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투 운동과 관련해서 연극인 이윤택에게 1심에서 6년 실형이 선고됐다. 사회에서 미투 운동을 보는 시각이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이슈화가 덜 된 곳이 있다. 바로 중고등학교다. 요즘 서울, 대전, 논산 등 전국 곳곳에서 ‘스쿨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스쿨 미투란 어린 학생을 대상으로 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의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고발하는 것을 말한다. 스쿨 미투가 발발하기 전에 미투 운동이 확산됐고, 한때 남성 혐오, 여성 혐오 문제로 변질돼 논란이 크게 일었던 적도 있었다. 현재 스쿨 미투도 양성 간 혐오 논란에 묻혀 본질과 현실이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의견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스쿨 미투는 심각한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그만큼 학생들의 인권이 위협받고 있다.
예전에는 학교에서 당연시되고 쉬쉬했던 교사들의 성희롱이나 성추행은 스쿨 미투를 통해 완벽히 차단해야 한다. 최근 확산된 스쿨 미투를 통해 그동안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가지고 있었던 잘못된 인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교육청에 따르면, 성희롱, 성추행 파문을 일으켰던 교사들은 잘못에 대한 인지 자체가 불가능했다고 한다. 자신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번 스쿨 미투를 통해 학생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이번 기회로 중고등학교에서 암묵적으로 유지돼 온 권위적인 문화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스쿨 미투는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다. 스쿨 미투를 보고 가톨릭 사제들의 성추행 사건을 해결한 미국의 한 신문사 취재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스포트라이트>가 떠오른다. 이 영화는 가톨릭교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을 한 보스톤 글로지 지의 취재팀 스포트라이트가 취재,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는 내용을 그렸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감춰진 사건을 폭로하는 언론의 역할이 중요함을 깨닫기도 했다. 스쿨 미투와 이 영화는 성추행이라는 면에서도 비슷하지만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면에서도 닮았다. 앞으로 스쿨 미투를 언론에서 어떻게 다룰지는 모르지만, 언론이 이 사건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인권 보호나 여론 향방이 달려있다.
학생들의 용기 있는 고백인 스쿨 미투는 응원받아야 한다. 그동안 교사에게 성희롱이나 성추행당한 학생들은 교사들의 보복이 두려워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요즘 SNS로 익명 폭로가 가능해지면서 학생들이 용기를 얻어 고발했고, 그로 인해 학교에서 벌어진 교사들의 만행이 알려지고 있다. 학교는 청소년들이 배움을 얻고 성장해 나가는 발판이 되는 곳이다. 이 공간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서 벌어지는 만행을 용기 있게 고백한 학생들은 응원받아야 마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