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소설 '82년생 김지영' 영화화에 네티즌 설전...주인공에 정유미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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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소설 '82년생 김지영' 영화화에 네티즌 설전...주인공에 정유미 캐스팅
  • 취재기자 신예진
  • 승인 2018.09.13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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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현실 문제를 리얼하게 지적한 소설" vs "지나친 여성 중심적 시각" 찬반논쟁 팽팽 / 신예진 기자

페미니즘 소설로 지난해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던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주인공인 '82년생 김지영' 역은 배우 정유미가 맡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사회에서 페미니즘이 뜨거운 감자다 보니 페미니즘 영화를 반기는 이들과 영화를 보이콧하겠다는 반대파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2일 영화사 (주)봄바람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 김지영 역에 정유미가 캐스팅됐다“며 ”정유미는 이번 작품에서 나와 내 주변 누구라도 대입시킬 수 있을 만큼 평범하지만, 또 한편 결코 평범하다 치부할 수 없는 삶을 살아온 인물 김지영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에서 주인공 김지영 역을 맡은 배우 정유미가 카메라를 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정유미 인스타그램).

영화의 원작이 되는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페미니즘 바이블’로 불린다. 주인공은 30대 주부로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다. 그는 직장 내 성차별, 독박 육아 등 사회에서 받는 불평등을 풀어나간다. 이 소설은 지난 2016년에 발간돼 지금까지 100만 부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특히 한국 여성들의 보편적인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30-40대 여성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정치인, 아이돌, 배우 등 유명인들의 추천을 받으며 더욱 유명세를 탔다. 故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의 청와대 오찬 자리에서 해당 소설을 언급했다. 노 전 원내대표는 해당 소설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하며 “5.18광주민주화 운동기념식에서 5.18 유자녀를 안아주신 것처럼 이 땅의 무수한 ‘82년생 김지영’을 안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남성들은 <82년생 김지영>이 “지나치게 여성 중심적인 소설”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이 때문에 일부 여성 아이돌은 해당 소설을 읽었다는 이유로 일부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걸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이다. 아이린이 최근 팬미팅에서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말하자, 극성 남성팬들은 “아이린은 페미니스트”라며 보이콧하기 시작했다. 당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아이린 페미니스트’라는 검색어가 상위권에 자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화 속에서 82년생 김지영이 될 정유미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모이는 것은 당연할 터. 온라인에서는 정유미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는 네티즌들과 정유미 ‘보이콧’을 외치는 이들이 대립하고 있다. 이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82년생 김지영’과 ‘정유미’가 나란히 랭크됐다.

원작을 읽었다는 한 네티즌은 정유미를 응원했다. 그는 “베스트셀러가 영화화되는 것이 왜 논란인지 모르겠다”며 “이 영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여성 인권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78년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 역시 “일부 남자들이 <82년생 김지영>을 피해의식에 갇힌 여성들의 판타지 소설로 취급하던데 읽어보니 책 속에 내가 겪은 현실이 그대로 있었다“며 ”지금까지 맞벌이하며 아이를 키우는 일은 오롯이 내 담당이었다. 한마디로 독박 육아였지”라고 말했다.

반면, 남성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이 책은 반사회적인 집단들의 피해의식을 담은 책 또는 판타지 소설”이라며 “이 영화를 현실로 받아들인다면 당신이 문제가 있다는 증거. 만약 영화를 보지 않고 거른다면 그것은 정상. 돈을 아끼세요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 영화 본 여자들은 거를 것”, “이것이 영화로까지 만들어질 책인가?”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조남주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어느 날 자신의 친정 엄마, 언니 등으로 빙의된 증상을 보이는 지극히 평범한 30대 여성 김지영의 삶을 다룬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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