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혼'이 휴식과 자기계발의 기회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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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혼'이 휴식과 자기계발의 기회 될 수도 있다
  • 부산시 진구 설송
  • 승인 2018.10.14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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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혼’이란 단어가 있다. 이는 사전에는 없는 신조어이자 새로운 가치로 ‘결혼을 졸업한다’는 의미다. 공식 사전적 의미는 없지만 이용자들이 직접 단어를 등록하는 네이버 오픈사전에 의하면, 졸혼은 이혼과는 다른 개념으로 혼인관계는 유지하지만 부부가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새로운 풍습이라고 한다. 2018년 8월 21일자 아시아 뉴스 통신 보도에 따르면, 실제 졸혼에 대해 상담하는 사람이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7월 31일 방송된 MBC <사람이 좋다>에서 배우 백일섭의 졸혼 3년차 삶이 방송되면서 우리나라에서 갑자기 졸혼이 이슈화됐다. 백일섭은 73세에 졸혼을 택했고, 그는 특별한 계기도 없이 그냥 언젠가부터 혼자 나가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부인과 같이 살 때는 미움이란 게 많아서 얼굴 필 날이 없었으나, 졸혼 후 배우자에 대한 미움이 없어지니 서로에 대한 이해도 되고 정리도 많이 됐다고 솔직한 감정을 드러냈다. 프로그램이 방영된 후 많은 사람들은 백일섭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고 졸혼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요즘 50, 60세대들 사이에서 체념 속 결혼 샹활보다 졸혼이 이슈화되고 있다(사진: Max Pixel 무료 이미지).

나는 이 방송을 보진 않았지만 방송 이후 여러 기사를 통해 졸혼을 처음 알게 됐다. 사실 나는 비혼주의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 실제 내 주위에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분들도 많고,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글을 많이 접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은 결혼 후 불행이 닥쳐오면 끝내 이혼을 한다. 나는 이혼하게 될까봐 애초에 결혼을 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이런 나의 생각이 졸혼을 접한 이후 많이 달라졌다. 평생 한 번도 웨딩드레스를 입어보고 싶지 않을 여자가 있을까? 뜨겁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결혼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과 닮은 아이를 낳고 싶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내 엄마는 지금 50세다. 엄마는 지금 6개월째 클라리넷을 배우고 계신다. 한번은 클라리넷을 연습하다 말고 엄마는 "지금 클라리넷을 배우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좀 더 다양한 자기계발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라고 내게 말씀하셨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면, 어느덧 사랑이 식고, 결혼생활에 지친 황혼의 나이가 된다. 그것이 바로 우리들의 부모님 세대인 50, 60대인 것 같다. 행복한 결혼을 꿈꿨지만 결혼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결혼에 지친 이들이 자신들의 자식들을 위해서, 또는 그러려니 체념하고 살아가기보다는 조금 더 행복하고 평안한 휴식과 자기계발을 위해 졸혼을 택하는 것이 보다 영리한 선택인 것 같다. 우리 사회의 많은 이들이 졸혼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위해 세상은 계속 바뀌어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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