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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20만 동 오케이?"...베트남에 부는 한국 관광객의 아오자이 맞춤 열풍

기사승인 2018.09.27  23: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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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낭 한시장 방문기] 가게 마다 옷 마추려는 한국인 손님 북적...아오자이 입고 베트남 관광 유행 / 박주영기자

“언니! 아오자이 20만 동, 오케이?” 

베트남 다낭의 ‘한시장’ 2층에 가면 베트남 상인들의 서툰 한국말이 크게 들린다. 한국 사람이 이곳에 들어서면, 베트남 상인들은 어김없이 어눌한 한국어로 호객행위를 이렇게 시작한다. 다낭 시내 중심에는 서울의 한강과 이름이 같은 ‘한강(Sông Hàn)’이 흐르고 있고, 한시장은 이 강 주변에 위치해 한시장(HAN market)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한시장 1층에는 건어물과 각종 농수산물을 판매하며, 2층에는 베트남의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판매한다. 최근 다낭을 찾는 한국 사람들은 이곳 한시장 2층에 들러 아오자이를 맞춰 입는 게 유행이라고 한다.

베트남 다낭의 '한시장'에 걸려있는 다양한 아오자이들. 사진의 아오자이는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디자인이다(사진: 취재기자 박주영).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áo dài)는 이름에서부터 어떤 옷인지 짐작케 한다. ‘아오(áo)’는 ‘옷’, ‘자이(dài)는 ‘긴’을 뜻한다. 한마디로 아오자이는 긴 옷, 즉 ‘롱 드레스(long dress)’라는 뜻이다. 아오자이는 상의와 하의로 구성되어있다. 상의는 긴 드레스 형태로 몸에 꽉 끼며, 상의의 허리 아래부터는 두 갈래로 갈라진다. 하의는 바지다. 바지는 통이 크며, 엉덩이 부분은 밀착된 형태로 돼있다. 이 상의와 하의를 한 쌍으로 입으면, 꽉 밀착된 상의와 아래가 갈라진 상의 사이로 드러나는 멋드러진 바지가 어우러지는 모습이 연출된다.

요즘 베트남을 찾는 한국 여행객들 사이에서는 아오자이를 입고 여행하는 것이 유행이다. 베트남에는 맞춤 제작이 가능한 아오자이 가게도 있고, 기성복 사이즈로 제작된 아오자이를 판매하는 가게도 있다. 아오자이의 가격은 한국 돈 2만 5000원부터 비싼 원단은 6만 원 이상까지 천차만별이다. 이에 반해 한시장은 보다 저렴한 가격에 자신의 몸에 꼭 맞는 아오자이를 맞춤제작할 수 있어 아오자이를 구매하려는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한시장을 찾은 한국여행객 박주혜(29, 부산시 해운대구) 씨는 “다낭 여행 전, 아오자이를 맞추기 위해 인터넷 카페에서 후기를 많이 찾아봤다. 베트남의 호이안 시내에서도 아오자이를 팔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후기를 봤고, 다녀온 많은 여행객들이 다낭의 한시장을 추천해 여기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다양한 색상의 아오자이들이 걸려있는 다낭 한시장 아오자이 가게들(사진: 취재기자 박주영).
한시장의 2층 복도 양쪽에 빼곡하게 걸려있는 아오자이 원단 옷감들(사진: 취재기자 박주영).

한시장 2층 복도에는 형형색색의 아오자이 원단 옷감이 빼곡하게 널려있고, 아오자이 상인들과 아오자이를 맞추려고 찾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길목의 끝에 다다르자, 한 상인이 기자의 팔을 붙잡았다. “언니! 너무 예쁘다. 아오자이 20만 동, 오케이?” 그녀의 한국말은 어눌했지만, 단번에 알아들을 만큼 귀에 쏙 들어왔다. 그녀의 갑작스런 칭찬에 멋쩍게 웃으니, 그녀가 내 옷깃을 끌며 자신의 가게 안으로 데려갔다. 

그녀는 거울 앞에서 기자에게 여러 옷감을 대보며 “언니, 이거 예뻐! 다른 색깔 많이많이!”라며 연신 칭찬을 해댔다. 미리 봐둔 옷감을 고르니, 그녀는 계산기에 가격을 적어 보여주었다. 계산기에는 앞서 그녀가 말한 20만 동의 세 배 이상인 70만 동이 적혀있었다. 여기서 ‘동’은 베트남의 공식 화폐단위다. 쉽게 환율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베트남 돈에서 0을 떼고 2로 나누면 한국 돈이 된다. 따라서 베트남 돈 70만 동은 한국 돈 3만 5000원이다.

