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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근로자들, 미세 먼지 위협에 무방비 노출

기사승인 2015.03.27  09: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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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 경찰관, 미화원, 캐디 등...주의보 내려져도 대책은 전무

경남 김해의 한 골프장 진행요원(캐디)으로 일하고 있는 권민지(22, 경남 김해시 삼계동) 씨는 최근 환절기 날씨로 인해 감기에 걸렸다. 그러나 민지 씨는 그날도 야외에서 일을 해야 했고, 그녀의 목은 따가운 정도가 아침보다 더 심각해졌다. 알고 보니 그 날은 부산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던 날이었다. 그날이 인터넷 검색어 순위에도 오를 만큼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측은 미세먼지에 따른 근무자에 대한 아무 권고사항을 내리지 않았다. 권 씨는 “미세먼지로 TV와 인터넷에서는 난리인데, 회사에서는 미세먼지에 대한 어떠한 배려도 없었다. 우리는 미세먼지에 그저 방치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물질로 대기 중에 오랫동안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직경 10㎛ 이하의 입자상 물질을 말한다. 미세먼지 중 지름이 2.5㎛이하인 것은 초미세먼지라고 부른다. 초미세먼지는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등의 이온 성분과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 유해물질로 이뤄져 있으며, 70% 이상이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며, 인체에 해롭다.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나 미세먼지로 인해 전국적으로 주의보가 내려졌을 때, 뉴스에서는 국민들에게 외출을 삼가라고나, 외출시에는 황사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하라고 권고한다. 하지만, 교통 경찰관, 미화원, 캐디 등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관이나 회사 측에서 이들 야외 근로자에 대한 어떠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각 시, 도의 홈페이지에는 미세먼지 관련 주의보나 경보에 따른 일반시민들의 행동강령이 있어도, 야외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 대한 권고 사항은 없다.

   
▲ 보건환경정보 연구원 홈페이지에는 미세먼지 예보등급에 따른 행동 요령이 민감군(어린이, 노인, 천식환자)과 일반인으로 제시되어 있다(사진: 취재기자 조정원).

경남 김해의 한 골프장 관계자 정모 씨는 “골프 진행요원이 미세먼지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것을 책임져 주는 대책을 세워주는 골프장 회사는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씨는 “회사는 미세먼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 만약 골퍼들이 미세먼지 때문에 일정을 취소하면 모를까, 미세먼지 지수가 높다고 회사 측에서 골프 자체를 취소하고 캐디들도 쉬게하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부산 남구청 소속 환경 미화원으로 3년째 일하고 있는 이모 씨는 자동차의 매연에 항상 노출되어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심한 날에는 목이 칼칼한 정도가 더 심해진다. 최근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환경 미화원 노조 측에서 구청에 황사마스크를 지급해 달라고 안을 냈다. 이 씨는 “구청 측의 ‘검토하겠다’는 말만 들었을 뿐, 그 뒤로 진전이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부산시 남구청 청소과 윤명진 과장은 “무상으로 황사 마스크를 환경 미화원들에게 지급하는 것은 구청 예산이 부족해서 시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산재 처리도 기준도 미흡하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에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물리적 인자(因子), 화학물질, 분진, 병원체,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 등 근로자의 건강에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은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물리적 인자와 화학물질에 미세먼지가 포함되는지의 여부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법률신문> 2월 22일자 보도에 의하면, 올해 도심에서 7년 넘게 교통경찰로 근무하다 폐암으로 숨진 경찰관이 자동차 매연에 자주 노출돼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폐암이 발병한 것이라며 공무상 재해를 주장했으나,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사건이 있었다. 그 이유는 “미세먼지, 매연과 폐암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연구는 없다”는 것이었다. 각종 질병들이 미세먼지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에 따른 산재 처리도 미흡하게 된 것이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하는 1급 발암물질이다. 하지만 야외 근로자를 둔 회사나 공공 기관들은 미세먼지의 위험성에 관심이 적은 실정이다.

을지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수영 교수는 3월 20일자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세먼지의 장기간 노출될 시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 질환, 피부질환, 안구질환 등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쉽다” 며 “면역력이 약한 미취학 아동, 노약자, 임산부, 심장 및 호흡기 질환자에게는 더욱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재기자 조정원 reporter@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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