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전략게임에 승부 걸어요" 스물넷 동갑내기 세 청년의 당찬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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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전략게임에 승부 걸어요" 스물넷 동갑내기 세 청년의 당찬 포부
  • 취재기자 김성환
  • 승인 2018.10.1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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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신 김동훈·구현모·김동영 씨, 대학 자퇴·휴학하고 게임 개발 몰두, "작업실도 없지만 꿈을 향해 달려요" / 김성환 기자

“이제 다른 사람에게 이걸 게임이라고 소개해도 될 것 같아요.”

부산에서 살고 있는 게임 개발자 김동훈(24) 씨. 그는 구현모(24), 김동영(24) 씨 등 동료와 함께 한 모바일 인디게임 개발에 한창 몰두하고 있다. 이들은 이용자들이 재밌어 하면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던 이들은 졸업 이후 한 모바일 게임을 접했다. "우리도 이런 거 만들어 보자"는 장난스런 한 마디로 의기투합했다.

대학생이거나 취준생인 이들은 아직 마땅한 사무실 없이 카페에서 만나거나 카카오톡으로 회의를 한다. 현모 씨는 “우리는 회의를 통해 먼저 해야 할 일을 의논하고 월간, 주간, 일간 계획을 그때 그때 세운다”며 “자신이 맡은 작업을 하루에 얼마나 진행했는지 서로 브리핑하며 피드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현재 학교를 다니지 않고 오로지 게임 제작에만 몰두하고 있다. 동영 씨와 현모 씨는 현재 대학교를 자퇴한 상태다. “제가 3학년을 거의 마쳐가는 시기에 자퇴한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많이 만류했어요. 하지만 학교에서 배울 만한 건 거의 다 배웠다고 생각했고 이젠 제가 배우고 싶은 걸 공부하고 싶었어요.” 동영 씨의 자퇴의 변이었다. 현모 씨 역시 마찬가지. “취준생으로서 조금 더 빨리 사회에 발을 딛고 싶었어요. 그 중에서 저자본으로 시작하기 좋았던 게 바로 저희가 지금 하고 있는 게임 제작입니다.”

김동훈 씨는 현재 휴학 중이다. 그는 “올해 초에 군 전역하고 이후에 쉬면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어요"며 “이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디딤돌로 삼기 위해 현재 게임을 제작하며 공부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게임 내에서 캐릭터의 움직임을 시험 중인 화면(사진: 취재기자 김성환).

팀 내에서 기획과 게임디자인을 맡고 있는 현모(24) 씨는 게임 시스템 안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플레이어가 원하는 방식대로 공략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내느라 늘 고민한다. 현모 씨는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와 많은 분야의 지식이 필요로 해서 힘이 들지만, 그만큼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에 그때마다 힘내면서 작업에 다시 열중해요”라고 말했다.

친구들끼리 힘을 합쳐 게임 제작에 몰두하는 이들에게도 여러 시련이 있었다. 팀 내에서 그래픽을 담당하고 있는 동영(24) 씨는 이번 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실행하기 전에 미리 유튜브를 통해 강좌를 보며 스스로 모델링(3차원 물체를 컴퓨터로 그리는 작업) 프로그램을 공부했다고. 이전에 모델링에 대해 전혀 배운 적이 없던 그는 작업 초반에는 구상했던 디자인에 맞게 나오지 않아 속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는 아직도 미숙하지만 계속 발전해나가고 있다고 스스로 느낀다.

김동영 씨가 모델링 작업하고 있는 화면(사진: 취재기자 김성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그들은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나아가고 있다. 동훈 씨는 인공지능과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가상현실을 만들어내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게임만큼 인공지능과 시뮬레이션 분야가 많이 쓰이는 곳이 없어요. 최초의 인공지능은 게임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번에 게임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통해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됐습니다."

현모 씨는 이번 게임을 발매해 자금을 마련한 다음 일을 조금 더 크게 늘릴 생각이다. 동영 씨도 지금 멤버와 함께 일을 하면서 팀이 마음껏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조직원이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조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주간 결산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다른 한 명은 건강문제로 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김성환).

현재 이들이 제작 중인 게임 스토리는 이렇다. 한 상인 단체의 호위무사인 플레이어가 어떠한 중요한 물건을 지키며 목표지점으로 옮기는 게 이 게임의 목표다. 그 과정에서 온갖 역경들을 넘어서야 한다고. 당초엔 화려한 액션 게임을 만들고 싶었으나 여러 가지에서 부족한 게 많아 액션의 규모를 줄이는 대신 전략 요소를 추가했다고. 한 예로 플레이어가 조종할 수 있는 캐릭터가 세 가지인데, 해당 캐릭터의 특성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따라 직업이 무수히 나뉜다. 이를 통해 각각 스테이지마다 특성을 바꾸며 공략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다.

아직 팀명도 게임명도 정하지 않은 그들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내년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에 게임 개발자로서 참가해 볼 생각이라고. 동훈 씨는 “많은 길을 돌고 돌았고, 좌절도 했지만 게임 완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 믿습니다"라며 “이 황홀하고도 멋진 경험을 위해서  모든 팀원이 포기하지 않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다짐했다. 이들이 현재 만들고 있는 게임은 빠르면 12월 후반, 늦어도 내년 2월 안에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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