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기승부리는 SNS허위·과장광고...믿고 샀다간 낭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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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기승부리는 SNS허위·과장광고...믿고 샀다간 낭패
  • 취재기자 김광현
  • 승인 2018.11.0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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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개·기능성 음료수· 화장품 등 사용후기까지 달아 현혹 일쑤...해마다 피해 사례 급증 / 김광현 기자

부산시 수영구에 사는 이민호(24) 씨는 최근 SNS광고를 보다가 잠을 편하게 잘 수 있다는 베개를 구매했다. 광고 속에서 베개 사이에 계란을 넣고 밟아도 끄떡없는데다가, 차로 밟고 지나가도 깨지지 않는 장면을 보았기 때문이다. 사용 후기처럼 보이는 댓글들에서 본 호평도 구매하는데 한 몫 했다.

그러나 상품을 사용해 본 이 씨는 황당했다. 광고에서 설명한 것과 달리 목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사람마다 편하게 느끼는 관점이 다를 수는 있지만 이 배게는 잠들기 힘들 정도로 불편하다”며 불평을 토로했다.

이처럼 최근 SNS를 통한 허위·과장 광고가 증가하고 있다. 피부 잡티를 완전히 가려준다는 화장품이나 마시기만 하면 체지방을 줄여 준다는 음료수, 착용만으로 자세가 교정되거나 다이어트가 된다는 상품 등이 그것이다. 실제 이런 제품들은 광고 내용과 달리 효능이나 효과가 전혀 없거나 미비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지난달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명수 의원(천안갑)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식품 관련 SNS 및 블로그 과대 광고 적발 현황은 2014년 617건, 2015년 1413건, 2016년 2498건, 2017년 1만 492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9월 현재 8417건이 적발돼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출처: http://news1.kr/articles/?3450130).

문제는 이러한 광고가 평소 SNS 사용자의 검색 내용을 기반으로 광고를 노출하기 때문에 구매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는 점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서는 광고를 차단하는 기능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소비자원이 SNS에서 광고를 접한 경험이 있는 10~50대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절반 정도(47%)는 ‘SNS를 이용하며 하루 평균 최소 6편 이상의 광고를 접한다’고 답했다. 그 가운데 14.2%는 SNS 광고로 직접적인 피해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SNS마켓 판매자들은 온라인 판매 신고를 하지 않은 무허가 업체들이 많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부당 광고로 인한 피해를 입어도 판매자의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어 보상받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학생 김슬기(20, 경남 창원시) 씨는 “SNS광고를 보고 물건을 샀다가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 신고했지만 처리 결과가 피드백되지 않아 업체가 처벌을 받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부당광고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SNS에서 판매하는 물건을 리뷰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인기 유튜버 제이제이는 ‘안 깨진다면서요’라는 제목으로 계란이 깨지지 않는다던 베개를 영상으로 리뷰해 150만 뷰를 찍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평소에 혹했던 상품을 구매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SNS에서 광고하는 물건은 무조건 믿고 구매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사진: 유튜브 캡처).

한편, 업계 관계자는 “허위·과장 불법성 광고가 범람하고 있음에도 SNS 광고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허위광고에 대한 처벌 강도를 높이고 관련 기관이 더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트위터 등 SNS를 통한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조사를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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