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죽음을 감당하는 일은 쉽지 않다...전쟁 영웅의 고뇌를 그린 '아메리칸 스나이퍼' / 주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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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죽음을 감당하는 일은 쉽지 않다...전쟁 영웅의 고뇌를 그린 '아메리칸 스나이퍼' / 주태형
  • 부산시 해운대구 주태형
  • 승인 2018.09.2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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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본 이유는 예전에 유튜브에서 이 영화의 한 장면을 보게 되었는데 그 장면의 인상이 정말 강했기 때문이었다. 그 장면은 주인공으로 보이는 남자가 중동 어느 곳에서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소년을 저격하는 장면이었다. 나는 이 장면을 보고 다른 전쟁영화와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카데미 상 후보에 올랐다는 말에 영화의 작품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 씰의 전설 크리스 카일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주인공 크리스 카일은 네이비 씰 스나이퍼다. 그의 임무는 전우들을 적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어떤 상황이든 전우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어린 아이도 저격해야 하는 현실에, 카일은 적들을 악마라고 생각하며 자신이 방아쇠를 당기지 않으면 아군이 당한다면서 저격수로서 자기를 합리화한다.

이런 카일이 처음부터 군인이 되고자 한 것은 아니다. 9.11 테러를 보고 카일은 자신이 국가를 위해 무언가 하고 싶었고, 네이비 씰에 지원하여 ‘정의’라는 이름 하에 싸우고 있었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이 지켜야할 전우들이 하나둘 떠나간다. 카일은 그들을 지키지 못해 죄책감에 빠져있던 중에 전장에서 라이벌로 불리던 적의 저격수 일명 ‘도살자’를 사살하고 미국으로 돌아온다. 그는 전쟁을 잊고 일상생활을 해보려하지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얻게 되어 힘든 나날을 보내게 된다. 마지막 엔딩장면은 미국 국민들이 고작 한 명의 군인이지만 다들 밖에 나와 카일의 죽음을 추모하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군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게 해준다.

이 영화는 다른 전쟁영화와 달리 군인도 인간이라는 생각을 심어준다. 카일이 전투 중에 아내와 통화하는 장면을 통해 한 아내의 남편이자 네이비 씰 대원이라는 것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리고 정의라는 이름 아래 적군들을 죽이는 카일이 죽음으로서 정의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전쟁터라는 곳이 어쩔 수 없이 살인을 저질러야 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는 카일을 보면서 나는 개인이 전쟁을 감당하는 일은 쉽지 않은 것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과 청각적인 세밀함 때문에 장면 하나에 현장감이 강해서 마치 내가 현장에서 저격수가 되어 직접 타겟을 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몰입도가 높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주변사람에게 추천할 만큼 충분히 재미있고 의미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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