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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세종 혼자 창제했지만 국민 80%가 잘못 안다" 한글문화연대 주장

기사승인 2018.10.09  2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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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교 교과서 16종 중 25%만 '세종 친제설' 기록"...학계 일부는 '세종·집현전 학사 공동창제설' 주장 / 류효훈 기자

한글문화연대가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 100명 중 17명만이 "한글을 만든 주체가 세종대왕"이라고 응답했고, 80%는 "공동창제 또는 세종은 지시만 한 것"이라고 답했다(사진: 한글문화연대 제공).

“세종대왕 지시 받고 집현전 학자들이 만든 거 아니야?”, “집현전이랑 세종대왕이랑 같이 만든 거 아니야?”, “드라마 같은 데서는 세종대왕이 지시해서 아랫사람들이 만들던데.”

제572돌을 맞이했던 한글날, 이처럼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83명이 한글을 만든 주체에 혼선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글운동 단체인 한글문화연대(대표 이건범)는 "한글을 만든 주체는 정확하게 세종대왕 혼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눈병에 시달려가며 만들었고, 집현전 학자들은 세종의 가르침과 지시에 따라 한글 안내서인 <훈민정음> 해례본 집필에 참여했다는 것. 집현전 학자들이 만든 건 글자인 ‘훈민정음’이 아니라 제목이 <훈민정음>인 책이라는 것이다.

한글문화연대는 <훈민정음> 해례본의 세종 서문과 정인지 서문, 1443년 12월 <세종실록>, <동국정운> 등에 이 같은 사실이 뚜렷하게 나온다고 주장한다. 한글 반포를 반대한 최만리 등의 상소문에도 잘 나와 있다는 것. 우리가 잘 아는 세종대왕이 지은 <훈민정음> 해례본의 서문을 보면 “내가 백성들을 가엾게 생각하여 새로 스물 여덞 글자를 만드니,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익혀서 날마다 쓰는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 이니라”고 적혀 있다.

또, <훈민정음> 해례본 정인지 서문을 보면 집현전 학사들이 “임금께서 친히 1443년 12월에 28자를 창제하여 예와 뜻을 보여주고 훈민정음이라 불렸다”고 기록했다. '최만리 등 6인의 한글 반포 반대 갑자 상소'에도 “언문을 만든 것이 매우 신기하고 기묘하여, 새 문자를 창조하시는데 지혜를 발휘하신 것은 전에 없이 뛰어난 것입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한글문화연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한글 창제의 주역을 누구로 알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 세종이 몸소 만들었다고 답한 사람은 응답자의 17%뿐이었다. 응답자의 55.1%는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만들었다고 답했고, 세종은 지시만하고 집현전 학자들이 만들었다고 아는 사람도 24.4%나 됐다. 3.5%는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국민들이 한글 창제자를 잘못 알게 만든 까닭은 초중등 역사 교과서라고 한글문화연대는 주장했다. 한국사를 가르치는 초등 5학년 사회 국정교과서,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검인정 교과서 대부분이 한글 창제의 주역을 다르게 적어 놨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편찬한 참고서, 참고사전 등도 인터넷에 올라와 이 같은 인식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

초등학교 국정교과서는 물론, 중학교 역사1 총 9종 중 7종, 고교 한국사 총 7종 중 5종이 한글의 공동창제설을 소개하고 있다(사진: 한글문화연대 제공).

한글문화연대에서 중고교 검인정 교과서를 조사한 결과, 중학교 역사 교과서 9종 가운데에는 금성출판사와 천재교육 2곳,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7종 가운데는 금성출판사와 동아출판 2곳만 "세종이 몸소 한글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하나의 역사적 사실을 놓고 교육 현장에서는 세 가지로 혼란스럽게 가르치고 있다고 한글문화연대는 주장했다. 한글문화연대는 “잘못된 역사를 소개한 교과서들도 무리 없이 교육부 검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정비가 시급하다. 더구나 초등 5학년 사회교과서는 국정 1종뿐이라 더 큰 문제다”고 밝혔다.

특히, 한글 창제의 주역을 세종이라고 믿지 않는 순간, 세종의 <훈민정음> 해례본 서문을 믿을 수 없게 되고 세종의 애민 정신과 당대의 업적을 모두 불신하게 된다고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는 주장했다. 그는 “책에서 밝힌 훈민정음 창제의 원리조차 믿을 수 없게 된다면 한글은 문창살을 보고 만들었느니,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가림토 문자를 베꼈다느니, 파스파 문자와 같은 외국 문자를 모방했다니 하는 억측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사학계 등 일부 학자들은 세종과 집현전 학사들의 '공동창제설'을 주장하고 있다. 비친제설은 새로운 문자 창제를 혼자서 하기엔 어려웠으리라는 것과 왕이란 지위가 갖는 힘이 있는데 혼자서 하지 않았을 거라는 의심에서 비롯된다.
 
이들은 조선 초기 문신 성현이 쓴 수필집 <용재총화(慵齋叢話)> 7권에선 세종이 언문청을 세워 신숙주, 성삼문 등에게 글을 만들도록 명을 내렸다고 밝힌 점을 내세우고 있다. 주시경이 작성한 <대한국어문법’>1906)에서도 세종이 집현전 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한글을 창제했다고 기록돼 있다.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숭녕 국어학자는 당시 세종대왕이 유신들의 반대를 피해 비공개리에 일부 측근 학자들을 주로 하여 훈민정음 창제를 추진했을 것이라 주장한다. 최만리의 반대상소문이 그 당시 상황을 보여준다는 것. 안병희 국어학자도 사료와 함께 당시의 시대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한글 창제는 세종과 집현전 8학사들의 협찬으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학계의 폭넓은 연구와 논증을 통해 한글의 정확한 창제자가 보다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취재기자 류효훈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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