풀이과정과 다른 쌍둥이 자매의 수학 시험 정답 등 시험지와 정답을 유출한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쌍둥이의 암기장에는 쌍둥이 자매가 문, 이과 전교 1등을 차지했던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과목들 정답이 빼곡히 적힌 포스트잇이 붙여져 있었다. 쌍둥이자매는 A 씨가 시험지와 정답을 가져오자 암기장에 시험문제 답안을 적어 외운 뒤 시험지를 받자마자 해당 정답을 적어두고 OMR 카드에 옮겨 적은 것이다.

이에 쌍둥이 자매는 채점을 위해 답을 적어놓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주장대로라면 이렇게 작은 글씨로 적을 필요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감독 간 눈을 피하기 위해 작은 글씨로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말고도 쌍둥이 자매가 문, 이과 전교 1등을 차지한 올해 1학기 때 학원에서는 중간 등급에 해당하는 성적을 거둔 사실도 드러났다. 또, 더불어 민주당 김해영은 서울특별시교육청으로 제출 받은 ‘숙명여고 8월 특별감사 실시 결과 보고’ 자료를 통해 쌍둥이 자매가 내신 성적이 급등하던 기간 동안 수능 모의고사 성적은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해영 의원은 “내신이 급상승하는 동안 모의고사는 추락하거나 소폭 반등했다는 건 내신 시험 사전 유출 의혹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정황증거”라며 “경찰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 증거들이 속속 드러남에도 A 씨와 쌍둥이 자매는 여전히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이에 많은 네티즌들이 화가 났다.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고 지적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그는 “쌍둥이 아빠가 쌍둥이 딸들한테 도둑질하는 방법과 뻔뻔함을 가르쳤다”고 말했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은 이날 숙명여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장, 교사는 성적 조작죄를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1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내신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그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은 “범죄자 교사를 파면하고, 쌍둥이 자매를 퇴학시켜 전교생 성적을 정상화하기 바란다”며 이 기회에 수능시험이 ‘깜깜이’ 학종보다 훨씬 공정, 객관적이며 정시확대가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것을 알리는데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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