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무작정 폐쇄는 성급... 동물들을 야생으로 돌려보내는게 인도주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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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무작정 폐쇄는 성급... 동물들을 야생으로 돌려보내는게 인도주의인가
  • 부산시 북구 최선진
  • 승인 2018.11.04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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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시민발언대] 부산시 북구 최선진

최근 대전의 한 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를 사살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에 동물원의 동물 복지 수준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동물원을 전면 폐지하라는 국민청원까지 생겨났다. 야생과는 너무 다른 동물원의 환경과 부족한 복지로 인해 야생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동물원을 폐지하면 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지금 당장 동물들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만이 동물들을 위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현재 멸종 위기 종으로 지정된 동물들은 대부분 기후의 변화와 인구의 증가로 인한 사회 변화로 인해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 다시 말해서, 현재의 야생 환경에서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때문에 많은 동물원들은 그런 야생 동물원들을 보호하고 번식시켜 종을 유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동물원들도 그런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동물원들이 전면 폐쇄된다면 그 동물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동물원 코끼리(사진: pixabay 무료 이미지)

그 동물들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지만 야생은 이미 그들이 살아갈 수 없는 곳이 됐다. 기후와 환경 등이 너무나도 많이 변했다. 그리고 야생을 그런 곳으로 만든 것은 인간이다. 그런데 살아갈 터전을 망가뜨린 인간이 야생 동물들을 야생으로 돌려보내 그곳에서 살아가게 하는 것은 다시 말해 ‘이미 많이 변한 자연이지만 너희들이 알아서 잘 살아남아봐’ 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것은 그들의 생명에 대해 무책임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그에 대한 책임을 인간이 져야하는 것 아닐까.

동물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의 다른 나라로 동물들을 보내는 것도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니다. 일단 많은 야생동물들을 운송시키는 것이 막대한 돈도 들뿐더러, 그 국가에서 그 동물들을 모두 수용해줄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갑자기 많아진 개체 수로 생태계의 균형이 망가질 수도 있다. 동물들을 야생에 방생했을 때 일어날 추후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

물론 현재 우리나라의 많은 동물원들을 이대로 운영해야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아무런 사후 대책을 세우지 않은 채 무작정 모든 동물원을 폐지하는 것은 성급하다.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동물원에 대한 법을 제정하고 단속을 강화한 이후에 동물원의 수를 줄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동물들의 서식환경을 딱 맞게 조성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하지만 최대한 그 환경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변화를 줄 수 있다. 예로, 서울대공원은 지난 2009년에 개원 100주년을 맞아 '동행동물원'을 슬로건으로 선포했다. 이는 동물들이 행복할 수 있는 서식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었다. 이에 맞게 서울대공원은 각 동물들의 서식환경에 최대한 맞게 인공적인 바닥이 아닌 흙과 잔디 등으로 깔아주고 안에서는 밖을 볼 수 없는 이중유리를 설치하여 동물들이 사람들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를 줄였다. 그 결과, 매년 서울대공원에서의 희귀동물들의 출산이 늘어가고 있다.

국가적으로 동물원의 동물 복지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동물원의 단속을 강화해야한다. 쉽게 말해 좋은 동물원과 좋지 않은 동물원의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서울대공원과 같이 동물들의 보존과 보호에 앞장서고, 야생에서 살아갈 수 없는 동물들을 수용하고 케어해주는 동물원에는 경제적인 지원과 관리를 해야 한다. 그리고 동물원에서 수용할 수 있는 동물의 수도 제한하면 지금보다는 더욱 동물원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 동물원은 필요 이상으로 그 수가 많고 관리가 소홀하다. 하지만 무작정 전면폐지하는 것은 그로 인해 사후에 일어날 문제에 대해 무관심한 것이다. 지금의 동물원 환경을 개선하고 법적인 관리와 사후대책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로 그 내용이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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