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뜨겁다...파퀴아오 세기 대결에 응원 열기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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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뜨겁다...파퀴아오 세기 대결에 응원 열기 ‘후끈’
  • 김예은 시빅뉴스 필리핀 특파원
  • 승인 2015.05.01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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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하원의원, 차기 ‘대권주자’ 파퀴아오에 국민 염원 몰려

3일에 있을 복싱계 ‘세기의 맞대결’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필리핀의 모든 시선은 바로 이 경기 한 판에 쏠려 있다. 그 이유는 필리핀의 권투 국민 영웅 매니 파퀴아오(37)가 미국의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8)와 맞붙기 때문이다. 현재 필리핀은 2002년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준결승전을 앞둔 당시 분위기와 맞먹는 열기를 띄고 있다.

▲ 세부 만다우에 시티의 한 식당. 파퀴아오와 메이웨더 경기 중계 안내 포스터가 붙어있다. 오른쪽이 필리핀 국민영웅 파퀴아오다 (사진: 시빅뉴스 필리핀 특파원 김예은).

필리핀에서는 전통적으로 농구가 인기 있는 스포츠지만, 최근에는 단연 복싱이다. 복싱이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필리핀에서 독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필리핀의 복싱 영웅‘ 파퀴아오 때문이다. 필리핀 사람 킴(Kim, 25) 씨는 “복싱만큼 농구도 인기가 있지만, 파퀴아오와 견줄만한 스타 농구선수가 필리핀에 없다”며 “모든 필리피노가 파퀴아노를 영웅으로 생각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파퀴아오는 복싱 역사상 최초로 8개 체급 타이틀을 석권한 선수다. 통산 성적은 57승(38KO) 2무 5패. 이 대단한 기록 외에도 파퀴아오가 사랑받는 이유는 더 있다. 2013년 필리핀이 수해를 입었을 당시 자신의 한 경기 대전료 전액인 한화 약 191억 원을 통째로 기부한 것이다. 필리피노 리벤(Reaven, 28) 씨는 “파퀴아오는 빈민가 출신이지만 주먹 하나로 성공했다. 이런 스토리뿐만 아니라 기부까지 하니 사랑받는 것”이라며 파퀴아오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파퀴아오는 필리핀의 차기 대권주자로 언급되기도 한다. 랄리(Lalie, 32) 씨는 “파퀴아오는 정치적으로도 힘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파퀴아오는 현재 필리핀의 하원의원이다. 랄리 씨는 “선거 기간만 되면 후보자들이 파퀴아오와 사진을 찍으려고 한다. 파퀴아오가 그만큼 힘이 있다. 다음 대통령은 그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마크(Mark, 30) 씨도 이에 공감했다. 마크 씨는 “파퀴아오가 똑똑한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정치적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 만약 파퀴아오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면 당연히 당선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미래의 잠재적 대권주자 파퀴아오 덕분에 필리핀의 5월 3일은 ‘핫’한 날이다. 그리고 이날 핫한 장소는 따로 있다. 바로 카지노다. 카지노에서 파퀴아노 경기를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하면서 이길 사람에게 돈을 거는 배팅게임이 함께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역사적으로 배팅문화에 개방적이다. 존(John, 30) 씨는 “필리핀은 옛날부터 콕파이팅(cockfighting, 닭싸움)을 시키고 사람들이 배팅을 하는 놀이가 성행했다. 그렇다보니 지금까지 그 문화가 이어졌다”며 “나도 카지노에 갈 계획이다. 나는 파퀴아오에 돈을 걸 것”이라며 웃었다.

필리핀 사람들은 둘이 붙자는 말이 나온지 무려 6년 만에 성사된 이 빅게임에서 파퀴아오가 메이웨더의 전적에 흠집 내기를 바라고 있다. 메이웨더는 47전 전승의 전적으로 무패를 자랑하고 있다. 리일(Rhyll, 20) 씨는 “파퀴아오가 무조건 이겨야 한다. 나는 그가 메이웨더에게 패배를 안겨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3일 미국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치러질 웰터급(66.7kg 이하) 통합 타이틀전에서 필리피노들의 바람대로 파퀴아오가 메이웨더에 승리할 수 있을까? 주말 거리를 오가는 필리핀 사람들의 얼굴에는 잔뜩 상기된 표정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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