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매이션 '너의 이름은'의 매력 포인트 / 도민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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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매이션 '너의 이름은'의 매력 포인트 / 도민섭
  • 부산시 해운대구 도민섭
  • 승인 2018.09.1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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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저녁 한가해진 틈을 타 <너의 이름은>을 보게 됐다. 사실 원작 소설을 최근에 읽었지만 영화로 다시 보고 싶었다. <너의 이름은> 영화는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이며, 마코토의 작품 중 최고 걸작이라 생각한다. 일본 내에서 애니메이션만이 아닌 영화 전체에서 역대 수익 4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말 다 했지 않은가? 1위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고 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사진: Creative Commons)

시골 마을에 사는 여고생과 도쿄에 사는 남고생이 3년이라는 시간을 넘나들며 각자의 몸이 바뀌지만, 다시 원래의 몸으로 돌아오면, 바뀌었던 몸에 대한 기억을 점점 잃는다는 내용의 영화다. 처음엔 몸이 바뀐 건 꿈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진짜 바뀐 거라고 인지한 순간부터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남녀가 몸이 바뀐다는 소재에 흥미가 갔다. 여자 몸이 된 남주인공은 가슴을 만지다 동생한테 걸리고, 남자 몸이 된 여주인공은 부끄러워서 소변을 누러 못 간다는 등 재밌는 장면이 초반부터 나왔다.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내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작화였다. 햇살 아래 비치는 철길, 비 오는 장면, 도쿄의 밤, 지하철 장면 등... 저번 주에 오사카에 여행을 갔다 와서 아직 여운이 남아있는 상태인데, 일본의 현실적인 풍경 작화는 내게 큰 감동을 주었다. PC로 본 나는 영화관에서 큰 스크린으로 보았더라면 감동이 더 컸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신카이 마코토가 괜히 배경 왕이라고 불리는 감독이 아니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영화인만큼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도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게다가 남녀가 몸이 바뀌는 상황인지라 2개의 캐릭터들의 특성을 담아내야 하는데, 평소에는 1개의 캐릭터를 연기하다 몸이 바뀔 때마다 남자 성우는 여주인공을, 여자 성우는 남주인공의 말투를 잘 담아내야 한다. 몸이 바뀐 순간은 행동이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성우들의 목소리 톤과 말투만 듣고도 바뀐 것을 알아챌 정도로 성우들의 열연이 빛났다.

<너의 이름은>은 완벽한 영화 같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남주인공은 원래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던 선배를 좋아했지만 영화가 끝나갈 무렵 뜬금없이 여주인공을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어느 순간부터 여주인공에 대한 마음이 커져갔을 수는 있으나, 과정 생략이 심했고, 갑작스러운 진행이 된 듯하다. 두 번째는 남주인공이 여자 몸으로 바뀌었을 때 가슴을 만지는 행위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세 번 정도 나온다. 물론 재미적인 요소였지만 12세 관람가에 적절한 장면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이 영화는 마음이 풋풋해지는 스토리와 뛰어난 작화, 영화와 잘 어울리는 삽입곡으로 여운이 꽤 남는다. 내용을 알고 두 번 봐도 재밌는 <너의 이름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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