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족들에게 희망을'...1인가구보다는 1인가구를 만든 사회를 변화시키는 게 먼저다 / 정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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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족들에게 희망을'...1인가구보다는 1인가구를 만든 사회를 변화시키는 게 먼저다 / 정예원
  • 경남 창원시 정예원
  • 승인 2018.09.2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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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다. 이는 인간은 혼자 살 수 없으며 타인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개인은 사회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말과는 반대로 사회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벗어나려는 개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을 흔히 혼족이라고 부른다. '혼자'라는 글자와 공통된 생활양식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뜻의 '족'을 합쳐서 만든 신조어다. 이들은 혼자 밥을 먹거나, 여행을 가는 등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한다. 혼족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으며, 혼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더 이상 눈초리를 받는 이상한 행동들이 아니다.

왜 혼족들이 증가하고 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혼자 사는 게 편해서다. 혼족이라는 키워드가 유명해지기 전 2015년쯤 우리나라를 강타했던 키워드가 하나 있다. 바로 ‘N포세대’였다. 어려운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취업이나 결혼 등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하는 세대를 뜻하는 말이었다. 지금 우리 세대는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없다. 취업은커녕 살 곳을 마련하기도 힘든 게 현실이다. 연애는 사치고 결혼은 꿈조차 꾸기 힘들다. 지금의 사회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포기하게끔 만든다.

이러한 시대 분위기로 결혼, 인간관계 등을 포기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기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혼족이 급증하게 됐다. 1인 가구가 늘면서 1인 가구의 기호에 맞춘 상품도 늘어나고, 1인 식당, 1인 아파트, 1인 노래방 등 혼자를 위한 1인 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있다. 혼자 사는 것이 일반화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옛날과 달리 혼자에 대한 시선이 부드러워져 타인의 눈초리를 걱정하며 혼자 하는 것을 주저할 일도 적어졌다. 혼족이란 생활방식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 너도나도 마음만 먹으면 혼족 스타일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1인 가정의 성장을 마냥 좋게만 바라볼 수는 없다. 1인 가구의 증가가 개인주의의 성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주의의 성장은 이미 지속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를 가속시킬 수도 있다. 1인 가구 성장으로 비혼, 비출산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저출산, 고령화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인 시장의 규모를 축소시켜 1인 가구의 삶을 불편하게 만들면 저출산이 해결될까? 아니다. 그것은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되지 못한다. 우리 사회가 1인 가구를 지향하게 만들었는데 그 삶을 불편하게 만든다면 불편함으로 인해 일시적으론 1인 가구가 줄어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장기적으로 본다면 저출산은 해결되지 않고 또 다른 문제만 낳게 될 것이다. 1인 가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1인 가구를 없앨 생각을 하지 말고 1인 가구를 만든 사회를 변화시켜야한다. 열심히 공부한 만큼 취업할 수 있고, 열심히 일한 만큼 보답을 받는, 열심히 노력하면 꿈꾸던 미래를 실현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저출산, 고령화가 해결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노력과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없이 이대로 우리 사회가 계속 유지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아주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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