한국에서 알아간 가격보다 비싸 가게를 나서려 하자, 그녀는 “언니, 얼마 원해?”라며 계산기를 내 손에 쥐어줬다. 기자는 미리 알아간 가격인 35만 동을 계산기에 쳐서 보여주었다. 그녀는 “알았어, 오케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요새 한국 사람들은 가격을 이렇게 다 알고 오기 때문에 상인이 한번 높게 가격을 불렀다가도 금방 원시세로 흥정이 끝난다.

재봉사가 아오자이 제작을 위해 손님의 신체 사이즈를 측정하고 있다(사진: 취재기자 박주영).

잠시 후 희뿌연 안경을 쓴 할머니 한 분이 가게 뒤편에서 줄자를 목에 매고 들어왔다. 그녀는 기자의 어깨, 가슴둘레, 허리둘레 등을 측정하고 가져온 수첩에 빠르게 써내려 나갔다. 거침없는 손길에서 그녀의 오랜 내공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한시장 2층 아오자이 가게 뒤편에 줄지어 앉아있는 재봉사들이 손님이 주문한 아오자이를 번개같이 숙련된 솜씨로 지어낸다(사진: 취재기자 박주영).

측정이 끝나고 할머니를 따라 가게의 뒤편으로 가니, 많은 재봉사들이 줄지어 앉아있었다. 그들의 나이는 앳되어 보이는 젊은 여성부터 나이 지긋하신 할머니까지 다양했다. 그들의 테이블에는 낡은 재봉틀과 잘라둔 천 조각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들은 적어둔 사이즈를 옆에 두고 능숙하게 천을 자르고 있었다. 할머니는 재봉틀 앞에 앉아 “옷을 하나 만드는데 한 시간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 넉넉히 세 시간 뒤에 찾으러 오기로 했다. 한시장 가게들은 맞춤제작 아오자이를 판매하기 때문에 선불제로 운영되고 있다. 아오자이 값인 35만 동을 먼저 지불하고 가게를 나섰다.

환하게 웃고 있는 다낭 한시장의 아오자이 가게 마이펑디와 그녀의 어머니(사진: 취재기자 박주영).

약속한 시간이 되어 다시 상점을 찾았다. 그녀는 싱글벙글 웃으며 반겨주었다. 그녀는 완성된 아오자이와 함께 자신의 명함을 주었다. 그녀는 영어와 서툰 한국말을 섞어 “내 이름은 마이펑디, 나이는 마흔세 살!”이라 말했다. 내가“마이펑디?”라며 그녀의 이름을 따라 말하니 길목에 있던 상인들이 까르르 웃었다. 그들이 듣기에 기자의 베트남어 발음이 우스웠나보다.

그녀는 자신의 핸드폰에 있는 사진들을 보여주며 자신의 가족들을 소개해 주었다. 놀랍게도 사진 속 그녀의 어머니는 앞서 사이즈를 측정하고 옷을 만들어 주던 할머니였다. 놀라워하자, 그녀는 웃으며 “나는 사람들을 대하고 옷을 판매하는 일을 하며, 어머니는 뒤에서 옷을 만드는 재봉사다”라고 말했다. 언제부터 이 일을 시작했냐고 묻자, 그녀는 “아주 어릴 때부터 어머니를 따라 일을 했다”며 “어머니를 도와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상인”이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기자가 가게를 나서자, “인터넷! 블로그! 많이 많이!”라며 막간홍보도 잊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났다.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2만 5745개의 아오자이 관련 게시물(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인스타그램 검색창에 아오자이를 검색하면 2만 5000여개의 사진들이 게시돼있다. 사진에는 아오자이를 입은 한국인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엄마와 아이가 같은 아오자이를 맞춰 입은 모습부터 친구들과 색깔별로 입은 모습까지 다양하다. 한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는다는 것. 이것만큼 그 나라를 느낄 수 있는 여행이 또 있을까? 어느새 한국에 아오자이 패션이 상륙하고 있다.

취재기자 박주영 reporter1@civicnews.com

<저작권자 © CIVICnews / 시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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